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픽은 에피소드 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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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시점은 대학교 방학일 때입니다! 아직 방학한지 며칠 안 된!
라면을 끓여먹을 때 냄비받침대로 사용하는 수학의 정석을 마지막으로 책꽂이에 꽂고는 집 안에 짐 푸는 것을 끝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빌라는 굉장히 특이했다. 복도도 그냥 집안의 통로같이 바닥이 나무로 되어있었고, 계단도 정말 집 안에서 윗층 방으로 올라갈 때 쓰이는 계단 같았기에 정말 집 안에 집처럼 보이는 방들이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서 먼저 살고있는 저 빤쓰요원들도 그렇게 생각했었는지, 맨발로 다니고 말이다.
아까 들어오면서 봤는데, 1층에 신발들이 가득하던데… 설마 거기서 신발을 벗고 집으로 들어오는 건가. ─경수는 신발을 벗지 않았지만 말이다.─
갈수록 신기한 것들이 발견되는 이 빌라가 경수에겐 너무 버거웠다.
“빌라에 가스나들만 있었으면 완벽했을 낀데….”
땀을 훔치던 경수는 수건을 목에 두르고는 서랍에서 아까 자신을 쪽팔리게 만든 형광 파란팬티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얼른 씻고 삼겹살, 십, 십오… 시볼.
소심한 남자와 게이빌라
(소남과 게빌, 소남게빌)
W.게빌
#. 박흥수있다고 바꾸면 된다고 말해요 어무이, 어무이.
멋있는 경상도 남자 도경수는 샤워할 때도 남달랐다. oh 도경수 oh 갖은 폼을 다 잡고 화장실에 입성한 그는 물을 틀 때도 한바퀴 턴을 하고 틀었다. 쏴아아- 쏟아지는 물줄기에 머리를 뒤로 올빽을 하며 턱을 쓸어내린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도경수, 넌.
“어느 별에서 왔노. 와 그렇게 잘났뿌노.”
거울에 있는 경수는 대답이 없었다. 이야- 말 없는 거 보소, 상남자가 따로 없네. 니 그, 뭐가. 이그조 플래닛? 거기서 와뿠노? 경수는 거울의 비친 자신을 쓸어내렸다. 까리한 자슥, 니가 이 구역의 므째이다.
한바퀴 턴을 한 경수는 물을 끄고는 샴푸를 짜 머리에 비벼댔다. 상남자답게 머리를 세워보기도 하고, 어릴 때 초등학교에서 나눠준 영어CD에 나오는 초록색 괴물 지토와 주인공인 남자아이 민수의 머리를 따라해보기도 하고, 2대 8 가르마를 하고 껄껄 웃어보기도 한 경수는 이제 머리를 헹구기 위해 한바퀴 턴을…
-우그르당탕탕 콰당.
“…….”
3
2
1
“…끄아아아악!!!!!!!!!!!!!!!!!!!!!!!!!!!!!!!!!! 내 눈까알!!!!!!!!!!!!!!!!!!!!!!!!!!!!!!!!! 마이 아이볼!!!!!!!!!!!!!!!!!!!!!!!!!!!!!!”
한바퀴 턴이고 뭐고 샴푸가 들어간 왼쪽 눈을 부여잡은 경수가 손을 더듬더듬거리며 수도꼭지를 찾았다. 넘어질 때 샤워기가 같이 빠졌는지 물이 틀어지자 샤워기가 이리저리 날뛰었다. 오른쪽 눈을 간신히 뜬 경수가 더듬더듬거리면서 샤워기를 잡자, 그제서야 안심하고는 샤워기를 왼쪽 눈에 가져다대고 벅벅 문질렀다. 겁나 따가워!!!
따가움과 매움이 가시질 않자, 수건으로 닦아야 할 것 같아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수건과 속옷을 화장실 바로 옆 작은 서랍 위에 올려뒀기 때문이었다.
물기와 샴푸의 거품이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오른쪽 눈을 뜨고 수건을 낚아채 얼굴을 문질렀다.
-툭.
책같은 물체가 떨어진 소리를 들었다. 경수는 차츰 괜찮아져가는 수건을 서서히 내렸다. 설마.
샴푸칠 한 채로 수건을 들고 있는 맨몸 경수가 본 건,
“…형, ……뽕알 세개세요?”
…작네요.
풋, 바람빠지는 웃음을 날리는 김종인과, 너무 웃어대서 컹컹- 끼히익-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는 오세륜이었다. 경수는 그대로 화장실로 뒷걸음쳐 들어갔다. 헐, 시발. 지져스. 나의 아들을 저들에게 보이다니. 어무이, 내한테 김치 한포기만 좀 줘보소. 쟈들 눈까리 한대 쳐뿌게. 경수는 일단 먼저 머리를 헹궈야 한다는 생각에 샤워기를 틀었다. 도대체 와 온 기가?!!
수건으로 몸을 가린 채 문을 살짝 연 경수는 팔을 빼내어 서랍쪽을 더듬거렸다. 아, 아니 있어야 할 팬티가 어디로 갔, 갔노. 계속 더듬더듬거리며 온갖 감각을 세우고 찾고있자 문이 살짝 열렸다.
“팬티 여기있는데.”
패, 팬티야. 니 와 거깄노. 경수의 사랑스러운 ─가장 아끼는─ 형광 파란팬티가 종인의 검지손가락 끝에 달랑달랑 매달려있었다. 재빠르게 낚아챈 경수는 황급히 팬티를 입고 수건으로 다시 몸을 가려 화장실에서 나왔다.
세륜과 종인은 거실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종인은 텔레비전을 보고, 세륜은 깔깔 웃어대며 수박씨를 뱉어 자기 얼굴에 올리고 있었다. 야, 종인아 대박. 콧구멍에 들어가려 그래.
“너, 너희 왜, 왜 왔니.”
“아줌마가 형 수박 먹으래요.”
…근데 그걸 왜 니들이 먹는데.
“다른 형들은 아줌마 집에서 수박 먹고있어요. 형은 안 내려오길래 가져다 주려고 왔죠. 매일 이시간은 과일이나 과자먹는 타임이에요. 앞으로 5시 땡치면 내려오세요.”
세륜은 이번엔 인중에 수박씨를 얹고 말했다. 마치 껌을 깔짝깔짝 씹어대며 오빠들~ 하면서 커피를 따라줄 것만 같은 다방 마담같았다. 오마담. 경수는 세륜이 거울보며 깔깔 웃는 걸 보다가 방에 들어가 강아지가 그려진 회색티셔츠와 유명 메이커 ‘아, 니 (벌써) 다 씀?’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나왔다.
저러믄 뭐하겠노- 삼겹살 쳐묵겠지이-.
경수는 지갑을 챙겨들고 거실로 나왔다. 텔레비젼을 보느라 말이 없던 종인은 신발을 신는 경수를 보고서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신발은 빌라 앞에다 가져다 놓으세요. 복도 더러워지잖아요.”
ㅡㅡ;; 딱 이표정이었다. 허, 저 까리한 눈빛 보소. 시발, 멋있고 지랄이여. 근데 빌라 앞에 놓는 니들이 이상한 거여…. 경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경상도 도경수였다면 닥치라, 내 알아서 할 낀데 니가 와 참견하노? 라고 했겠지만 여기는 서울, 서울말 쓰는 사람들이 있는 곳. 서울 도경수는,
“아, 알, 알았어. 앞으로는 빌라 입구에 벗어놓을게.”
역시 소심했다.
***
고기 20인분은 정말 돈도 엄청 깨지고 아닌 것 같아, 17인분을 샀다. 20인분이랑 별로 차이도 안 나, 다들 차이를 모를 게 분명했다. 겨우 3인분 뺐는데 뭘. 경수는 쭈쭈바를 입에 물고는 ─주택가에 만들어진 빌라라 모양도 주택모양이라서 빌라같지 않은─ 빌라 앞에 도착했다. 아까 나가기 전에 아줌마가 알려준 번호를 생각하고 앞에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자 띠리릭- 하고 열렸다.
“핡 시발!!”
문을 열자마자 놀란 이유는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고기냄새를 맡았는지, 아줌마네 집에서 튀어나오는 좀비같은 빤쓰요원들 때문이었다. 왔어 경수요원?! 심각하게 반기는 그들을 보는 경수는 맨 뒤에서 백현의 어깨에 손을 얹고 백현을 쳐다보는 남자를 발견했다. 빛나는 흰똥 남친인가. ……읭?
“헐?”
“헐?”
“커피숍 도비?!”
“커피숍 가베라데?!”
찬열과 경수 사이에선 정적이 흘렀고, 백현은 둘을 쳐다보다 아까 경수가 말한 그 ‘도비새끼’ 가 찬열이란 걸 알게 되자 헛웃음이 터졌다. 도경수 미친놈아!! 누가 도비래!! 백현은 바락 소리쳤고, 루한은 세륜아, 도비가 모야? ㅇ_ㅇ 라며 물었고 세훈은 …aㅏ. 해리포터에 나오는 거 있어… TㄴT 세륜이라고 부르는 루한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백현은 경수의 손목을 잡았다.
“옥땅으로 따다why새끼야.”
Aㅏ.. 죽었다. 백현은 권상우를 따라하며 경수를 잡아끌었다. 경수는 고기를 세륜아, 너가 갖고있어. 라며 세훈에게 넘겼고 세훈은 알았어요…. 눈물을 훔쳤다. 경수는 백현에게 끌려가면서 찬열에게 몰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 설명할 거니까,”
“사투ㄹ…,”
“조용히 hey새끼야.”
당황한 도비는 입을 다물었다.
***
삐침+화남 백현을 잘 타이르고 넘긴 경수 ─백현이랑은 편해져 백현에게선 소심남에서 벗어난─ 는 백현과 룰루랄라 애들을 불러모았다. 찬열이 올라오자 경수는 몰래 찬열을 데려가 모든 걸 설명했다. 이러쿵 저러쿵, 그러니까 내가 지방사람인 건 비밀로 하라꼬!! 찬열은 이상한 이유로 코스프레를 하고있는 경수가 웃겨 깔깔 웃다가 경수에게 한대 맞았지만 약속을 해주었다. 아줌마까지 옥상에 있는 마루에 모이자 다들 음식을 준비했고, 마지막으로 소주까지 꺼내놓자, 백현이 눈빛을 보냈다. 야, 도경수.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고기 구울gay새끼야. 됐냐 게이새끼야.”
“오, 형. 라임 죽여주네요.”
세훈은 생글생글 웃었다. 니가 더 나빠, 내가 처음 온 사람인데 내가 왜 니네들한테 대접을 하는 건데? 경수는 고기를 올리자, 세훈이 냄새를 킁킁 맡았다. 경수형, 잠깐만. 세훈은 고기를 집는 경수의 팔을 잡았다. 경수는 화들짝 놀라, 왜, 왜! 라며 난리를 쳤다. 설마 17인분인 거 들키는 건 아니겠지.
“후라이팬에 손목 데어요. 조심해요.”
“어, 엉.”
“…세륜, 너 지금 경수 챙겨주는 거야…?”
루한은 세훈이 경수의 팔을 들어주자 훌쩍거리는 척을 했고, 찬열은 이때다 싶었는지 사마귀처럼 낄낄 웃어댔다. 오세훈이 도경수를 더 좋아하나보지 낄낄. 루한은 찬열을 째려보았다. 찬열이 낌새를 알아채고 도망치자 루한은 아직 자르지 못한 통마늘을 한 움큼 쥐더니 도망가는 찬열의 뒤를 쫒았다.
“야 개새끼야!! 거기 서!!”
종인은 가위로 쟁반을 챙- 하고 치더니 외쳤다. 루한 vs 찬열, 제 1 대결!! …백현아, 김종인은 어떤 사람이니. 집게를 내려둔 경수가 백현을 쳐다봤다. 백현의 눈에서는 불이 화르륵 타오르고 있었다. 누가봐도 루 누나와 박 도비의 저 행동은 서로 싫어서 죽으려고 하는 긴데, 설, 설마 똥백 너는 질투가 나는 거가? 경수는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결국 아줌마에게 잡힌 두 남자는 무릎 꿇고 양손을 든 채로 고기가 다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종인은 조용히 책을 덮더니 갑자기 깔깔 웃어댔다. 점마는 또 와 저러노. 형들, 형들 있잖아. 아까 우리 간식타임 때 나랑 세훈이랑 경수형네 집에 올라갔잖아-.
헐, 안 돼.
세훈이 그 말을 듣고 생각났는지 낄낄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때 경수형이 맨몸으로 화장실에서 나와서 끅끅. 수건으로 지 얼굴 닦더라고 끅끅. 머리에 샴푸칠하고 나왔어, 킬킬. 저 형은 머리 헹구지도 않나봐.”
아, 김치가 필요해. 김종인 멋있다는 거 취소한다, 시발. …웃는 것도 잘생겨뿟노.
“근데 시발, 큭큭큭-. 김종인이 뭐라는 줄 알아, 형들?”
세훈은 얼굴을 굳히더니 두꺼운 쌍커풀을 만들어내고 잔뜩 폼을 잡았다. 그리고는,
“…형, ……뽕알 세개세요?”
깔깔 웃어댔다. 시발 개객끼. 경수의 얼굴이 빠르게 빨개져갔다. 종인과 백현은 배를 부여잡고 깔깔 웃어댔고, 찬열 또한 같이 사마귀표정을 지어대며 웃어댔다. 루한은 항항항- 상추로 입을 가리며 웃어댔고, 아줌마는 한마디를 더 거들었다. 경수, 거기는 성장이 언제 멈췄대?
찬열은 클클 웃더니 소리쳤다. 이제 도경수는!
“도산 안창호, 백범 김구처럼 호가 붙는다!”
“뭐?”
“뽕알 도홐킄킄 켱수흑큭큭, 도경수.”
결국 도뽕알은 새로 꺼내던 고기를 박찬열한테 던졌다. 고기가 찰지게 박찬열의 뺨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오세륜은 안 돼애!!! 소리를 지르며 고기를 구하러 뛰쳐갔고, 모두들 ‘뽕알 도경수’ 에 미친듯이 폭소했다.
게이빌라의 저녁은, ‘도뽕알’, ‘뽕알 도경수’ 로 끝났다. 아, 오세륜이 결국에 17인분인 걸 알아내고 도뽕알의 멱살을 쥐는 저녁으로 끝나기도 했다.
-
에피소드 제목이 왜 ‘박흥수있다고 바꾸면 된다고 말해요 어무이, 어무이.’ 인지는 아시겠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중간에 유명 메이커 ‘아, 니 (벌써) 다 씀?’ 은 아디다스에요! ㅋㅋㅋㅋㅋ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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