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불었다, 야." "원래 라면은 불려서 먹는거야." 곧 죽어도 저가 잘못 끓였단 말은 못하지. 혀를 끌끌차며 바라보면 이홍빈은 젓가락을 탁 소리나게 놓곤 면발이 가득 들어있을 양 볼을 씰룩이며 말한다. "아니, 씨발. 먹기 싫음 젓가락 놓던가. 존나 지랄이세요." 어오, 이 새끼는 욕 좀 줄이래도 끝까지 말을 안들어요. 눈썹을 씰룩거리다가 라면으로 고개를 들이박았다. 뜨거운 면이 후루룩, 입 안으로 들어오고, 짭짤한 국물이 혀를 감는다. "라면 잘 끓이네." 불긴 했지만. 지랄맞은 성격에, 뒷말까지 들어봐야 좋은 꼴은 못 볼것 같다는 판단에 생략하고 말하면 이홍빈은 양 볼 가득 면발을 우겨넣다가도 끅끅 웃어버린다. 칠푼이같이 이를 다 드러내고 웃던 이홍빈은 깍두기를 앙 물면서 김치국물을 흘려버린다. 것도 교복 위에. "야, 너 김치 튀었는데?" 툭, 말하면 국물을 마시기 위해 그릇을 들고있던 이홍빈은 깜짝 놀라며 셔츠로 고개를 내린다. 내일도 학교를 가기 때문에 벌겋게 김칫물이 든 셔츠를 보며 욕을 지껄인 이홍빈은 훌렁 옷을 벗는다. "뭐, 뭐, 뭐, 뭐해, 야, 뭐해, 왜 옷을 벗어." 깜짝 놀라서 엉덩이를 뒤로 물리고 벽에 찰싹 붙으면 이홍빈은 '응?'하고 나를 보다가도 이내 씨익,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슬금슬금 기어온다. 판판한 가슴근육이나 복근이며, 매끄러운 허리라인과 보기좋게 붙은 엉덩이까지. 허리를 씰룩거리며 기어오는데 괜히 야한 생각이 들자 코가 찡해졌다. "야, 존나 환각 느끼는건 난데 왜 음란마귀는 네가 끼었냐." 이홍빈이 낄낄거리며 그 작은 손으로 내 허벅지를 짚고 얼굴을 훅 들이미는데,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타구니가 꽉 눌리는 느낌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동갑내기 남자애 주제에 무슨 교태를 피우는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왜애, 우리 식이, 형아 몸매에 반해쪄요? 응?" "장난치지말고, 옷 입어." 낮게 정색하고 말하면 이홍빈은 여전히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막 웃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슬그머니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바지를 들어올려보지만, 이미 24인용 텐트마냥 쑥 솟은 그것이 가려질 리 만무했다. "……." 순식간에 웃음끼가 사그라들고 방 안의 분위기가 묘하게 변했다. 어색하지만 빠른 동작으로 이홍빈이 내게서 몸을 떼자 달큰한 이홍빈의 체향이 조금은 흐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섰냐?" 흠흠, 헛기침을 하던 이홍빈이 새빨개진 귀로 물어본다. "어. 섰어." 흠흠. 나도 헛기침을 하며 대답한다. 뻔뻔하게 라면을 계속 먹기엔 분위기가 너무 어색했다. 슬쩍 눈치를 보면 이홍빈은 아예 돌아 앉아서 벌개진 볼을 꾹꾹 누르며 식히고 있었다. "야, 그러게 내가 나오라고 할 때 나오지, 괜히…." 괜히, 괜히…뭐라고 해야하지? 자극? 애무? 패팅? 전희? 난 진짜 음란마귀가 씌었나? 내 어휘력이 이것밖에 안됐었나? 혼란을 느끼며 말을 이으려고 끙끙대다가 결국 하,한숨을 쉬면 깜짝 놀랐는지 이홍빈의 어깨가 들썩인다. "야, 내가…뭐…, 알고그랬겠냐……." 뻔뻔하게 답하려고 한듯 보이지만 실패. 떨리는 목소리가 괜히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든다. 나 진짜 미쳤나봐, 왜 첫날밤 새색시같은 기분이 드는건지. 안되겠다. 집에 가야겠다. 아까부터 이홍빈이 환각 본것도 그렇고, 내 이름 부른것도 신경쓰이는데 거기서 나는 심지어, 발기까지 하고…….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이홍빈이 돌연 내 쪽으로 몸을 돌린다. 심상치않은 예감에 엉거주춤 몸뚱아리를 다시 앉히면 이홍빈은 바닥만 보고있다가 결연한 표정을 하고 나와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야. 김원식." "어, 어?" "……내가, 풀어줄까?" 오마이갓.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VIXX/랍콩] 아이도저 섹슈얼 2 25
11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VIXX/랍콩] 아이도저 섹슈얼 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d/b/8db2c9717c1f5ac734381e8dd113afa0.gi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