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너도 알지?”
“..뭘?”
“구질구질하단 거.”
온갖 궂은 말로 나를 멀어지게 했던 너, 성노리개 노릇도 끝이라고 나 같은 건 이제 필요도 없다고. 옆에 있는 여자, 한 번쯤은 못생겨서 자기 얼굴을 더 돋구게 해주는 매개체로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옆에서 들려지는 수근덕거림에 나도 모르게 희열을 느꼈다고 그래서 너와 사귀었던 거라고.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들어 하는 너가, 자존심이 털 끝 하나라도 없는 네가 난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끝이라고. 온갖 상스러운 말을 해대며 넌 내 곁을 떠나갔다.
헤어지는 순간까지 너무 쏟아부은 네가 난 어이가 없기도 하고, 많이 잔인해서 인지 울음보다는 소름이 돋았던 네가, 한때는 내가 몸을 붙이고 살았던 남자였는지 난 아직 인정이 되지도 않았고, 자존심이 없는 여자라고 네가 단정 지었던 나는 마음 끝이 저려왔다. 한 쪽 마음이 부서져 조금씩 금이 간듯, 망치로 누가 머리를 때린 것도 부족해 몸을 발로 사정없이 밟아서 땅과 함께 묻어버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고개 끝을 들어가는 뒤돌아가는 발걸음도 너무 아름다운 네가 그런 말을 짓걸였다는 게 나는 너무 처량해서 네 발자국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너에게 반박을 하려 자존심이란 것을 입 밖으로 내뱉으려는 순간도 넌 주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완벽한 게 없듯. 너도 그렇게 멋있는 상판대기를 걸치고 속으로는 그렇게 더럽혀져 있었던 걸 거다. 홍빈아, 조금만 기다려. 난 너를 다시 찾아갈 거야.
유 혹
사랑은, 볼품없고 사람은 악(惡)하다. 그중에서 이홍빈이라는 남자는 감정적인 욕망과 물질적인 욕망에서 갈피를 못 잡고 두 개의 길을 갔다. 사람은 도가 지나치면 안 되듯, 그 하찮고 네가 무시하던 짐승들 중에서는 토끼도 두 마리를 잡으면 안됐었는데, 넌 토끼의 장을 풀고 그것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곁에 있는 사람으로써는 많이 불안했고 만류를 하고 싶었던 상황이었는데, 넌 잘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언제나 허덕거렸지. 그래서 결국, 넌 얻었다. 그 어느 하나 진짜인 게 없는 진짜 같은 가짜를.
“너, 꼭 그래야 하겠어?”
“응, 그래야만 할 것 같아.”
너와 헤어진 후로 생겨진 자유, 그리고 자존심. 금이 가서 하나하나 붙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라져 떨어지는 파편들에 어느 하루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널 만나고 싶어서 안달 난 나를, 넌 아직도 헤매고 있는 토끼를 잡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 뒤를 돌아봐주지 않을 네게 직접 내가 발 벗고 뛰어야 했다. 친구와 백화점을 가, 너와 있을 때는 사지 못 했던 나의 옷들을. 네게 쓰던 돈을 다시 내게로 돌렸고 헤어졌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난 나날이 아름다워졌다. 속과는 다르게.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지우는 거야.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너와 헤어지자마자 돌았던 소문에, 내게 말 거는 사람들의 말은 다 그렇게 시작했고, 다 그렇게 끝이 났다. 그 말에 동감을 못하는 게 아니었고 나 역시 그런 생각에 동감을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홍빈이라는 남자 외에 다른 남자들을 소개시켜주려고 했지만,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지우는 것일 뿐, 다른 '사람'으로 지우는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같은 사람을 향해서 다른 사랑을 해 볼 생각이었다. 조금은 앙심깊은 사랑을.
기다려주신 쨍들 너무 고마워요! 되게 예전에 독방에서도 빙의글 음표를 올리고 난 후로는 처음인데, 글잡으로 가라는 말에 너무 기뻐요 업로드 시기는 많이 불분명하지만 열심히 적어서 좋은 퀄리티로 뵐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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