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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어린소년이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킬킬거리며 거리에 앉아있었다. 창백하기만 한 하얀손으로 돌을 잡고 이리저리 찍어내는 폼이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소년은 큰 눈을 번뜩이며 제자리에 돌을 계속 찍어내리고 있었고, 순간적으로 투둑-.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어린아이가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약간의 호기심을 담은 두 눈으로 지나쳐보고 있었고. 끝내 그게 벌레를 죽이는 사소한 일이란 것을 알게 된 후로 아이를 멀리 피하기 시작하였다. 벌레를 찍어 죽이는 것은,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일이 아닌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소년을 피했다. 유치원때, 저마다 소꿉놀이와 공놀이등을 하고있는 아이들을 등진 채로 소년은 홀로 앉아 벌레를 죽였다. 넌 죽어야 돼. 넌 죽으면 행복하잖아. 소년은 죽음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 아악-! 잘못, 잘못했어요! 제, 제발!


귀아픈 여성의 비명소리가 소년의 귀를 가득 채웠다. 초등학교를 입학한지 2년 밖에 되지않았다. 소년은 들고있던 인형을 더욱 품에 안은 채로 방안 코너에 웅크려있었다. 살짝 열린 방문틈사이로 여성의 머리채가 잡혀 질질 끌려가는 장면이 보였다. 하지만, 소년은 그럼에도 문을 닫지 않았다. 지난 번, 아무렇지도 않게 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닫다 살기어린 남자의 두 눈과 자신의 눈이 마주쳤다. 그때 들고있던 위협적인 칼을 내려놓고 소년의 방으로 왔다. 이 씨발년이… 어린아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욕을 내뱉고는 소년의 작은 팔을 짓이겼다. 발로 차이자마자 뒤로 훼까닥 넘어가버리는 소년의 희고 가는 다리를 밟고, 배를 밟았다. 그때마다 남자는 소년에게 소리쳤다. 너도 네 애미처럼 뒷구멍 못쓰게 만들어줄까? 정말로 소년에게 하는 물음이었다. 거기서 아마 소년이 조금이라도 긍정의 표시를 표했더라면, 아마 자신은 영영 그 은밀한 곳을 못쓸지도 몰랐을 것이었다. 소년은 몸을 더 웅크렸다. 하지만, 절대로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나, 이 상황을 도망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소년은 그저 심심했기 때문이었다.


이 씨발년이!


또 쨍그랑거리며 식기가 부딪히고 깨지는 소리가 직설적으로 들렸다. 소년은 들고있던 인형을 다시 침대에 놓고는 자신도 누웠다. 곧이어 거실에서 여성의 신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철퍽이는 소리와, 여자가 죽어나가는 소리. 남자의 헉헉거리는 짐승과도 같은 소리가 귓가를 자극시켰다. 소년은 그것이 익숙했다. 엄마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보다 여성이 괴로워하는 신음소리가 더욱 익숙했었고, 아빠의 듬직한 조언의 말보다는 한없이 수치스러운 욕이 더욱 익숙했다. 아직, 경수는 9살밖에 되지 않았을때의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5학년때 여성이 집을 나갔고, 그것이 이때까지 있었던 일인 것 마냥 경수는 덤덤했다. 매사에 무표정에 무관심이었던 경수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학교로 향했고. 6학년이 돼었을때 남성의 손에 머리채가 붙잡힌 채 집으로 들어왔다. 경수는 그때 생전처음으로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분노였다. 여성이 없었던 1년동안, 자신이 때릴 곳이 없어 항상 집에 들어갔다 돌아오면 경수를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하였고, 욕정을 분출해낼 곳이 없어 덤덤한 경수를 잡아 무작정 자신의 것을 박아댄 적도 있었다. 경수는 여성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할때도 엄마는 나를 왜 때리지. 라는 생각보다는 아, 아프다.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더욱 많이하였고, 여성이 집을 나갔을때 조금의 슬퍼하는 감정따위 없었다. 오랜만에 본 여성은 긴 머리를 추접스럽게 파마를 했었고, 진했던 화장은 더욱 진했다.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죄송을 구하는 포즈가 더러워보였다. 경수는 덤덤한 표정으로 살짝 열려져있는 방문을 쳐다보았다. 남자가 성급하게 바지버클을 풀고있었고, 여성은 거의 반 쯤 벗겨진 붉은색 원피스를 벗고있었다. 살짝 벗겨진 원피스 사이로 보니, 배가 불룩한 것 같았다. 이 집을 나간 1년동안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대충 예상이 갔다.


뒷구멍이 왜이렇게 헐거워졌냐, 니 년보다 도경수가 더 낫겠다. 안그래?


낄낄거리면서 웃는 목소리가 듣기싫었다. 여성의 비명소리가 차츰 높아지는 틈을 타 몸을 주섬주섬 일으켰다. 그리고,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꽉 닫아버렸다. 그 순간, 영영 열리지 않을 것만 같은 마음의 문도 잠궈버렸다.


유치원때부터, 초등학교때부터. 학무모참관수업에 경수의 부모님은 절대 오지 않았다. 차라리, 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 둘이 온다면 경수는 자신의 부모님이 아닌 척, 모르는 척 했을 것이었을테니까. 경수의 자리는 언제나 창가 맨 뒷구석이었다. 제비뽑기를 하여 자리를 뽑아도 경수는 선택권조차 없었다. 그것이 익숙했고, 당연한 것이라고 아이들은 생각했다. 짝꿍또한 없었다. 어딘가 이상해보이는 경수의 옆에 앉고 싶은 사람은 없었고, 선생님또한 경수를 피해다니기 일쑤였으니까. 경수가 그것이 당연하다고 느낄때가 있었다. 자신은 나름대로 수업을 열심히 해 성적도 상위권이었지만, 새벽에 밤새 이어지는 구타에 학교에서 엎드려 잔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무도 깨워주지 않았다. 살짝 눈을 떠 일어나보니 방과후였다. 하지만 경수는 그것에 절망하지 않고 덤덤하게 책가방을 싸들고 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날은 엄청 맞았다. 학교에서 늦게 돌아왔다고.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남자는 잠시 이틀동안 출장을 갔고, 아침에 2분 늦게 일어났다고 여성에게 심하게 맞았다. 옷을 갈아입는 경수를 뒤에서 발로 한번 차버렸다. 맥아리없이 넘어지는 경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고. 눈을 마주친 여성은 손을 들어 경수의 뺨을 때렸다. 그 행동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경수는 여성의 손을 맞거나 놀라 움찔거리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아, 때리는구나. 벌겋게 부어오른 뺨을 자신의 차가운 손으로 가라앉히고 있었다. 졸업사진에도 아마 퉁퉁 부어 나오겠지. 여름에 찍은 사진이있는데, 그때 저는 홀로 긴팔을 입고있었다. 온 몸에 상처를 가리느라 급급했다. 자신은 어떻게 돼던 상관은 없지만 그 날 선생님이 말했다. 경수야, 너는 졸업사진찍을때 긴팔 입으면 어떨까? 경수는 뭐, 알겠다고 했다. 언제나 무관심했다. 저의 일도 남의 일처럼 무덤덤하게. 모든 것을 그렇게 보냈다.


졸업을 축하한다며 저마다 꽃다발을 들고 부모님과 사진을 찍을때, 경수는 홀로 대강당을 빠져나왔다. 슬프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않았다. 언제나처럼 덤덤하게 졸업식 날을 보냈다.


중학교는 집과 좀 먼 곳을 택했다. 이유는 없었다. 여성이 가라고 시킨 것이었다. 새학기 처음, 남들은 기대감에 부풀어있었지만 경수는 그렇지 않았다. 문을 열고 뒷자리에 앉아 책상위에 엎드렸다. 오늘따라 너무 피곤했다. 요즘 여성이 집에 들어와도 남자는 자신에게 욕구를 분출했고, 끝없이 자신의 몸을 갈구했다. 생각해보면 정말 더러운 일이었지만, 그때까지만해도 경수는 그것이 부자지간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고있는 자신의 티셔츠를 벗기고, 바지를 벗기고. 경수의 흰 손으로 자신의 것을 쓰다듬도록 하는 남성의 소름끼치는 모습도 경수는 익숙했다. 곧이어 상상도 못할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니 경수가 깬 것을 확인하고 개처럼 헉헉대며 박아댔다. 여기서 소리를 지르거나, 거부를 한다면 밤새도록 날려올 구타를 맞기엔 자신이 너무 피곤했다. 그럼에 자신의 엄마처럼 남자의 밑에서 앙앙대며 고개를 젖혔다. 자신이 꼭 유흥업소의 여자가 된 것마냥, 그렇게 새벽내내 신음을 내질렀다.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시니?
몸팔아요.


경수가 1학기동안 했던 말의 전부였다. 첫마디를 내뱉고나서, 어느누구도 경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선생님또한 마찬가지였다. 돌아가며 본문을 읽히는 것은 경수를 제외하는 일이였고. 번호를 찍어 문제를 푸는 것도 언제나 경수의 번호를 피해갔다. 역시나 짝꿍도 없이 홀로 뒷자리에 앉아있었다. 수련회를 가는 버스안에서도 혼자였고, 잠을 자는 것도 혼자였다. 언제나 혼자였다. 속상할 법도 하겠지만 경수는 전혀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친구가 없으면 왜 속상해? 그러고보니 맞는 말이었다. 경수는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을 보냈다. 언제나처럼 무덤덤하게. 반복되는 일상속에 찌들어진 것 마냥. 홀로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여성이 있다. 씻고 옷을 갈아입자마자 시작돼는 폭행과 거친욕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고, 여성이 집을 나간다. 그럼 남자가 돌아온다. 또 자신을 패버리고는 요즘은 관계를 갖는 일이 많아졌다.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는 저의 몸을 핥기 시작한다. 익숙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됐다. 드디어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였다. 도경수네 엄마 창녀래. 부터 시작해서, 도경수가 자신의 아빠한테 강간을 당했다는 것도 이미 다 아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경수는 또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것이 이상한 건가? 라고 생각되기 시작했다. 더럽다며 자신의 책상위에 ‘애비한테 후장 대주는 년.’ 이라고 크게 써져있는 그 밑에 더럽다. 호모새끼. 걸레년. 등등 욕이 적혀져있었다. 경수는 그것을 지우개로 계속 지워댔다. 그 욕을 보기 싫어서가 아니였고, 그 욕에 상처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책상이 더러워서.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모든 이들이 아는 사실화가 돼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담임선생님은 한번도 경수를 따로불러내서 진지한 상담을 나눈 적이 없었다. 경수는 턱을괴고 창밖을 쳐다보았다. 선생님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더럽다고 욕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괜찮냐며 다독여주지도 않았다. 그때 직감했다.


아, 선생님이 소문냈구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커플링이 됴총.. 중에서 백도라서 백도위주로 중간중간에 경수총수 들어갈 것 같아요 :)

인스티즈에 처음 올려요..! 글솜씨가 많이 부족해서 횡설수설하니 잘 봐주세요 헤헤

아 맞아 브금이랑 꼭 같이 들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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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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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백도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커플링인데!!! 이렇게 금손작가님이 써주시다니ㅠㅠㅠㅠ폭풍감동눈물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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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얼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어유ㅓㅇ엉엉어ㅠㅠㅠㅠㅠㅠㅠ경수 어떡해ㅠㅠㅠㅠㅠㅠ진짜 눈물나요ㅠㅠㅠㅠ불쌍해서ㅠㅠㅠㅠㅠ어이구ㅠㅠㅠㅠㅠㅠㅠ아가ㅠㅠㅠㅠㅠㅠㅠㅠ나한테와ㅠㅠㅠㅠㅠ난 너 보석처럼 다뤄줄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곧 나오겠죠?그래야만해요....오늘 여기서 누워야겠다...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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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백도 ㅠㅠㅠㅠㅠ뙇 ㅋㅋ아직 백현이는 나오지 않았군여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여 경수 너무 당하고 산다 ㅠㅠㅠ흡
잘 읽었어용 재미있어요 담편도 기다릴거에영 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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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슬프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두백현커플링쫭조아하는데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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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너무 아련해여 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너무슬프다ㅠㅠㅠ이럴수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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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뭔가 좋은데 뭔가 아련하거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작알림신청하고가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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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작가님ㅠㅠㅠㅠㅠ우리경수우즈케유ㅜㅠㅠㅠㅠㅜㅠㅜㅠ작가님좀쩌는듯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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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신알하고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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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저돟 신알하고가요ㅠㅠㅠㅠㅠ백도라ㅠㅠㅠㅠㅠ백도도 좋죠♥♥ 작가님 하트먹으세요ㅠㅠㅠㅠㅠㅠ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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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백도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빨리요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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