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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월수화

閉月羞花

:달이 숨고 꽃이 부끄러워한다

 

[방탄소년단/진] 폐월수화 閉月羞花 上 ; 나비는 꽃을 따라 | 인스티즈

 

부제 ; 나비는 꽃을 따라

 

어린 날 더러운 피라 불리며 이곳에 홀로 살아남아 보내져왔었다.

'화란' 이라는 기생방에. 흔히 주변에서 보던 부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울며 쓰러지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죽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음에도 여전히 밥은 잘만 넘어갔었고 밤은 여전히 짧았었다.

그 일이 벌써 내 머리 속에서 까마득해질 만큼 지났다.

이제는 생각 하고 싶지 않다.

 

“ 행수 어른께서 찾으십니다.”

 

갑자기 찾아온 아이의 말에 일어서며 기억나지도 않는 옛 추억을 그만 생각하기로 하였다.

나에게 득도 되지 않는 가슴만 쓰린 추억.

행수 어른의 방 앞. 두 아이가 문을 열어주자 보이는 건 행수어른과 처음 보는 사내가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거기 앉거라."

 

치마를 정리하며 앉았다. 바닥을 보던 시선을 들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왜 쳐다보시는 걸까. 이런 미천한 계집을.

나를 바라봐주시는 분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것이 법도에 틀릴지 몰라도 그저 아름답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야. 이분께 인사를 올려라. 높으신 분이다"

 

기생방에 오고 아무도 내 이름을 알려고도 부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얘야, 저기, 아이야 또는 계집년. 이 단순한 호칭이 끝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내게는 이름보다 이런 말이 어울렸다. 기억도 나지 않는 이름 따위 보다야 정감이 갔다.

 

"뭐하는 것인가. 어서 인사를 올리지 않고"

 

그제야 나는 고개를 들어 다시 그분과 시선을 맞추었다.

 

"아이야..!"

 

"그만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저는 인사를 받기위해 이곳에 온건 아닙니다. 잠시 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가 주시지 않겠습니까?"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단정한 말투. 조곤조곤 말이 나오는 빨 안간 입이 신기하다.

그 분의 말씀에 행수어른께서 내 어깨를 두드리시고는 나가신다.

그 모습을 하나도 빠짐없이 쳐다보던 그 분은 자신의 옆자리를 툭- 툭- 두드리시며 말씀하신다.

 

"제 옆자리로 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자세히 보고 싶습니다."

 

말없이 살짝 일어나 그분의 곁으로가 앉았다.

그러자 살짝 웃어주는 모습에 살짝 놀라고 말았다.

저리 내게 웃어주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혼내고 무시하기는 하였어도 이리도 예쁘게 웃어주는 사람은 아마 처음이었다.

 

"..왜 제게 말을 높이십니까."

 

불편했다. 가슴이 쿵쿵 뛰는 게 아픈 것 같기도 하였고 높으신 분이 미천한 계집을 신경써주어 저리 말하는 것도 신경 쓰였다.

 

"불편하십니까."

 

불편하다고 말해도 될까.

고민되었다. 내가 불편하다고 말하면 저 예쁜 웃음이 일그러져 버릴까봐 무서웠다.

 

"아닙니다. 그저 미천한 계집에게 그러시는 게 불편하시지 않을까하여.."

 

살포시 웃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도 들지 못하는 내가 웃긴 걸까.

 

"불편하긴요. 괜찮습니다. 혹여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름을 여쭈어도 괜찮겠습니까."

 

대답하지 못하고 손만 만지작거렸다. 내 모습에 괜찮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살짝 고개를 들어 표정을 확인했다. 놀란 표정이나 불쾌한 표정일줄 알았는데 그저 웃고 있었다.

 

"저는 저와 말하기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혹여나 그러십니까?"

 

"당치도 않사옵니다. 어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까."

 

푸흐흐- 하는 바람 빠지며 웃는 소리가 난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나를 보며 웃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는 저와 말씀하시는 게 즐거운가봅니다."

 

놀리는 듯한 말투에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이니 고개를 손으로 받쳐 자신을 쳐다보게 만든다. 그리고 가까워진 얼굴에 숨을 들이쉬었다.

 

"화. 어떻습니까. 그대만큼 아름답고 이 화란이라는 곳에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습니까."

 

화.. 화.. 몇 번이고 이름을 되새겼다. 처음이었다. 이리 나를 보며 웃고 이름을 주며 불러주는 사람은.

 

"화야. 이리 와 보거라"

 

손을 벌리며 오라는 모습에 다가가 안겼다.

 

[방탄소년단/진] 폐월수화 閉月羞花 上 ; 나비는 꽃을 따라 | 인스티즈

 

"나는 김석진이다. 그대는 화.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느냐."

 

고개를 끄덕였다. 내 머리를 살짝 누르며 웃는 진님의 모습이 보이고 나는 이곳으로 온 뒤 처음으로 웃어보았다.

 

"웃으니 참으로 아름답구나. 항상 내 곁에서 웃어주지 않겠느냐"

 

당신은 처음 보는 저를 이리도 믿어주십니까. 저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조차 믿지 못하는 저를.

 

"화야. 내일 나올 수 있겠느냐. 내일 너와 함께 이 주변을 걷고 싶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진님은 나를 보며 일어서신다.

그에 놀라 나도 따라 일어섰다.

그런 나를 보고 웃으시던 진님은 나에게 속삭이시고 문을 나서신다.

 

"예쁘게 하고 오거라. 화야, 또 다시 내가 반할만큼 아름답게. 축시에 이 앞에서 기다리마."

 

처음이었다. 내가 이리도 간절히 내일이 오면 하고 바랐던 적이.

처음 보는 사내에 빠져 이러고 있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점점 정을 주려할수록 무서운 것도 사실이었다.

모든 사람처럼 나를 떠날까봐. 모든 사내처럼 그저 내 겉모습만 보고 다가온 것은 아닐까.

그래도 다음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 밤 동그란 달이 떠오르고 노란빛에 취해 쳐다보고 있었다.

 

달아. 듣고 있다면 웃어주렴.

 너에게 부탁 할 것이 있단다.

 그분만은.. 진님만큼은 네가 지켜주렴. 부탁한다. 사랑하는 달아.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처럼 떠나지 않게 네가 지켜주렴.

 

어느새 잠든 것인지 위에 덮여져있는 이불을 만지작거렸다. 한참을 만지작거리다 일어섰다.

 그 순간 진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예쁘게 하고 오거라. 화야, 또 다시 내가 반할만큼 아름답게' 부담만 쌓인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어찌해야 어여쁘게 보일까.

몸을 씻고 옷을 골랐다. 너무 천박하여 진님이 같이 다니기 꺼려하지 않을 그런 색의 옷을 골랐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분칠도 해보았다.

처음이라 서툴기 만한 손길에 한숨을 쉬곤 씻어내었다. 축시가 다가와 급한 마음에 결국 그대로 나왔다. 앞에 누군가 서있었는지 툭 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땅을 보며 걸어 그만.."

 

그 사내는 내 말을 듣고 웃기 시작했다. 낯익은 웃음소리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진님이다.

 

"화야."

 

부르시는 목소리에 네- 하고 작게 대답하니 대답하는 모습은 처음이구나. 라며 엷게 웃으시고는

얼굴이 마주볼 정도로 고개를 숙이시어 나와 얼굴을 나란히 맞추어 섰다.

 

 

"마치 꽃 같구나. 나비들이 너에게 날라 올 정도로. 너무 아름답다. 네 이름과 같이 꽃 같구나. 예쁘다."

 

진님은 그 말을 끝으로 내 손을 끌어 걸었다.

 

"저.. 진님! 어디 가시는 겁니까?"

 

"그저 따라오거라. 너에게 보여 줄 것이 있어 그런다."

 

한참을 걷던 진님은 어느 한 벽에 멈추어서더니 땅을 짚고 앉는다.

 

"뭐하느냐. 넘어가지 않고"

 

넘어가라니..

진님을 밟고 넘어 갈수는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진님은 일어서더니 나를 안아 든다.

그리고 벽담에 앉히시고는 홀로 벽담을 넘어가신다. 그리고는 반대편에서 나를 다시 안아 내려놓는다.

 

"진님.. 여기는 궁이 아니옵니까. 위험합니다. 다시 나가야합니다"

 

내 말에 살짝 웃는 진님. 내 눈을 가리고 뒤돌아선다.

 

"괜찮다. 그대가 보기에 내가 많이 어려보이고 믿지 못하겠지만 나름 힘 있는 사람일세. 그러니 걱정 말고 이것을 봐 보거라."

 

그러고는 내 눈에서 손을 뗀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눈앞에 펼쳐진 꽃밭.

우와. 하고 멀뚱멀뚱 서있자 진님은 또다시 내 손을 끌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진님! 만약 왕께서 아시면.. 정말 큰일 납니다."

 

"괜찮다. 내가 다 알아서 할 터이니 그대와 나는 그저 즐기면 된다."

 

무모한 행동이지만 꽃이 펼쳐있는 모습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꽃내음을 맡았다.

한참을 꽃을 보고 있었을까 진님은 어디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꽃밭에서 나와 큰 나무 밑동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눈빛에 왠지 부끄러워 앉아버렸다. 꽃 사이에 숨어 앉아 꽃을 보고 있는데 위에서 들리는 말소리.

 

"왜 숨는 것이오. 꽃구경 잘하고 있었는데."

 

"그러시다면 꽃을 쳐다보시지 왜 소녀만을.."

 

[방탄소년단/진] 폐월수화 閉月羞花 上 ; 나비는 꽃을 따라 | 인스티즈

 

"그대가 나의 꽃이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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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그대가 나의 꽃이지 않소ㅠㅠㅠㅠㅠ 석진이는 사극물에 딱 잘어울리는듯ㅠㅠㅠ 잘보고갑니당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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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사극에 잘 어울리는 우리 석진이... 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그대가 나의 꽃이라니!!! 그래 석진아 난 너만의 꽃이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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