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봐. 하며 나를 깨우는듯한 목소리가 내 달콤한 잠을 방해했다.
"으으, 건들지..으우,"
"꿍얼되지 말고 일어나보라고 인간."
"아, 우현아. 깨우지 말자, 피곤해 보이는데."
내 옆에 남자 두 명정도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깊게 잠이 든 터라 일어나고 싶은 의지가 있어도 쉽사리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에라이, 모르겠다.
"아 맞다, 형. 애, 며칠만 여기 있어도 돼?"
"어... 뭐, 방도 많고, 나쁠 건 없지."
"그리고...어, 그러니까……."
평소에도 동우와 우현은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사이기에 여전히 고맙다는 말이 어색한 우현이었다. 우현이 잠든 성규를 보고 말을 더듬거리자 답답했던 동우가 먼저 입을었다.
"고마워 하지마라. 닭살 돋아. 그리고, 별로 큰일도 아닌데 뭐, 부담스러워 하지 마."
"...흠, 근데, 인간들도 뭐, 우리랑 비슷해?“
동우는 우현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을 오랜만에 보는 듯 해 흥미롭게 둘을 바라봤다.
"글쎄, 어르신들 말로는 우리랑 하는 말도 같고, 짐승 중에서 우리종족하고 제일 비슷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들은 거 같아."
"아아, 그래서?"
"그래서는 뭘 그래서야. 니가 먼저 물어봤잖아. 아, 근데 저 얘 몇 살이래?"
말을 하면서도 시선은 성규에게 가는 우현이 자신의 말에 집중도 안하자 동우는 속으로 가슴을 치며 답답해했다.
"몰라ㅡ "
"븅신아, 넌 말이야. 어?"
내가 뭘, 하며 정말 생각이 없는 것 인지 무표정으로 동우를 바라보는 우현이다. 동우는 우현을 팍, 째려보고 나서 말을 이었다.
"왜 그러는데."
"확실한 거 아니면, 호기심이라도 안 돼. 인간이야."
"뭘, 내가 뭐를 어쨌다고!!"
"찔리니까 소리 지르는 거 봐라. 아, 맞아, 그리고 너 나없는데 가면 나 막 장동우, 거려도 되는거냐?"
"...어? 어떻게 알아?"
"승희."
"아!! 장승희 어디있어? 내가 지금 걔랑 정말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어."
"웃기네. 내동생 때리지마, 불안해서 너랑 안붙여놀래."
"내가 그럴 것 같냐? 아니니깐 제발."
“당연하지, 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아.”
서로 티격태격 시끄럽데 싸우다가 성규가 짜증스럽게 뒤척이자 마치 사전에 짜기라도 한 듯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것도 잠시 서로 너때문이니, 무슨 나때문이냐, 이런식으로 다툼이 멈추지 않았다.
"아씨, 잠만, 이게 아니고 장승희 좀 보여주면 어디 덫나?"
"그럼. 이유 대면 데려올게.“
“아니, 쟤, 인간말이야. 장승희가, 쟤를 데려온것 같아.”
“무슨소리야? 승희가 데려오다니?”
동우가 진심으로 놀란 듯 눈이 동그래지며 우현에게 다시 되물었다.
“너, 아니. 형. 혹시 저번 대보름날 승희 데리고 축제 갔었어?”
“음, 그랬지, 하도 가렛나무가 보고 싶다 길래.”
“그날, 걔가 인간을 데려 온 거지.”
동우가 처음엔 장난 식으로 듣고 있다가 점점 진지해지는 우현의 모습의 자신도 그날을 회상하면 우현의 말을 되짚어봤다.
“가렛나무...”
“왜, 옛날에 그런 얘기도 있었잖아. 인간들하고 같이 지내던 시절에는 가렛나무로 통신하고 오고갔다고..”
“아, 맞다. 가렛나무 하니까 생각난 건데. 성규 말이야.”
‘가렛나무’의 대해 대화를 나누던 둘은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의 동우가 먼저 방을 나가 전화를 받았다. 우현은 동우의 뒤를 쫓아 통화가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
- 동우야?
“아, 성종이? 왠 일 이야?”
- 우리 시위 하고 있는 거 알지.
“응, 그게 왜?”
- 한, 두 명 정도 인원이 더 필요할 것 같아.
“두 명? 우현이랑 내가 가면 되겠다.”
- 저, 그것도 좋은데 한명만, 딱 한명만 더 구할 수 있어?
“아..”
동우가 난감해하며 우현을 쳐다보자 우현이 무슨 일이냐며 입모양으로 말을 하자 동우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다시 성종과 통화를 이어갔다.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 그래 그럼, 내일 다시 만나. 아 그리고,“
“응, ”
- 국왕폐하께서 명령을 내리셨어.
“...안 좋은 일이야?”
- 어어, 시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가렛나무, 베어버린데.“
“뭐?”
- 딱히, 안좋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 진짜.”
왜그래. 하며 옆에서 우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체 동우를 보자 동우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하더니 전화를 확끊어버렸다.
“남우현.”
“어, 왜. 무슨일이야?”
“가렛나무, 없으면. 성규 못돌아가.”
“안돌아가면 안돌아가는거지."
“야, 그게 말이돼? 성규. 여기있다가 목숨까지 위험해.”
“나랑 무슨,”
“진짜. 농담아니야.”
“...”
“내일부터 성규 시위 참여시키고 국왕폐하 만나러 가야되.”
“미쳤어?”
“어, ”
“너랑 상관 없는애야.”
“너랑은 상관있잖아. 너랑상관있으면 나랑도 상관있어.”
“아오, 진짜. 장동우 고집 누가 말리냐 진짜”
그러면서도 은근 친형제처럼 챙기고 지내는 둘이기에 서로의 부탁을 할때마다 거절을 하진 못했다. 지금의 남우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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