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잔 아이가 얼마나 섹시한지 소문 좀 내줄래?
유 혹
w. Silvia
낮에도 쏟아지는 관심, 심하게 파인 상의와 속이 보여질 듯한 하의. 멀리서부터 가까운 남자들까지 움직이는 내 다리와 가슴에 눈을 떼지 못 했다. 가끔씩 들이밀어지는 핸드폰과 남자 무리들을 지나쳐선 멀리서도 눈이 시리도록 밝은 후광이 비쳐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너에게로 갔다. 나를 바라본 너는 어느정도 예상을 했다는 듯, 놀라기는커녕 담담하고도 나를 보고 몸을 들썩이며 비웃는 너를 보며 나도 입꼬리를 비틀었다.
“오랜만이야.”
“…….”
“잘 지냈어? 난, 잘 지냈는데.”
네가 없어도 별일 없더라고. 홍빈아, 너는 어땠어? 나 없이도 괜찮았니? 아니면, 죽도록 후회가 되니? 그랬으면 좋겠는데. 후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와도 난 괜찮아. 너 없어도 별일 없는데, 너 하나 있다고도 또 크게 변하는 거 없을 텐데. 돌아올래? 이 긴긴 말을 할 때에도 홍빈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천천히 눈을 내리깔며 입꼬리를 비죽 거렸다. 내가 말을 끝마칠 때까지.
“…야, 근데 어디서 냄새 안 나?”
“무슨..”
“걸레 냄새나. 아주 독한데.”
하긴, 모르겠지. 원래 사람은 자기 냄새 잘 못 맡는다잖아.
천천히 고개를 들고서 눈을 맞추는 홍빈에 숨을 멈췄다. 오랜만에 들은 홍빈의 애정 어린 말을 들으니 몸이 들뜨고 속에서 열이 나 몸을 움직였다. …그래? 그럼 향수를 더 뿌릴 걸 그랬네. 조언 고마워. 억지로 비틀려진 입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근데, 내가 이걸 말하려고 널 부른 건 아니고. 아까보다 더 비틀어진 입가와는 모순되게 순해진 목소리에 괜스레 불안해져 입술을 잘근 물었다.
“내가 아는 어떤 구질구질한 여자가 있는데.”
“...”
“그 여자가 내 주변 남자들만 가서 꼬리쳐 대, 이건 무슨 의미일까?”
같은 걸레끼리의 생각은 어때? 정말 궁금해서 그래.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좋아. 난 대충 아는데, 혹시나 해서. 얄밉게 통통 튀어지는 목소리와 거만해진 표정에 헛웃음이 나왔고,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안 바뀐 이런 네 모습이 더 사랑스럽다. 맞아, 넌 이렇게 지조 있어야 해, 그래야 네 지조가 볼품이 없어질수록 내가 더 기쁠 테니. 그 웃음, 지금이 아닌 나중에 무너지렴, 훅.
“네 생각이 맞겠지.”
“…”
“아니, 네가 생각한 것처럼 돼야 하잖아.”
넌, 잘났으니까. 오히려 내 쪽에서 빙그레 웃어 보이니 되려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홍빈은 입 끝선을 말아 비틀어올렸다. 기껏 가슴속에서 끌어올린 가시 박힌 칭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에 섭섭한 감정보다는 희열이 벅차올랐다. 네게 조그마한 스크래치를 내도 이 정도라니. 짜릿했다. 누군가와의 밤보다, 너 같은 것과 함께 사랑을 속삭였던 것보다. 더욱더 짜릿한.
“홍빈아, 근데 난 네 생각을 잘 모르거든.”
“…….”
“너무 믿지는 마, 틀릴 가능성 많아.”
나는 네가 말한 그 걸레도 아니고, 너도 아니잖아, 그렇지? 이기죽거리는 말투와 목소리에 홍빈의 잘난 얼굴이 점점 망가졌고, 화가 나, 째려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홍빈아, 네가 말한 그 걸레가 혹시 만약, 정말 만에 하나. 그 걸레가 나라고 한다면.
“네 생각보다 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야.”
“난 예전보다 향수도 독하게 뿌리잖아.”
냄새 잘 안 지워질걸. 의자를 끄는 노이즈에 말이 묻혀 홍빈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여자도 친구도 떠나가 없을 때, 혹은 돈이 필요할 때라도 내게로 오라는 말이야. 난 네가 필요한 건 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 그리고 나를 찾을 상황일 테고. 그렇지? 홍빈은 내 말에 어느새 굳어버렸던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아, 너 구질구질 한 거 여전하다는 말이구나?”
그제야 눈에 힘을 풀고 비아냥 거리는 홍빈에 나 역시 웃음을 지었다. 맞아, 나 아직 네 발끝, 내 혀로 핥을 수 있을 것 같아 홍빈아. 그런데 넌 아직 너무 못됐잖아. 조금만 있어, 너 벌 받을 거야. 내가 벌 줄 거거든. 홍빈의 비웃음 앞에 가방에서 돈을 꺼내 들어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내가, 너한테 제일 호의롭게 쓰는 마지막 돈이야. 난 앞으로 너한테 돈을 줄 테지만, 호의롭게는 안 쓸 거거든. 말을 끝으로 나는 네게서 점점 멀어졌다. 다시 뜨거운 햇빛과 남자들의 시선을 달게 받아졌고 조금의 변화가 있다면 내 뒤로 밝고 흰빛이 아닌 노을이 졌다는 것과,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내 뒷모습을 되려 보고 있는 것이다. 조금은, 의아함을 품고서.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좀 늦게 해버렸네요ㅠㅠ 좀 빨리 왔었어야 했는데 제가 생각이 안 나고 손에 안 잡혀서 죄송합니다..
그렇다고 막 퀄리티가 높지 않아서 죄송해요! 제가 퀄리티 높인다고 했는데 막 그렇게 높지는 않아서 죄송합니당 왠지 상황 되게 구구절절하네용..
다음번에는 좀 줄이고 핵심만 또 소름돋게 할게요 ㅜㅜ! 그래도 예쁘게 읽어주시고 다음 글에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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