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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준면과 눈을 맞춘채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집을 나오다가, 혹은 들어오다가 그를 마주치는 상상은 꽤 여러번 했었지만 이렇게 막상 마주치고 나니 입가에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어, 어. 너의 목소리는 매끄럽지 못하게 끊어져서 들렸다. 준면은 한참을 널 관찰하듯 뜯어보더니 마침내 활짝 웃었다.

맞지? 선화초등학교.

으, 응? 바보같이 말을 더듬는 너가 넌 너무 답답했다. 준면은 여전히 해맑게 웃었다. 너도 우리학교였네. 문과야 이과야? 정신을 놓기전에 침착하기 위해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뜬 너는 간신히 문과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I see through you...노래가 여전히 끊길듯 말듯 재생되었다. 준면은 배시시 웃더니 그 나이대 남자애같지 않게 말을 끝맺었다.

종종 인사해, 학교에서.

으.응.

너는 도망치듯 집 안으로 들어왔다. 준면은 학교에서도 꽤나 인기있는 타입이었다. 잘생기고 성격도 좋은데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전형적인 이미지였다. 그에 비해 너는. 너는 거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경까지 더해져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인 너는 그렇게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보통체형의 여자였다. 그제서야 현실이 자각되는 것 같았다.

준면옆에 설 일은 죽어도 없겠구나,하는 우울한 생각.

*

자습시간은 조용했다. 남녀분반을 한 너의 반은 당연히 34명 모두 여자였다. 교과서에 필기를 하고 있던 너는 불현듯 준면의 얼굴을 떠올렸다. 너보다 훨씬 잘하는 공부, 잘생기고 인기많고 온화한 성정. 너는 입술을 깨물었다. 불안하면 나오는 너의 특유의 버릇이었다. 공부라도 비슷하게 해야지. 중얼거리는 너는 다시 공부에 열중했다. 답답했다. 콩나물시루처럼 들어선 학생들에 너는 눈을 몇번 끔벅댔다. 히터 때문에 눈이 따가웠다.

하교길. 열한시의 거리는 고등학생들을 울컥울컥 쏟아내는 학교탓에 예상 외로 북적였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간 너는 버스에 타는 친구를 배웅하고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 너의 가방을 잡아챘다. 겁이 많은 성격의 너는 매우 당황해 비명소리조차 지를수없었다. 어떻게, 하지. 머리만 굴리고 있는데 익숙하고 포근한 향이 흩어졌다.

어어, 놀랐어?

준면이었다. 너는 긴장이 탁 풀리며 동시에 부끄러워졌다.얼굴에 열이 홧홧하게 오르는 게 느껴졌다. 너의 옆으로 나란히 걷는 준면과 너 사이에 정적이 흩어졌다.

야자 몇시까지해?

나...수요일엔 열한시까지해.

와 나돈데. 준면의 머리를 저녁의 바람이 헝클였다. 그럼 우리 집에 같이 갈래? 화들짝 놀란 널 보며 준면은 웃었다. 내 집 말고. 우리 아래윗층이잖아. 아, 기억하네. 그리고 다시 웃음. 너는 이 상황이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 준면은 웃으며 그저 발걸음을 맞출 뿐이었다.

모의고산, 잘봤어?

아.. 아니.

너 이름 봤는데. 일등했더라.

하, 한과목뿐인데..너는..전체에서 열번째로 잘하더라. 너는 쭈뼛거렸고 준면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널 보며 큭큭거렸다. 아 넌 원래 말을 그렇게 해?

어...어?

진짜 귀엽다.

웃음기 서린 준면의 목소리에 너가 그제야 긴장을 조금 풀고 작게 웃었다. 장난치지마. 아닌데? 진짠데? 가로등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그려냈다.

☞‘☜두번째! 이런 글 오랜만에 썼더니 문체가 엉망이네요.

모쪼록 재미있게 봐주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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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기 징어랑 준면은 공부 진짜 잘하네 ㄸㄹ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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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ㄸㄹㄹ... 엘리트 김준면과 모범생징어를 써보고싶었어요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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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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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헣... 뭔가 이런 징어를 쓰고싶었으요! 징어도 똑똑하고 공부존잘이고 준면이또한...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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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준면아ㅜㅜㅜ신알신하거가여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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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고마워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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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준면이 엘리트역 진짜 잘어울림bb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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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그쳥ㅋㅋㅋㅋㅋㅋ엘리뜨하면김준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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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역시 준면이는 엘리트역이 최고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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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체고시다 김준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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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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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
독자님도 에리트가 되시는거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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