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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일 

 

 

 

태일은 주로 서울에 있는 고아원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둘러봤다. 흡사 중요한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눈빛이 증오와 슬픔으로 뒤엉켜있는 아이들, 누구보다 깊은 상처와 아픔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추리고 추린 후 그 아이들과 만나서 면담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이들을 따로 연락해 자신이 데려와 키웠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절대 사회적으로 드러나있지 않은 곳. 그곳이 태일의 회사였다. 

 

 

누군가 태일에게 사업에 성공한 비법을 묻는다면, 더구나 반사회적인, 악질이란 악질을 다 도맡아하는 그런 사업의 성공 비법을 묻는다면, 

태일은 웃으면서 말할 것이다. “ 저는 사람을 잘 보는 눈을 가졌어요. 얘가 내 발까지 핥아가며 충성을 다할 아이인지 아닌지. “ 

 

“ 한마디로 저는 저에게 충성을 다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이자리에 있을 수 있는거에요. “ 

 

 

태일은 태일이 칭하는 ‘충성을 다하는 아이들’ 이라는 그룹을 가장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아이는 여주. 

겉으로는 온화하고 따듯해 보이는 태일은 누구보다 잔인하고 차가웠다. 그래서 그 반대인 여주가 너무 좋았다. 

온 세상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출하고 분노하고 항상 날을 세우는 여주가, 

너무 좋았다. 

 

 

 

 

 

 

 

 

 

 

2. 위치 

 

 

 

여주는 주로 보스라 칭하는 태일이 의뢰를 하는 사람을 사살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어찌나 손도 야무지고 습득력이 빠른지 그룹내에서는 여주를 따라올 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누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만족하냐고 물어본다면 여주는 자신의 거지같은 인생의 분노를 이렇게 표출 할 수있어 좋다고 대답할것이다. 

가끔 여주는 태일이 부탁만 한다면 마약을 거래하는 일도 서스럼없이 해왔다. 

그러다보니 중요한 일 처리들만 여주가 도맡아했다. 그만큼 태일이 여주를 믿고 아낀다는 증거였다. 

 

 

 

 

 

 

 

 

 

3. 첫 만남 

 

 

 

“ 안녕하세요. 정재현 입니다. “ 

“ 이쪽은 보스가 직접 보내신 분입니다. 모쪼록 잘 지내보세요. ” 

 

 

태일의 비서인 도영이 허리를 숙여 꾸벅인사하는, 이런 곳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하얀남자를 소개했다. 여주는 쳐다보다 어이가 없는지 픽 웃었다. 

 

 

“ 보스, 무슨 약점 잡혔어요? “ 

 

 

아님 정부에서 뭐 청춘일자리 같은거 억지로 끼워넣은건가. 

여주는 말을 내뱉고는 담배를 꺼내 물고 민망해하는 하얀남자를 노려봤다. 

 

 

“ 저도 자기소개 해야하는거에요? “ 

 

 

여주가 담배연기를 재현에게 뿜으며 물었다. 그러자 재현이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 아니요, 아니요! 저 알고있습니다. “ 

“ 저를요? “ 

“ 네, 보스가 제일 아끼시는 분이라고, 에이스라고 하셨어요. 저는 여주님이 제일 가는 킬러라고 생각됩니다! “ 

 

 

우엑, 제일 가는 킬러 뭐야 오글거려. 여주가 토하는 시늉을 보였다. 여주의 끊임없는 무례함에도 재현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도영은 그런 여주를 보며 한숨을 쉬고는 한마디 하려는데 재현이 앞서 말을 내뱉는다. 

 

 

“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요. “ 

“ 킬러인데 그렇게 머리 길러도 되는거에요? “ 

 

 

막 재빠르게 움직이려면 머리가 거슬리지않나...? 

 

정말로 초등학생이 엄마아빠한테 질문하는 것처럼 순수하게 궁금해하는 표정에 여주는 웃음이 터지고말았다. 

이번엔 어이가 없어서도, 재현이라는 사람이 멍청해 보여서도 아니라, 

 

그냥 재현의 뜬금없는 질문이 너무 하얗다고 생각되어서 또 그 질문과 너무 잘 어울리는 표정이여서 피우던 담배를 떨구고는 소리내서 하하 거리며 웃었다. 

절대 한번도 자신들 앞에서 소리내어 웃은 적없던 여주의 모습에 같이 있던 동료들은 놀란건 덤이였지만. 

 

 

 

 

 

 

 

 

 

4. 재민 

 

 

 

야 너네 아빠 살인자라며? 너도 나 죽일거지? 피는 못속인다 잖아. 

 

 

 

재민의 아빠는 사람을 죽이고 다녔다. 결국 감옥이라는 곳을 가는 바람에, 아니 덕분이라고 해야하나. 

재민은 아빠한테 쳐 맞다 뒤지는 것보단 낫겠다 싶었다. 혼자 남은 재민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늦게 고아원에 맡겨졌다. 

어린 재민은 다가오는 친구의 시비에 달리 반항하지도 화내지도 않고 밀면 미는구나, 때리면 때리는 구나 하고 항상 멍하게 있었다. 

평화 고아원에서 가장 마르고 작았던 재민은 아이들에게 매일 괴롭힘을 당했다. 

 

어느 날은 시비걸던 또래 남자아이 광휘에게 얼굴을 정통으로 맞아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눈이 땡땡 부었던 적이있다. 

눈 앞이 잘 보이지않아 걸어다닐 때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상처가 생겼다. 

문득 세상이 너무 좆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건데. 

 

 

재민은 고아원 원장이 아끼는 고아원 뒷마당 텃밭에서 엉엉 울었다. 

그 모습을 때 마침, 원장을 엿먹이고싶어 텃밭을 망치려던 여주가 재민을 봤다. 

 

 

“ 나재민. 뭐해. 얼굴이 왜 이래? “ 

“ 누, 누나. 흐윽, 흑. “ 

“ 일어나. “ 

 

 

여주는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작고 마른 재민이 눈에 밟혔다. 

몇번 챙겨준다는게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오지랖부리는 성격도 아닌 여주가 유일히 재민이만 챙겼다. 

코 끝을 훌쩍거리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재민의 손목을 끌고 무덤덤하게 광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단 한 순간에 망설임 없이 광휘의 얼굴을 부셔져라 꽉 쥐며 들고온 돌로 내려쳤다. 

재민은 놀라서 눈물을 그쳤고, 반대로 광휘는 소리를 내지르며 울었다. 

 

 

“ 나재민, 정신차리면서 살아. “ 

 

 

여주는 재민에게 무표정으로 말하고는 광휘 앞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 절대 못이길것같으면 재민아, 그냥 죽여버려. “ 

 

 

광휘를 보며 말했지만 말의 상대는 재민이였다. 물론 실질적인 대상은 광휘였지만 말이다. 

덕분에 광휘는 울음을 그치지도 못하고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만 있어야했다. 

재민이는 여주의 뒷모습을 보다 조그만 품으로 끌어안았다. 

 

나의 영웅, 나의 히어로. 

나의 누나. 

 

여주는 벌벌 떠는 광휘를 내려다보다 일어섰다. 

 

 

“ 평화는 개뿔. 시발 잘도 평화다. “ 

 

 

재민의 손을 잡고는 우리 그 잘난 평화 고아원의 초코파이 훔치러 가자. 하고 개구지게 웃는 여주의 모습에 볼에 눈물 자국 가득한 재민도 따라 웃었다. 

 

 

 

 

 

 

 

 

 

5. 평화 고아원 

 

 

 

재민은 여주의 손을 잡고 펑펑 울었다. 

 

 

“ 누나 나 두고 가지마, 응? 가지마아. “ 

 

 

만으로 나이가 꽉차게 되어 고아원을 나가 자립을 해야했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여주의 말에도 재민은 엉엉 울며 여주의 품에서 울었다. 

 

 

“ 제발, 제발 누나. “ 

 

 

재민아. 뚝. 2년 뒤에 누나 있는 곳으로 와. 기다리고있을게. 착하지? 

 

 

여주는 재민의 손에 번호가 적힌 종이를 손에 쥐어줬다. 태용이 형도 거기에 있다고 하니까. 재민이도 누나랑 같이 가자 알았지? 

재민은 울음이 자꾸 터져나와 말을 내뱉을 수 없어 고개만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6. 태용 

 

 

 

 

태용은 태일이 비지니스를 할 때 항상 데리고 다니며 협상을 끌어올리는 용도였다. 

머리가 똑똑해서 배운건 열 배로 활용 할 줄 알았고, 상대의 심리까지 파악해 이용 할 줄 알았다. 

 

여주와 같은 평화 고아원에 있을 때는 고아 주제에 너무 영리하다며 원장에게 눈초리를 받았던 태용이였다.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며 진저리를 치던 원장이 자기 분에 못이겨 태용의 뺨을 내려칠 때도 있었다. 

 

태용은 태일의 컨택을 받고 바로 성인이 되기 전에 평화 고아원에서 나왔지만 두고온 여주가 너무 걱정되었다. 

특히 심하게 반항적인 여주가 혹시나 원장에 심기를 거슬려 큰일이라도 날까 걱정이 되었다. 

 

꼭 떳떳하게 독립해서 여주를 데리고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던 태용이지만 

막상 태일과 같이 하는 일들은 사람을 죽이고 속이는 일이라는걸 알고 여주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가 없었다. 

 

 

내 손으로 죽인 사람들의 얼굴이 자꾸 꿈에 나와 여주야. 

 

 

여주가 자신이 속해져있는 세계로 발을 들이지않았으면 했지만, 그래도 내 눈 앞에 두고 지켜봐야 안심이 된다는 이중성 덕분에 여주는 태일과 함께 일을 시작 할 수 있었다. 

 

 

 

 

 

 

 

 

 

 

7. 꽃 

 

 

 

여주는 간만에 두탕을 뛰어 힘들다며 집에 들어오자마자 거실 소파에 뻗었다. 

그리고는 거실에 있는 티비로 열심히 게임을 하고있는 제일 막내인 해찬에게 말했다. 

 

 

“ 해찬아. 나 냉장고에서 맥주 좀. “ 

“ 누나 아까 저도 마시려고 봤는데 맥주 다 떨어졌어여. “ 

 

 

아이씨, 어떤 새끼가 다 마셨어. 여주는 뒷 머리를 헝클이며 몸을 일으켰다. 마침 거실에서 밥을 먹던 재현과 마주쳤다. 

 

 

“ 저 밥 다 먹었는데 제가 사올까요..? “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재현에게 여주는 잘 됐다라는 생각에 그러시던가 하고는 다시 소파로 돌아가 누웠다. 

누워만 있으려고 했는데 피곤해서인지 눈이 감긴 여주가 선잠에 빠졌다. 

재현이 뒷정리하는 설거지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까지 듣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 여주야 들어가서 자. “ 

 

 

다정한 목소리에 잠에서 깨 눈을 뜬 여주가 눈 앞에 있는 태용을 봤다. 이틀동안 마카오에서 태일과 출장을 갔던 태용은 피곤에 지쳐 거실에서 자고 있는 여주가 안쓰러웠다. 

 

 

“ 언제 왔어? “ 

 

 

방금. 웅얼거리는 여주를 보며 싱긋 웃던 태용이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씻고 옷 갈아입고 올게. 라고 말하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뒤로 재현이 현관문을 열고는 들어왔다. 

 

 

“ 저, 맥주 냉장고에 넣을까요 아니면 지금 드실래요? “ 

 

 

여주가 몸을 일으키자 재현은 여주의 주위를 기웃기웃 거리더니 물었다. 

 

 

“ 같이 드실래요? “ 

 

 

여주는 그쪽이랑 저랑? 대답은 날카롭게 했지만 손은 맥주 두개를 꺼내 재현에게 하나 건냈다. 

 

 

“ 감사합니다. “ 

 

 

자기가 직접 사온 맥주면서 뭐가 고맙다는거지. 여주는 재현이 신기했다. 

 

 

“ 뭐, 내가 더. “ 

 

 

고맙다는 말은 낯간지러워 툭 내뱉은 말이였다. 짧은 말에도 재현은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덕분에 여주는 괜히 부끄러워져 재현의 눈을 볼 수 없었다. 

 

그리고는 재현은 아, 잠시만요. 하고는 자기 방에 들어가 무언가를 들고 나왔다. 뒤로 숨긴 꼴이 뭐 하는건지 싶었던 여주가 

뭐냐는 눈빛을 쳐다보자 재현이 쑥스럽다는듯이 웃으며 말했다. 

 

 

“ 뭔가 이렇게 해본게 처음이라. “ 

 

 

여주 앞으로 불쑥 내밀은 것은 붉은 장미와 하얀 장미가 한다발 섞여있는 꽃다발이였다. 여주가 놀라 쳐다보니 재현은 맥주 사러가는 편의점 옆에 꽃집에 꽃이 너무 예뻐서 보는데 그냥 여주님이 생각났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던 해찬은 대애박. 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태용은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초면인 재현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총총,,,,, 

엄청난 다크다크한 느와르는 아니더라도 뭔가 어둡어둡한 그런 아이들을 보고싶어서 썼는데 

뭔가 이상하고 오글거리지않나여,,,, 진짜 생각하는대로 되는게 없네여,,, 인생사,,,, 후,,,😔😔😔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뭔가 지금 저는 제 욕망을 채우는 글이지만 뭔가 저처럼 이런 테마를 원했던!!! 독자님이 계신다면!!!!! 

헤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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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135
너무너무 좋아요ㅠ앞으로 매번 글 올라올 때마다 꼭 읽을게용♥♥♥
5년 전
독자2
헐 느와르장르 좋아하는데ㅜㅜ재미있어요!!!!
5년 전
독자3
작가님 저 이거 완전 뿅 갔는데 암호닉... 받아주실 생각 없으신지...
5년 전
비회원14.250
재횬,,, 아이 러브 유,,, 사랑 그거 한다
5년 전
독자4
정주행 하러 왔어요ㅠㅠㅠ이걸 이제서야 보다니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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