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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上

作 . 바나나

 

 

 

 

 

 

 

 

 

 

 

 

 

 

[ 이번에도 안 나오면 진짜 우정 이고 나발 이고 없을줄 알아. 꼭 나와. ]

 

 

 

 

 

우현이 손에 들린 핸드폰을 내려두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눕히고서는 미간을 좁힌채 눈을 감았다. 지금 처리 해야 할 서류더미들에 골머리를 썩는데 성열의 문자에 더 골머리를 썩는 기분이 들었다. 피곤함 이라는 정신적인 피로와 온 몸이 늘어지는 육체적인 피로에 녹초가 된 우현이 한 번 감기니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이미 어둑어둑한 달무리 진 밤 하늘과 빨리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그리고 별 대신 반짝 이는 거리 조명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자연스러운 야경과 같이 아득히 펼처지는 추억 이라고 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운 기억들이 잠과 함께 쏟아져 나왔다.

 

 

 

 

 

[ 알았어. 이번 한 번 뿐 이야. 더 이상 조르지마. ]

 

[ ㅇㅋ ]

 

 

 

 

 

우현이 성열의 문자에 답장을 하자마자 기달렸다는듯이 오는 답장에 우현은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시 서류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떠오르는 그 얼굴은 10년 이라는 세월이 무색 할 정도로 선명하고 또 설레어서 집어 들은 서류를 다시 내려 둘 수 밖에 없었다.

 

 

 

 

 

 

 

 

 

 

 

 

 

 

* * *

 

 

 

 

 

 

 

 

 

 

 

 

 

 

 

솔직히 말 하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 하면 재수 없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 한테 특별히 기분이 나쁠 행동을 하고 피해를 준 행동은 없었지만 김성규 라는 존재 자체에 그냥 짜증이 났다. 복학생 주제에 쪽팔린줄 모르고 자신 보다 두살 이나 어린 놈들 틈 에서 형 대접 받는 모습이 거슬렸다. 살랑살랑 꼬리나 흔들어대며 잘 보이려는 남학생들도 그렇고 슬쩍슬쩍 눈길 주면서 관심을 보이는 여학생들도 다 싫었다. 하지만 의외로 김성규는 착했었고 난 그게 더 싫었을지도 모른다. 가오도 없고 자존심도 없는지 애들 한테 웃어 주고 솔선수범 하며 선생들의 사랑을 받는게 진심 이었을지는 몰라도 난 가식 같다고 느꼈다. 일종의 트라우마 라면 할 말 없지만 난 그랬었다. 학교를 자퇴 하고 다시 복학한 형이 왕따를 당하고 더 삐뚫어져 집 에서 내놓은 자식이 되었던 기억들이, 또 이제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형의 모습에 김성규를 밀어내는게 당연 했었다.

 

 

 

 

 

 

" 난… 나는 진짜 아니야. "

 

 

 

 

 

 

그러던 어느 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교실 에서 담배와 콘돔이 나왔고 클럽 팔찌도 같이 나왔다. 날라리들이 판 치는 학교 에서 별 이상하다고 할 수 없는 물건들 이었지만 문제가 된 건 이미 사용한 흔적이 있는 콘돔이 같은 반 여학생 가방에 들어 있었다는거였다. 자연스레 18살 틈에 섞인 20살의 어른인 김성규 한테 모든 사람들의 의심이 눈초리들이 쏠렸고 김성규는 모든걸 뒤집어 쓰고 말았다. 당연히 범인은 김성규가 아니었지만. 징계를 받고 반 에서 외톨이가 되어 버린 김성규는 아닌척 하며 별다를 행동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었다. 다시 복학한 만큼 마음을 굳게 먹은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보건실에 있다 점심시간을 놓치고 매점에 들렸다 교실로 올라왔을때 김성규는 혼자 멍 하니 창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금방 이라도 울음을 쏟아낼거만 같은 얼굴로.

 

 

 

 

 

 

" 먹어. "

" ……. "

" 혼자 먹으려니까 좀 그래서 같이 사온거야. "

 

 

 

 

 

 

빵을 김성규의 책상에 내려놓고 맞은편 의자를 끌어내어 앉자 김성규는 놀란 눈치 였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였다. 김성규도 형과 다를바 없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 번 학교 안다닌 놈이 또 안다니는거야 뻔한 레파토리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빵봉지를 뜯어 입에 한 입 물고 씹으며 김성규를 쳐다보았다. 같은 반 에서 반년을 지내었지만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 이었다.

 

 

 

 

 

 

" 난 존대 안 해. 어차피 같은 학년에 같은 반 인거 그냥 반말 쓸게. "

" … 응. "

"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 아냐. 먹어, 매점 아줌마가 제일 맛있는걸로 준거니까. "

 

 

 

 

 

김성규의 앞 으로 빵을 밀었지만 먹지 않길래 빵봉지를 뜯어 입에 물리자 아까 그 놀란 얼굴을 하고 또 날 보더니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러다 쪽팔린지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눈물을 닦아대는 모습에 목구멍을 넘어가던 빵이 중간에 걸려버린거 처럼 목구멍이 꽉 막힌 기분이 들었다.

 

 

 

 

 

 

" 그렇게 맛있어? 눈물도 다 흘리고. "

 

 

 

 

 

 

 

그 눈물에 그 동안 쌓아두었던 편견들이 무너져 내렸고 김성규는 능청스러운 내 말에 고개를 끄덕 이면서 묵묵히 빵을 먹었다. 가을로 접어드는 그 날에 난 김성규를 처음 본 봄 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고 이상한 감정이 피어오른건 분명 그 때 부터 였던게 확실 하였다. 그리고 그 마음이 내 자신이 컨트롤 하지 못 할 정도로 무섭게 번져오르고 김성규를 마주 하는게 힘들어졌을때 난 일방적 으로 연락을 끊었다. 2년간의 짝사랑, 그리고 그렇게 끊으면 끊어질줄 알았던 감정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날 붙잡고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동창회를 나가지 않는 이유는 김성규 때문 이었다. 자신을 궁지로 몰아놓은 그 아이들을 다시 마주하는게 김성규는 아무렇지도 않은가. 고등학교를 졸업 하고 한 번도 만난적이 없는 김성규는 어떻게 변했을까.

 

 

 

 

 

 

 

 

 

 

 

 

 

 

 

 

* * *

 

 

 

 

 

 

 

 

 

 

 

 

 

" 남우현! 완전 오랜만 이다? 비싼 놈. "

 

 

 

 

 

 

성열이 장난스레 우현에 헤드락을 걸었고 우현은 그런 성열을 밀어내며 자신을 향해 인사를 해오는 완연한 어른이 된 10년전 반 친구들을 마주 하였다. 그 때도 그리 친하지 않은 얼굴들에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인사를 건내는데 마주치는 얼굴에 우현이 입술을 감쳐 물었다. 김성규다.

 

 

 

 

 

 

" 야! 너 형 이랑 인사 안 해? 와ㅡ 그렇게 친하게 지내놓고서는. "

 

 

 

 

 

 

우현은 성열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성규만 보였다. 자신보다 작았던 키는 자신보다 조금 더 커져 있었고 검던 흑발은 밝은 갈색빛이 돌았으며 날렵하다고 생각 했었던 얼굴선은 더 가늘어져 있었다. 확실히 소년 다운 느낌은 없었다. 성규가 볼 때의 우현의 모습도 그러할게 뻔하였지만 빠르게 요동치는 심장에 우현은 후회를 했다. 아ㅡ. 그냥 나오지 말걸. 교복을 입은 남우현 으로 돌아간 기분 이었다.

 

 

 

 

 

 

 

" 그래, 인사 좀 해라. "

 

 

 

 

 

 

멍 하니 서 있는 우현의 등짝을 아프지 않게 치면서 말 하는 호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우현이 손을 내밀었다. 곧 성규의 손이 우현의 손과 겹쳐졌고 우현은 온 몸에 불이 라도 붙은거와 같은 뜨거움을 느꼈다. 멈추었다고 생각한 첫사랑의 미련은 진행되고 있었다.

 

 

 

 

 

 

" 오랜만이다. "

" 어? 어… 응. "

 

 

 

 

 

 

미소를 머금고 말하는 김성규는 31살 이었고 난 29살 이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다 개소리다. 철 없었던게 아니라 사랑 이었다. 그 위험한 감정이 나를 마주한 김성규 에게 전해질까 두렵지만 전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10년이 지나도 변한건 없었다. 여자친구는 있냐고, 결혼은 했냐고, 설마 벌써 자식도 있는건 아니냐고ㅡ 하는 물음들이 들었지만 입을 열 수 없었다. 먼저 연락을 끊은건 나 였다.

 

 

 

 

 

 

 

 

 

 

 

 

 

 

 

 

♡3♡

안녕하세요! 바나나 입니다.

익연에 올린다고 하고 반응을 봤었는데.. 처음 글 쓰는거라 좀 두렵기도? 하고 해서ㅠㅠ

근데 올려달라는 뚜기들이 있어서 올립니다!

처음 이라 장편은 어렵고 5편 이내의 단편이 될 거 같아요.

많이많이 좋아해주세요 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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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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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ㅜㅜㅜㅜㅜㅜㅜ신알긴 하고 가요 되게 재밌네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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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우!너무좋아요! 신알신하구갈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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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신알신하고갑니다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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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좋네요ㅠㅠ현성 이 연애버러지들ㅠㅠ 잘보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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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다음편이시급합니다 ㅠㅜ 신알신하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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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암호닉 반지 신청합니다 :) 소재 너무 좋네요 ㅠㅠ 다음편 빨릴비빠릴빨리발ㄹ삘빠ㅃㄹ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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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강냉이로 암호닉 신청해요!!!*`▽´* 소재 좋아여 ㅠㅜㅠ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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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ㄹㄹㄹ쥬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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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와 신알신 하고가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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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제 첫! 구독한 글이에요! 고등학생때 만남이 따뜻하고 훈훈하기도 한데 가슴도 아프고 찡하네여 ;-; 동창회로 인해서 둘 관계가 달라질까요 궁금해요 앞으로 둘사이는 어떻게 변해갈지 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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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ㅎㅎ 잘보고갑니다 암호닉 받으신다면 텐더입니다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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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헐 저 이소재봤어요 기대가커요그대 ㅠㅠ 빨리다음편이보고싶네요 정말.....빨리와주세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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