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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ING IN THE RAIN

by. 슙글로즈





너는 오늘도

그자리에 그대로.

곤히 잠들어 있다.


마치 마녀의 독사과를 베어 문 아름다운 백설공주처럼.





-







`02

` 부제 ::  비싼 남자



처음 반하는 시간은 3초라지만,

벌써 넌 이미 내 영원을 의미해





-





하필 미술수업이 그가 속한 1학년에 배정되어 있던건 신의 한수였다.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새내기 반장과 새내기 아이들의 인사가 끝나고 고개를 든 그 아이의 눈이 나와 마주친 순간

동글동글 커다란 눈동자가 두배는 더 또렷해졌던 것은 그는 아마 모를 것이다.

[방탄소년단/국뷔] Singing in the Rain 02 (부제 - 비싼 남자) | 인스티즈


-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나의 눈동자 역시 그 만큼이나 커졌었다고 한다 -



불행인지 다행인지 하필 그 아이를 어제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놀랍게도 그는 1학년이고 나는 1학년 수업을 맡았다.

그리고 이 아이의 이름은.


"...전정국"


수업 참여자 명단을 들춰보다 발견한 그 아이의 인적사항.

이름은 전정국. 나이는 열일곱.


특이사항은 주전공이 음악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내 수업은 정규 수업이 아니라 인문계 고교의 보충수업 정도의 개념인 외부강사 초빙 보충 레슨 수업이라 주 전공이 미술이 아니라도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자유롭게 레슨을 들을 수 있었다. 아무리 예술고등학교라고는 하지만 주 전공과 다른 레슨을 굳이 선택해서 듣는 학생은 없었다. 주 전공을 살리기 위한 1분 1초가 아까운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왜, 뭣 때문에 굳이 다른 전공을 그것도 추가 레슨비를 지불하면서까지 듣는단 말인가.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남의 일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마이웨이 김태형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술은 삐죽. 특유의 제스처를 하고는 출석 명단을 무심히 덮어버렸다.





그렇게 몇 주를 보내는 동안 알게 모르게 전정국을 관찰한 결과는 이랬다.

그 아이는 새내기 답게 반짝반짝 빛이 나 보였다.절대, 절대, 절대로, never. 콩깍지 때문이 아니라!!

그는 정말 정말로 탁월한 미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잘한다기 보다는 감각적 재능이랄까. 센스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너에게 눈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학교 선생님들의 눈길을 받듯이,

내가 미술 선생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미술을 잘하는 니가 눈에 띌 수 밖에 없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슬픈 합리화쟁이. 그게 지금의 나야.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합리화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나 스스로도 책임지지 못해서 이 학교에 아버지 빽으로 눌러 앉아 있는 나 인데, 무슨 명분으로 무슨 능력으로 그를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들이 전부 부질없는 착각일 뿐이라는 걸 깨닫기 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언젠가 정국이 수업시간에 크게 혼난 일이 있었다.


"......전정국."


"............."


[방탄소년단/국뷔] Singing in the Rain 02 (부제 - 비싼 남자) | 인스티즈



" 전정국!!!!"


오래간만의 미술 이론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묘하게 텅 비어버린 정국의 눈빛에 이름을 불렀더니 아니나 다를까. 대답을 하지 않는 정국이었다. 필시 졸고 있으리라. 찌푸린 인상을 하고 나는 정국의 책상의 앞에 다가섰다. 덕분에 웅성웅성해진 교실 분위기에도 깨어나지 않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 .......전정국 마치고 남아"


"............."


어쭈. 이게 끝까지 대답이 없다. 너 오늘 제대로 걸렸어.



금세 수업은 끝나고 미술실엔 나와 정국. 둘만 남게 되었다.


"....전정국."


"......네."


" 너 비싼 돈 주고 예고 레슨들으면서 이게 뭐하는...."


"자고 있던거 아니에요. 졸고 있던것도 아니구요"


"..."


" 선생님은,"


"...........?"


"......선생님은

아무리 손 흔들면서 인사해도 예뻐보이라고 일부러 더 눈 접어서 웃고 더 착하게 말해도

계속 텅 빈 눈빛 하고 있으면서,"


".................."


" 그러면서 나는 왜 이런 눈 하고 있는것도 안돼요?"


".......야 전정국"


" 선생님이 이런 나 보기 싫듯이 나도 그런 선생님 보기 싫어.

......선생님도 좀 예쁘게 웃어줄 수 없어요?!"


".............."


무슨 말도 안되는 핑계냐며 반박하려던 입을 꼭 다물었다.

평소의 정국이는 ' 쌤 이거 어때요? 괜찮죠!' 라던지 '저 오늘 완전 잘그렸죠? 크으 누구 제자인지 ㅋㅋㅋ' ' 오늘 완전 국기력한 날이에요. 그림도 국기력 국무룩' 이라며 쟤가 같은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의 귀엽고 상큼한 말투였다. 그런데 갑작스레 이렇게 진지한 말투와 표정이라니.


심지어 결론은 '선생님도 예쁘게 웃어달라' 라니.

얘가 아주 못하는 소리가 없다.

새삼 열일곱 어린 나이와 매치가 되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 ......어? 선생님 방금 웃은거 맞죠."


"............"


[방탄소년단/국뷔] Singing in the Rain 02 (부제 - 비싼 남자) | 인스티즈


" 거봐. 웃으니까 예쁘잖아."






피하고 싶은데 피할 수가 없잖아.

아니 사실 피하고 싶은 것도 아냐


실은 말야.



너에게 이미 빠져있었던 걸지도.



Singing in the Rain 연재시작

140721 00:00 ~



+) 참고

이글 커플링은 국뷔이며

글 내용은 매회 제 엠피쓰리에 내장된 곡을 랜덤재생하여 재생된그 노래가사에맞춰 흘러갑니다.



++)

드디어 싱잉인더레인 두번째 편이 나왔습니다 두둥!

첫 연재작이라 아무도 안 읽으면 어쩌지ㅜㅜㅜ하고 그랬었는데

읽어주시는 분들 종종 보일 때마다 너무너무 기뻐서 요즘 이맛에 살아요ㅜㅠ

독자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




-


`두번째 노래

랩몬스터 of BTS - 비싼 여자



Singing in the Rain.



대표 사진
비회원244.62
하...사랑해요..다필요없고 그냥사랑해요..작가님♡
11년 전
대표 사진
슙글로즈
앗 비회원님...! 아직 작가님이라는 소리 듣기에 많이 부족한 저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ㅜㅜ! 더 좋은 글 데리고 올 수 있게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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