브금은 종인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로..ㅎㅎ
지하철 남자 -단편
지하철이 심하게 덜컹거릴때마다, 묵직한 내 가방도 같이 흔들렸다. 덕분에 나는 손잡이를 잡고도 휘청거릴수 밖에 없었다. 지하철은 웬일인지 한가했다. 덕분에 이리저리 치여 가지 않을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나는 책을 보고 있는 여자 앞에 서서, 바깥을 내다 보았다. 오늘따라 하늘도 밝고 깨끗하다.
'OO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지하철 안내방송이 들리고 이윽고 지하철 문이 천천히 열렸다. 천천히 열린 문으로는 3명이 들어왔다. 한명은 웬 꼬마남자아이였고, 다른 한명은 그 꼬마아이의 엄마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천천히 들어온 사람은 아저씨라고 하기엔 어려보이고 오빠라고하기엔 특유의 분위기가 장난 아니였다. 남자는 니트에 슬랙스를 입고 있었다. 나는 저절로 그 남자를 향해 시선을 꽂았다. 내가 너무 노골적이게 본건 아닐까 싶어 시선을 돌렸는데, 나 말고도 이 칸에 타고있는 젊은 여자들은 남자를 향해 이미 구애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남자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내 옆으로 와서 손잡이를 잡았다. 곧이어 남자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주섬주섬 꺼내,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남자에게는 옅은 담배향이 났다. 키는 나보다 훨씬 컸고, 생긴건 이십대 중반정도 였다. 얼굴은 잘생겼지만 섹시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법했다.
지하철 남자
몇달이 지났다. 내가 몇달전에 본 남자는 처음 마주친 이후로 한번도 빠짐없이 나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남자는 항상 귀찮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옷은 언제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나는 남자가 탈때마다 남자를 의식했지만, 남자는 나와 몇달 동안 마주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거 같았다.
지하철이 간만에 만원이 되었다. 덕분에 나는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이나 회사원, 아줌마들 사이에 껴서 낑낑대고 있는데 항상 남자가 타는 역에 사람들이 꽤 많이 빠졌다. 나는 사람들이 나가자마자 한숨을 쉬며 한껏 구겨진 교복을 이리저리 폈다. 한참이나 교복을 폈을까, 지하철이 갑자기 움직였다. 덕분에 나는 손잡이도 잡지 못한 상황이라 오른쪽으로 기우뚱 했다. 나는 곧 일어날 창피한 상황을 상상하니 끔찍했다. 그런데 바닥에 곤두박쳐져 있어야 할 내 몸이 누군가에 의해 붙잡혀 있었다.
" 조심 "
내가 놀라 휙 돌아보니, 항상 마주치던 그 남자였다. 남자는 한손으로는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남은 한손으로는 내 어깨를 잡고 있었다. 나는 붉어진 얼굴을 애써 감추기 위해 괜히 창 밖을 내다 보았다.
" 아.. 감사합니다 "
가방을 고쳐매고 남자에게 작은 목소리로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자 남자는 평소 표정과 다를것 없이 무표정으로 끄덕거렸다.
지하철 남자
남자와 같이 지하철을 탄것도 몇달 째였다. 이렇게 계속 탈꺼, 인사라도 하자 싶어서 남자가 항상 타던 역에서 멈추자 마자 목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쿵쾅거리는 심장은 애써 가다듬을수가 없었다.
" 안녕하세요 "
" 어 안녕 OO아 "
" 네? "
남자는 내 인사에 놀란기색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남자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왔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남자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남자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면서 턱으로 내 명찰을 가르켰다.
지하철 남자
어느새 남자랑 인사정도는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남자는 항상 지하철 창문에서 내가 보이면 밖에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주었다. 덕분에 나는 학교를 갈때마다 떨려 죽을뻔 했고.
한번은 내가 지각을 해서 지하철을 못타고 다음날에 타니 남자가 또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 어젠 왜 안탔어요 OO아 "
" 아, 어제 지각했어요 "
남자는 지하철에 오르자 마자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남자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건건 처음이라 꽤 당황했다. 남자는 내 말에 고개를 두어번 끄덕여 보였다.
지하철 남자
이제는 지하철에 탈때마다 학교 갈 생각에 짜증이 나기 보다는 남자를 기다릴 생각에 한껏 설레게 되었다. 오늘도 역시 남자와 함께 지하철에 탔다. 오늘따라 남자는 별 말이 없었다. 언제나 말이 없었긴 했지만 나와 눈을 마주치면 웃기라도 했는데, 오늘은 웃지도 않고 괜히 긴장된 표정이였다.
나는 남자 옆에 앉아서 내릴 역에 가까워지니 가방을 주섬주섬 챙겼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니 남자가 내 손목을 잡고 나를 다시 앉혔다. 그리고는 백팩을 뒤적거리더니 쁘띠첼을 나에게 내밀었다.
" 사실 몇일전 부터 주려 했는데 타이밍을 못잡아서요. 아침 안먹고 다니는거 같길래 "
남자가 오늘따라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었던 이유가 나에게 쁘띠첼을 언제 줄까 고민해서 였을까. 나는 속으로 남자가 꽤 귀여운 모습도 있는거 같다고 생각했다.
지하철 남자
오늘도 남자와 나란히 서서 지하철을 탔다. 항상 똑같은 일상인데 왜 매일 떨리는지. 나는 바깥을 보며 표정 변화가 없는 남자를 슬쩍 쳐다 보다 나도 바깥을 같이 쳐다보았다.
" OOO "
남자 앞에 빈자리가 생겨, 남자가 내 이름을 부르고 빈 자리를 턱으로 가리켰다. 남자에겐 염치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한치의 거부도 없이 냉큼 자리에 앉았다. 남자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나를 내려다 보았다. 심장 터지겠네.
" 머리 덜 말랐네요 "
남자는 젖은 내 머리카락 한가닥을 살짝 들었다. 나는 예상치 못한 남자의 말에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다. 그러자 남자가 또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나는 괜히 민망해진 기분에 젖은 머리를 한손으로 잡고 가방을 뒤적거리다가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남자가 나를 향해 '가방 잡아 줄까' 라며 중저음의 톤으로 말을 건네왔다.
" 아, 아니에요 "
" 아니긴. 잡아 줄게요 얼른 머리끈 찾아 "
남자는 나에게 천천히 다가와, 가방을 꽉 움켜쥐었다. 나는 고개를 거의 가방에 박다 싶이 해서 머리끈을 찾았다. 그러자 내 머리 위로 남자 조곤조곤한 말투로 말을 건네왔다.
" 근데 "
" .... "
" 머리 젖으니까 야해요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에요! 각색 별로 없고 대사도 똑같아요ㅋㅋㅋㅋㅋㅋ참.. 실화라는게.. 화나죠?
원글은 나중에 올릴게요!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아지지가 않네요...☆
결말이 좀 찝찝하죠? 근데 원글도 행쇼를 안하고 끝났어요ㅠㅠㅠ그래서 나중에 번외로 올려볼까 합니다ㅠㅠㅠㅠㅠ
그럼 저는 옆집쓰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