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끝으로 학연이는 널 데리러 왔고 어디로 데려가는 지는 말도 안한채 방긋방긋 웃으며 운전만 하고 있었어.
너는 오랜만에 만나 밥이라도 먹는가보다, 했지만 학연이는 떡볶이를 파는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곤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과자를 품에 안고는 와서 문을 열어줘.
"여기가 어딘데요?"
"들어가보면 알아요."
씩 웃으며 들어간 학연이는 들어가자마자 혁아, 하고 부르더니 초등학생 쯤 돼 보이는 아이가 쪼르르 뛰어나와.
그리곤 널 올려다보더니 입이 귀에 걸려서는 헤실헤실 웃어.
"누나다, 맞죠! 누나 언제 왔어요?"
키가 많이 컸고 머리도 짧아지긴 했지만 병원에서 본 그 꼬마가 확실했어.
"응, 누나야. 누나 잠시 공부하고 왔어."
"우와, 누나 진짜 더 예뻐졌어요!"
널 향해 엄지를 척 들어보인 혁이는 네 손을 잡고 의자에 앉히더니 엄마로 보이는 분께 가서 종알종알 말을 해.
"떡볶이 못 먹는건 아니죠?"
"무슨 소리예요. 미국에서도 떡볶이 다 잘 만들어먹었거든요."
"그랬어요?"
맞은편에 앉은 학연이는 널 여기에 데리고 온게 뿌듯한 듯 실실 웃으며 수저를 놔 줘.
곧, 양은냄비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떡볶이가 나왔고 너는 오물거리며 열심히 떡볶이를 집어 먹었어.
언제 왔는지 꼬마는 네 옆에 앉아 있었고 너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가방에서 메모지를 꺼내 네 번호를 적고 꼬마에게 건내.
"누나 보고 싶거나, 우리 혁이 여자친구 생기면 연락하기."
"네 누나."
널 보고 해맑게 웃는 꼬마의 머리를 마구 헝클였다가 다시 정리해주고 너는 다시 학연이의 차에 타.
"좀 감동이네요?"
"뭐가요?"
"여기 데리고 와준 거요."
"별게 다 감동이네요-"
여전히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던 학연이는 네 오피스텔 앞까지 데려다줬어.
"고마워요."
"뭐야, 우리 집이랑 가깝잖아요. 노렸네-"
"아니거든요? 회사에서 여기로 오라고 해서 나는..."
"농담이예요. 이웃이라면 이웃이니까 뭐 불편한 거 있으면 부르고. 나 갈게요."
"네, 조심히 가요."
같은 회사사람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우연인지 너와 학연이의 오피스텔은 횡단보도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었어.
집에 와서 간단히 샤워를 끝낸 후에 너는 침대에 누워서 아직 잊지 못한 홍빈이의 번호를 꾹꾹 눌러봐.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너는 헤싯 웃으며 홀드키를 누르고 베개를 고쳐 끼기만 했어.
애 좀 타보라지.
그리고 열흘 쯤 지나보니 너는 회사에 꽤나 잘 적응하고 있었고 회사에서 친구도 나름 많이 사귀었어.
"어? 별빛 씨 오늘 진짜 엄청..."
"못생겼다는 거예요?"
"어, 음... 어, 그게..."
"나중에 이재환 씨 눈 조금이라도 부어오기만 해요, 하루 종일 놀릴거야."
"에이, 삐진거예요?"
"아니요."
"아닌게 아닌데? 커피 뽑아 올까요?"
"됐거든요, 나도 손 있거든요."
그 중에 제일 친하다고 말 하긴 싫지만 제일 밝은 성격인 재환이가 너와 같이 졸졸 붙어다니는 편이야.
티격태격 투닥거리며 커피를 뽑아 마시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무실에 앉아 조용히 일을 하는 둘이였어.
점심시간이 되면 재환이는 또 여자 못지않게 수다를 떨었어.
"아 맞다 별빛 씨. 내가 선 보는 그런 회사에 내 스펙을 냈거든요-"
"선?"
일주일에 중간쯤에 걸쳐져 피곤하다며 칭얼거리는 재환이를 데리고 국밥집으로 온 너는 열심히 국밥만 먹던 중, 재환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네, 일찍 인연을 찾으려고."
해맑게 웃어보이는 재환이를 보고 너는 고개를 끄덕여.
"음, 선..."
"별빛씨는 그런 거 생각 안해봤어요?"
"결혼이요?"
"아니 뭐, 결혼이 아니더라도-"
결혼 회사 홍보대사도 아니고. 너는 몇일 뒤 재환이와 똑같이 그 회사에 네 정보를 넘겨주고 있는 너를 발견해.
그 사이에 너는 결국 홍빈이에게 연락을 했어.
퇴근하고 뭔가 적적하던 목요일 밤이였어.
[이홍빈]
-[누구세요?]
[칼퇴하고 정문으로 와]
크흡
미아내요
대신에
내일도 그담날도
업뎃을 약속하지요
단편도 있는데 또 재환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멤버 쓰이기 전까지 꼭꼭 숨겨둘거야 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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