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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23

 

[안녕하세요! 여기는 역할대행업체 Help me! 입니다]

 

잠잠한 점심식사가 끝나고 식곤증이 몰려오는 오후, 찬열을 빈둥빈둥 의자에 앉았다 컴퓨터를 켰다 껐다 하는 ADHD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잘 될것만 같았던 대행업체가 초반에 인기몰이를 했다가 현재는 반응도 없고.., 찾는 사람들도 없고.. 찬열은 '아, 망했다..' 라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곰곰히 생각하다 이걸 얼른 없애고 다른 사업을 뭐 할까 고민하며 종이를 꺼내는 찰나

 

'따르릉'

 

전화다! 전화가 울렸어! 찬열을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역할 대행업체 Help me! 입니다! 무슨일로 전화하셨는지요? 아하하!"

재빨리 랩같은 인삿말을 건내고 방싯 방싯 웃는 찬열이었다. 그 찬열을 보고있던 종인은 한숨쉬며 내가 얼른 다른 자리를 찾아봐야 할텐데.. 월급만 낮았으면 이 일 때려 친다.. 라는 생각과 함께 책상에 철푸덕 누웠다.

 

"... 저기, 문의 할 게 있는데요. "

"네! 고객님, 어떤 일로 전화 드렸는지요! "

"거기가 역할 대행업체라고 간단.. 아니, 상황 연출이 가능하다 들었습니다."

"아- 네! 가능하죠. 자세한 상황을 여쭈어 봐도 될런지.."

"..그, 돈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네?"

"..저랑 연애하는 연기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헐."

 

찬열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돈이라는 그 단어때문에 급히 정신을 차렸다. 종인 옆에 있던 세훈은 무표정으로 찬열을 잠시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종인의 등을 토닥거렸다.

 

"그, 그.. 소..손님. 어.."

"..안돼나요?"

"됍니다! 다 돼요! 아하하! 그, 그런게 저희 지, 직업인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사무실로 와서 이야기를 하죠! 아하하!"

"..거기 주소가 어디죠?"

 

찬열은 급히 사무실 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큰 눈을 뻐끔뻐끔 거리며 혼이 반쯤 날라간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돈.. 돈이 궁했던 찬열은 멍때리던 눈을 금방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꿔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어? 백현이 형 왔어요?"

"어, 오냐. 날씨가 덥다. 에어콘 좀 틀어봐라."

세훈은 얼른 에어콘을 켜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에게 물을 갖다 주었다. 백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반짝 거리는 큰 눈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찬열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혀를 찼다.

 

백현은 자리에 앉아 오늘 마쳤던 관계 상황 연출을 글로 옮기고 있었다. 오늘 백현이 맡았던 상황 연출은 무척 힘들었다. 여자 손님이 와서 제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해달라고 연인 행세 해달라고 찾아왔던 것이었다. 백현은 솔직히 그런 상황 연출은 싫었지만 븍츤을 으 그스끄.. (박찬열 이 개,새끼..) 때문에 하게 되었던 것인데. 이런 일은 솔직히 세훈이나 종인이 하는 일 이었다. 근데 요즘 이것들이 지들끼리 눈 맞아 연애놀음이나 하더니만.. 거의 모든 일을 백현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백현은 그 자리에 나가 주먹으로 뺨 몇대 맞고 온갖 쪽팔림 다 당하며 일은 마무리 됐지만 백현은 그래도 짜증이 났다.

 

꿍얼꿍얼 거리고 있는 백현을 보고 찬열이 '호오.. 이 변백현 자식을 그 게이 손님과 한번.. ' 이라는 무시무시한 각본이 머리에 쓰여졌다.

또 다시 찬열은 백현을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백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얼른 오늘 한 일을 글로 써 마무리 한 다음 퇴근 할 생각 밖에 안했다.

세훈과 종인은 찬열의 눈빛을 보고 '불쌍한 백현이 형..' 마음 속으로 백현을 애도 했다.

 

"종인아,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오늘 너희 집에 아무도 없는거지? 오세훈?"

"아, 당연하지!"

"..그럼, 나 자고 갈래.."

"그래, 그래! 오늘 이 오빠가 치킨 쏜다."

"오빠는 무슨.. 치킨은 잘 먹을게."

 

박찬열이 외쳤다.

"닥쳐! 이 게이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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