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석 선수 아년 빙의글읽기 전에 외쳐라 나는 나비다. 나는 나비다. 내 이름은 나비다.나는 나비에 빙의된다. 됐으면 읽어라. 그 날은 평온했다. 평소 지ㄹ지ㄹ하던 고양이도 멀쩡했고, 발작을 일으키던 재석의 동생도 지나치게 멀쩡해서 넓찍한 마당을 좋다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괜찮아? 라고 말 할 상대가 없어진 나비는 어딘가 모르게 평온한 하루가 어지러워졌다. 밤새 끙끙되는 재석의 동생을 돌보지 않아서 그런가, 벌써 끝나버린 집안일에 할 일이 없어서 그런가. 나비는 평온할 수록 머리가 아렸다. 누나누나하며 앵겨드는 재석의 어린 동생의 애교는 강아지같아서 좋았고, 좋은 것이라며 나비는 곧 잊어버리고선 평온을 즐겼다. 또, 그 날에는 재석이 일을 갔다 오다가 예쁜 케이크가 있어서 샀다며 나비가 좋아하는 딸기케이크를 갖고 들어와서 나비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 날따라 재석은 너무 다정해서 나비는 경계심과 긴장도 풀고 재석의 어린 동생과 같이 재석 주위에 꼭 붙어 못다한 얘기를 했었다. 재석은 처음으로 자신의 생일을 밝혔고, 너무 궁금했던 것들 중 하나가 풀린 것에 나비는 너무 기뻐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 날이 지나고 이 날이 왔다. 이 날에 재석은 밤새 나비와 노느냐고 피곤한 몸이었지만 오늘은 일찍가야 한다며 삼십분을 일찍 일어나 삼십분을 일찍 출근했다. 밤새 떠들던 나비는 재석이 나간 것도 모른채 자고 있었으므로 마중따위 나가지 못했다. 기분 좋게 잠에서 깬 나비는 재석을 마중해주지 못한 걸 곧바로 깨닫고 종종걸음으로 현관으로 달려갔지만 재석이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에 아차한 나비는 새벽에 나누었던 재석의 생일을 떠올리며 부엌으로 향했다. 어제 재석과 장난치며 먹었던 딸기케이크는 여전히 달았지만 재석과 같이 먹던 때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왜 그렇지? 생각한 나비는 속으로 긍긍되다가 잠시 잊고 있었던 재석의 생일을 떠올렸다. 재석의 생일은 하루 하고도 하루가 지난 뒤여서 나비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왜 이렇게 알려주지 않았던 거야…라 잠시 골똘히 고민하다가 일단 나가서 선물을 고르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나비는 재석의 동생인 성호를 데려가기로 하고 늙고 짜증만 내는 고양이는 담벼락에 올려주며 등을 탁탁쳐줬다. 고양이는 그렇게 하면 동네방네를 떠돌다가 돌아왔으니 나비나 성호, 재석은 고양이가 없어진다는 건에 면역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었다. 나비는 많은 상가를 두리번 됐다. 하도 많은 종류의 것들이 널려있어 오히려 머리가 어지러운 지경이었지만 나비는 그럴 때마다 성호의 손을 꼭 잡고 주물주물 거리며 애써 자신을 안심시켰다. 성호는 그런 나비를 의아하게 쳐다보았지만 나비는 개의치 않았다. 계속 서성거리기만 하는 유난히 키가 작고 동안인 나비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이도 있었지만 나비는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은 매스꺼워서 죽을 것 같아서. 그러다가 나비는 작은 시계가게를 발견하고 홀린 듯 들어가 시계를 구경했다. 이건 재석의 취향이 아닐 것 같고, 이건 색깔이 너무 진해서 재석과 맞을 것 같지 않을 거 같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 안절부절한 나비에게 서툴게 다가와 말을 걸어줄 생생한 여직원도 없이 늙은 노파가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어 나비는 마음이 더부룩해졌다.그렇게 한숨을 폭 쉬던 나비는 성호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며 손을 놓은 지도 30분이 넘었다. 나비는 통넓고 긴치마를 끌어올리며 다리를 접었다. 고개도 숙인채 눈을 감고 있다가 앞을 바라보니 한시간 넘도록 둘러본 시계 중 본 적 없는 가죽시계를 발견했다. 깔끔하면서도 캐주얼하고 단순하면서도 심플하진 않은 오묘한 디자인이 재석을 곧바로 떠올리게 해서 그것을 꺼내 들어 계산대로 가 계산했다. 진짜 소가죽이라며 새 것을 품진보증서와 함께 꺼내드는 것에 가격이 비쌀까 걱정하니 나비의 표정은 신경도 쓰지 않는 건지 노파는 잔뜩 신나있었다. 나비는 통장잔액을 떠올렸다. 여지껏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60만원 이상을 모았으니 모자르진 않을 거야 라고 애써 자기를 위안을 했다."아가씨 남편 선물해줄 거지? 사만원에 가져가. 오늘이 장사 마지막인데 제값받아서 뭔 필요가 있겠어. 거져 가져가.""감사합니다!"나비는 신이 났다. 어제와 오늘은 너무 좋은 일만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또다시 묘했지만 지갑은 여는 손이 가벼워 곧 잊고 말았다.계산을 마치고 나비가 성호야? 하고 아무리 불러도 아이는 보이지 않아서 나비는 얼굴이 사색되어 밖으로 나가 성호를 외쳤다. 쪽팔림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성호가 어디로 갈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에 혀를 깨물며 아무리 자책해도 찾기 전까지는 용서되지 않을 터였다. 나비는 무서움에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재석아, 재석아를 속으로 외치고 성호를 애타게 불렀다. 성호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나비는 망연자실한 채 어느새 와있던 공원 분수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고개를 숙였다."나비누나~" 어디선가 성호가 나비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아 나비는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앞에 성호와 경찰이 서있었다. 성호를 보자 더 서러워져 멈추지 않을 듯 눈물이 흘렀다."어디 갔었어.."조~기 라며 성호는 자동차 클랙션과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쪽을 가르킨 성호는 나비를 잡아 이끌었다. 고작 10살짜리에게 힘없이 끌려가도록 힘이 빠진 나비는 허하게 끌려갔다. 저기봐의 발음이 되지 않는 성호는 젓봐라며 사람들 무리의 중심을 가르켰고 나비는 성호의 손을 잡고 인파를 뚫었다. 어쩐지 재석의 향내가 나는 것 같아 불안해진 나비는 심장을 부여잡고 인파를 헤쳤다."..."숨이 멎는다는 건 지금같은 때에 하는 것일까. 인파의 중심에서는 승용차와 3t짜리 트럭이 박았던 건지 차는 뭉개져 있었다. 게 중 반년 전 나비가 재석에게 선물했던 십자수 번호 쿠션과 비슷한 것이 바닥이 피가 잔뜩 뭍어있는 채 떨어져있었다. 그 와중에 나비의 의식에서 전화벨이 또렷하게 울렸다.힘없이 전화를 받아든 나비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오재석 선생님이 교차로 37-5번지 12번블록에서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한솔...."나비는 성호를 안아들고 신호등도 무시한 채 병원으로 재빨리 뛰어갔다. 한솔병원까지 가려면 10분은 더 이렇게 가야한다. 나비는 마음이 급해 길이 막히는 도로길에 지나가는 택시에 성호를 태워 먼저 집으로 태워보내고 초록불이 갓켜진 신호등을 뛰어갔다."꺄아아아!!!!!"여자의 비명소리가 거리를 울리고 나비는 쓰러졌다. 시계를 꼭 쥐고서 나비는 상을 당했다."나비야,.."병원 앞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재석은 나비를 병원 앞에서 만나 오늘이 네 생일이라며 알아주려 거짓말을 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나비가 날라가는 장면을 보고말았다. 김간!!!!!ㄲ 재석은 평소와 다르게 이성을 놓고 흥분했다. 날아가버린 나비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들어가 나비를 수술실로 다급하게 움직였다. 나비는 미약하게 숨만 쉬고 있었다.톡, 재석의 다급한 손을 누군가 건들였다."생일축하해,.."재석은 오열하며 말했다."바보야, 조용히 해."시계가 나비의 손에서 떨어졌다, 나비는 그렇게 재석을 떠나갔다.----재석이는 나오질 않네♪나비글같다 흙ㅜㅜㅜㅜㅜㅜㅜㅜㅡㅜㅜ오재석선수는 차마 못죽이겠더라고ㅜㅜ 그래서 나비를..ㅜㅜㅜ익슨아 미안해똥망이지? 한시간동안 쓴거야 이것도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