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삑,삑,삑,띠로링
경쾌한 울림과 함께 집 문이 열린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발장에 어린이용 무지개 우산을 내팽개치며 젖은 신발을 벗는다.
"아빠!!!!! 경수 옷 다 젖어써!!!!!!!!"
평소같으면 이러쿵 저러쿵 잔소리를 하며 젖은 옷을 벗겨줬을 아빠지만,
웬일로 조용하다.
이상한 기분에 아빠 방문을 열어보니 그 곳엔.....
"으아아아악!!!!!!!!!!!!!......헉..허...."
눈을 뜨자마자 바로 창 밖을 내다봤다.
역시나 비가온다.
그래서 아빠꿈을 꿨구나.
핸드폰 시계를 켜보니 8시가 좀 넘어있었다.
이런 황금같은 주말에 의도치 않게 일찍 일어나게 된 것이 억울했다.
마음을 추스리기 무섭게 비밀번호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양 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김종인이 들어온다.
악몽 꾼 것을 애써 감추려 태연한 표정을 지어보지만, 김종인의 미간이 일그러진다.
예리한 놈...
" 야 도경수 너 또 꿈꿨지!!!"
"아니야..."
"뻥 치지마, 너 이마에 땀 맺혔어."
긴 팔 소매로 이마를 슥 닦으니 흥건히 땀이 묻어나왔다.
민망해져서 멋쩍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근데 손에 든거 뭐야?"
"뭐긴 뭐야, 반찬이지. 엄마는 나를 아주 셔틀로 알아."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7살의 어린나이에 아빠 마저 잃었다.
그렇게 천애고아가 되어버린 나를 우리아빠와 인연이 깊었던 김종인 부모님이 거두어주셨다.
이번년도에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는 집에서 나와 생활비를 받으며 원룸에서 따로 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 집 아들 김종인이 반찬 셔틀이 되었지만.
"아줌마가 다른 말씀은 없으셨어?"
"그냥. 너 잘 먹고 잘 사는지 보고 오래."
"나 잘 먹고 잘 살아."
"딱 봐도 아닌데?"
"뭐래.."
"너 오늘도 아버지 꿈 꿨잖아. 달라진게 전혀 없는데 그게 잘 사는거야?"
"내가 잘 산다면 잘 사는거야. 아침 일찍 오느라고 밥도 못먹었지? 밥먹어."
침대에서 일어나 쇼핑백에서 반찬통을 하나둘씩 꺼내서 펼쳐놨다.
그런 나를 김종인은 못마땅한듯 바라본다.
또 그런다. 저 눈빛.
"안먹어?"
"안먹어. 먹고 나왔어. 갈거야."
"그럼 좀 있다가 가."
"너 잘 먹고 잘 사는꼴 보기 싫어서 갈거다."
그렇게 김종인은 나갔다.
김종인이 나간 문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나쁜놈... 무슨일 있냐고는 물어보지도 않는다.
물어본다고 해도 딱히 대답해줄 생각은 없지만.
영혼없이 밥을 깨작거리며 원룸에 조그맣게 나있는 창 밖을 바라봤다.
이 번 여름, 여느 해보다 좀 더 일찍 찾아온 장마가 미웠다.
며칠동안 계속 악몽만 꿀 생각에 한숨만 나왔다.
제발....이런 날은 안찾아왔으면 좋겠는데.
-삑,삑,삑,삑, 띠로링
내 바램을 무시하듯 바로 들려오는 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저건 김종인이 아니다.
빠르게 들려오는 비밀번호 소리는 느긋한 성격인 김종인이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변백현이다. 변백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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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어서 죄송합니다ㅠ
다음 내용까지 담으면 너무 전개도 빠르고 글이 산만해질것같아 좀 잘랐는데 역시...
이런데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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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하는 딸 때문에 죽을 맛이라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