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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코 전체글ll조회 907




시체 위에 덮어진 천막을 손가락으로 슬쩍 들춰보고는 탄식을 내뱉었다.

 

 

"으..심하게도 해놨네.."

"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사인은 질식사랍니다."

"그럼 죽이고 나서 이래놨다는거야?"

"네, 그런 것 같습니다."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는 말을 꺼냈다.

 

 

"주변에 CCTV는 확인해 본거야?"

"아직입니다."

 

 

목격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 CCTV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그 골목을 찍던 CCTV는 오직 한 대 뿐이었다.

한 대라도 증거가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CCTV를 확인했다.

CCTV 속에 찍힌 거라고는 피해자와 용의자,

그리고 살해 현장을 목격한 남자 한명 뿐이었다.

우비를 입고 있던 덕에 체격만 가늠할 수 있는 정도였기에 알 수 있는 것은

용의자는 180cm이상으로 보이는 큰 키를 갖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한숨을 푹푹 쉬며 CCTV 영상을 USB에 담아 자리를 옮겼다.

 

 

"일단 이걸로라도 목격자 찾아봐."

"네, 알겠습니다."

 

 

.

.

.

 

 

그리고 얼마 뒤 목격자라며 한 남성이 경찰서를 찾아왔다.

 

 

"저기.."

"무슨 일이시죠?"

 

 

남자는 목격자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내밀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 나갔다.

 

 

"저번주에 일어난 살인 사건 목격자를 찾는다고 해서요.."

"아, 네. 이쪽으로 오시죠."

 

 

자신을 살인 사건의 목격자라며 나타난 남자를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마주 앉아 약간은 긴장한 듯한 남자와 눈을 맞추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소개부터 해주시죠."

"아 저는 이재환, 23살 대학생입니다."

"네, 이재환씨. 몇시쯤에 목격하신건지 목격 현장에 대해서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이재환은 입을 떼기 시작했고, 난 이재환의 말을 그대로 노트북에 옮겨 적었다.

 

 

01. 이재환 목격 진술



저는 밤 11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가던 중이었어요.

군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술자리가 잦았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들어서는데

골목 중간 쯤에 우산을 쓰고 가던 여자가 한명 있었어요.

요즘 세상 험하다고, 뒤에서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여자분들이 겁도 먹고 하셔서

여자분이 골목길에서 사라지면 그때 가야겠다 생각하고

골목 입구에 있는 가게 천막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어요.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떤 남자가 우비를 입고 골목으로 달려 들어갔어요.

근데 그 남자가 저를 못 본건지 뛰다가 저랑 부딪혀서 둘다 넘어졌어요.

 

 

"아씨..뭐야.."

 

 

넘어지고 빗물에 옷이 많이 젖어서 성질이 나서 시비조로 말이 나갔는데

남자는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서 고개를 한번 꾸벅 숙이고는 마저 달려갔어요.

우비에 마스크까지 써서 얼굴은 못보고 눈높이가 저랑 맞았어요.

그 남자가 골목으로 뛰어들어가고 몇분 지나서 여자분이 골목에서 없어졌는지

확인해보려고 천막 밖으로 고개를 내미니까 없더라고요.

그래서 골목길에 들어서서 중간쯤 가니까 차들 사이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지나가면서

슬쩍 봤더니 아까 부딪혔던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 있길래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그 남자 발 밑으로 여자 발이 나와 있는데

그 모습 보자마자 그대로 뛰어서 집까지 들어왔어요.

빗소리 때문에 제가 본 줄 몰랐던건지 아니면 봤는데 못 쫓아온건지는 모르겠어요.

꼭 좀 잡아주세요. 그 날 이후로 잠을 잘 못 자고 있어요.

 

-

 

남자는 말을 하는 내내 손톱을 물어 뜯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혹시 용의자가 피해자를 살해하던 당시에 더 기억 나시는 거 있나요?"

"아니요..여기까지 밖에는.."

"네, 협조 감사합니다."

 

 

노트북을 챙겨든 채 방에서 빠져나와 이재환을 보낸 뒤

진술을 정리하고는 피해자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정리했다. 

피해자의 지인들을 정리한 문서를 인쇄하고는

인쇄된 종이를 접어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경찰서 밖을 빠져나갔다.

 

 

"용의자 리스트입니까?"

"그럴 수도 있고. 일단 만나보고 판단해야지"

 

 

차를 끌고 피해자의 이웃집 쪽으로 향했다.

 

 

"계십니까-"

 

 

몇번 문을 두드리자 문이 열리고 방금 잠에서 깬 듯한 남자가 나왔다.

 

 

"정택운씨, 맞으시죠?"

"...무슨 일이시죠."

"형사입니다. 이웃여성분 살해사건으로 인해 찾아왔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조금 열린 문틈 사이로 의심스럽게 나와 동료 형사를 쳐다보던 정택운은

이웃이 죽었다는 말에도 놀란 기색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도 될까요."

"...아니요, 나가서 얘기하시죠."

 

 

들어가려던 날 제지하고는 이내 문을 닫고 들어가더니

5분 정도 지나서야 집 밖으로 모습을 들어냈다.

용의자의 키와 비슷한 정도로 보였다.

 

 

"근처에 카페도 없던데 차에서 얘기하셔도 괜찮으시죠?"

"...네, 그러죠 뭐. 대신 최대한 빨리 끝내주세요."

"알겠습니다."

 

 

정택운과 나는 차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갔다.

 

 

"저번주 금요일 오후 11시경 알리바이부터 얘기해주세요."

 

 

정택운은 기분 나쁜 눈초리로 날 흘기고는 입을 열었다.

 

 

02. 정택운 알리바이 진술

 

금요일 오후 11시면 집에서 샤워를 끝내고 나올 쯤이었어요.

그 전에 한 10시쯤에 밖에 나갔다 왔거든요.

맥주 한 캔 마시겠다고 편의점에 갔었는데

제가 자주 먹던 맥주 재고가 안들어왔다고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빈 손으로 집으로 돌아왔어요.

비가 워낙 장대같이 쏟아져서 등이고 바지고 다 젖어서

찝찝하더라구요. 그래서 씻은 거고.

 

 

"여자 비명이나 뭐 들은 건 없고요?"

 

 

씻을 때 노래 틀어 놓는 걸 좋아해서 노래소리 밖에는 못 들었어요.

아 혹시 용의자로 의심하시는거면 전 그 피해자라는 여자랑 말도 해본 적없고

편의점 갖다 온거는 편의점 CCTV 보시면 되겠네요.

아니면 거기 알바생한테 물어보던가.

 

-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정택운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에서 내렸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협조 감사합니다."

 

 

정택운을 보내고 동료 형사와 함께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다음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카페, 이번엔 두명이야."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한 남성은 기운이 없는 듯 축 쳐져 있었고,

한 남성은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요, 일단 전화로 하셨던 말씀부터 시작하죠."

"네, 일단 별빛씨가 저번주 금요일 오후 11시경 살해 당한 건

전화를 통해 말씀드렸고, 간단한 소개랑 그 시간 쯤에 뭘 하셨는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남자는 한동안 힘들었던 것인지 초췌한 얼굴로 입을 떼기 시작했다.

 

 

"아, 저는 이홍빈. 22살 별빛이 남자친구입니다."

 

 

03. 이홍빈 알리바이 진술

 

별빛이랑 저는 목요일 저녁에 싸웠었습니다.

그렇게 큰 다툼은 아니었는데 서로 상처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원래는 별빛이가 집에 가면서 전화를 했었는데

둘 다 기분이 상해있던 상태여서 전화가 안 왔어요.

그 날 6시부터 7시까지 중고 서점에서 평소에 봐두던 책을 사고

친구들이랑 만나기로한 술집에 갔어요.

평소에 술을 좋아해서 잘 마시는 편인데 그 날따라 별로 마시고 싶지 않더라구요.

근데 술자리에서 별빛이 얘기가 나왔는데

이참에 헤어지라는 둥 이간질하는 소리 뿐이어서 9시쯤 술집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집에 가던 길에 걱정되서 별빛이 집으로 갔죠.

 

 

"전화하면 되는데 왜 굳이"

 

 

깜빡하고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왔거든요.

그런데 별빛이네 가던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중고 서점에서 산 책이 쇼핑백에 담아져 있어서 젖을까봐 천막에서 비를 피하다가

더 있다가는 책이 다 젖을 것 같아서 집에 가서 전화해야지 하고

그냥 그대로 택시타고 집으로 왔어요.

집에서 도착했을 때가 10시 반쯤이었는데, 집에오자마자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더라구요. 그래서 문자를 보냈어요.

어제 화낸건 미안하다고, 화 풀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집에 잘 들어갔냐고 들어갔으면

전화나 문자 한 통이라도 달라고 보냈어요.

그 날 제가 책 때문에 집으로만 안 갔어도, 별빛이가 그런 일은 안 당했을텐데..

 

-

 

이홍빈의 말이 끝나고 나와 동료 형사의 시선은 옆에 앉은 남자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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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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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난 다시 한번 쓰지만 재환이랑 태긔는 아닌거 같닭@.@ 신알신? 하고 갈게!!!! 빠이팅 분명 댓글이 많이 달릴거야!=_=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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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나도 아까 독방에서읽었는데! 범인누군지 지켜볼게...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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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재환이 잠못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놈이마음이여려서ㅠㅠㅠㅠㅠ오구오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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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헣ㄹㄹ뭐야ㅠㅠㅠㅠ담편내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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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어...이홍빈의 진술에서 모순이....?!!! 신알신하고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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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화ㅏㄴ우ㅏㅏ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ㅜㅜㅜ누구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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