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너를 만나려 하는 마음이 굴뚝 같구나.'
-도경수
조선의 꽃 (부제 : 종이 한장 ) 03
W. 빵빠레
김종인이라는 호위무사의 눈빛을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를 향해 미소 짓던 그 모습이 참으로 멋있다 생각했다. 어쩌다 다시 만나면 담소를 나누고 싶다. 초에 올라온 불을 입김으로 불어 사라지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잠에 빠져들었다.
'OO아?'
어디서 나를 부르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주의를 살폈다. 하얀 나팔꽃이 온 사방에 피어있고 저 멀리 어떤 한 사내가 부채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나를 부른다. 그 목소리가 참으로 그리웠다. 하얀 나팔꽃을 옆으로 손으로 밀며 사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 걸음만 더 가면 사내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만큼까지 왔다. 손으로 부채를 뺏으려고 하는 순간 나의 어깨를 감싸 안는 사내의 행동에 놀랐지만 얼굴을 볼 수 없다. 사내의 가슴팍에 얼굴이 묻혀 목소리만 들었다. '보고싶었다.' 라는 말에 괜시리 가슴이 살랑살랑 바람이 부르는 듯 간지러진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도 낯설지 않고 더 만져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한참을 내 머리를 어루어만지던 손길을 거두고, 사내의 입술이 내 귀에 닿았다. 무슨 말을 할려는지, 뜸을 들이던 사내는 조심스럽게 내 귀에 대고 말한다.
'그대가 쓴 일기를 보시오.'
이 말과 함께, 사내의 몸은 꽃잎으로 서서히 바뀌면서 저 멀리 흩어져간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꽃잎을 잡았고 손바닥 위에 올려진 꽃잎은 서서히 녹으며 하나의 한자를 표현한다.
戀 [ 사모할 련 ]
그 한자를 보고 눈이 띄자, 새하얀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는 것을 보고 아침이 밝았다 생각했다. 그 꿈은 무슨 뜻을 나에게 줄려고 했을까? 현대에서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차피 보잘것 없는 인생에서 일기를 써봤자 허탈하고 허무한 하루만 있다 생각해서 쓰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생의 나였다면, 쓸 것이다.
"아가씨, 밥 드세요."
1년동안 어머니를 보살피러 갔던 연이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나는 누군지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그러니 눈시울을 붉히며 '아가씨.' 라는 말만 계속 중얼거렸다.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연이는 알고 있을 터. 그것을 알아야 한다. 가까운 벗은, 필시 나보다 더 잘 알테니까. 방으로 들어오는 연이는 반찬과 밥이 가득 든 밥상을 내 앞에 놓았다. 그저 내가 일어나서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아가씨는, 이 반찬을 많이 좋아하셨어요' 라는 말과 동시에 나의 숟가락에 생선을 발라 놓아준다. 그 숟가락을 입에 넣기 전 연이에게 입을 열어 물었다.
"연아. 내가 전에 쓴 일기는 어디에 있어?"
"네? 아가씨가 쓰시던 일기장이 어디에 있습니까?"
"넌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서 다 티가 나는 구나."
"아, 아씨."
짧게 한숨을 쉬며, 숟가락에 있는 밥을 입에 넣어 먹었다. 한 순간의 정적에 연이는 안절부절 못한다. 전생에 내가 무슨 말을 했기에 저런 행동이 나오는 걸까. 설마, 일기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인가? 이러면 곤란하다.
"경수 도련님과 만났던 곳에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뭐?"
"그것이…."
"빨리 말하지 못해?"
"쇤네, 자세히는 모르지만, 처음 경수도련님과 만났던 장소 그니까. 산 속 깊은 골짜기에서 일기장을 두셨다고 저에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깊은 골짜기? 그 곳은 또 어디인가. 밥을 먹다 말고 일어나 갈 채비를 하자 연이는 몰라 '아가씨!' 라고 소리를 친다.
"연이야. 난 그것이 필요하단다. 없으면, 평생 기억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야."
"그, 그러면."
"…."
"오늘 잔치가 벌어질 예정이라서 묘시[(卯 時) 5시~7시 ]까지는 오세요."
"그래. 어디에 속하는지만 알려주면 좋겠구나."
*
머리를 위로 올리며, 치마 대신 바지를 입었다. 거의 오랜만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바지을 입자 활동이 편했다. 연이가 가르쳐준 산에 도착하자, 산이 많이 가파르다. 누가 길을 만들었는지, 길을 따라 올라가자 산짐승의 울음소리와, 자연의 냄새가 동시에 귀와 코를 통과했다. '조금만 더 올라가시면 빨간 댕기를 보실 거에요. 거기서 조금만 옆으로 돌리시면 골짜기가 나옵니다. ' 연이의 해설이 생각나 두리번 거리며 주의를 살폈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빨간 댕기가 보이자, 빠르게 올라가서 댕기를 확인했더니, OOO. 이라는 내 이름이 적혀있다. 그러나 서체는 나의 글씨가 아닌 남정네의 서체다. 그리고 조금 옆으로 몸을 돌리자, 큰 물 웅덩이와 함께 산 골짜기가 보인다. 조심스럽게 내려가, 목이 말라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산 골짜기에 큰 동굴이 있을거에요. 거기에 아가씨가 가진 일기장이 있을 겁니다.'
왜 그리 자세히 알고 있을까 의 물음은 나중에 갔다와서 물어볼 예정이다. 물 웅덩이 옆에 커다란 동굴이 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동굴 속에 들어가기엔 너무 무섭지만, 일기장을 가지고 있어야 무슨 일이 벌어질 때, 놀라지 않고 행동을 할 수 있다. 정신을 차리며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캄캄한 어둠 속 위엔 작은 구멍이 뚫어져 있다. 그 빛을 따라 움직이자, 네모난 바위 위에 책을 넣은 만한 상자가 있다. 그 위엔 나의 이름과 도경수의 한자가 적혔다. 아마 여기가 둘만의 장소였을 것이다. 바위 옆엔 불을 피울만한 초와 부싯돌이 있다. 빠르게 부싯돌에 마찰을 일으켜 불을 피게 한 뒤 초에 옮겼다. 그제서야 주의가 조금씩 밝아졌고 상자 안에 있는 일기장을 꺼냈다.
[ 그를 보자마자, 나는 행복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이렇게 행복한 일이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왜 전하께선 그를 중국으로 유학을 가게 한 것일까? 그가 무슨 짓을 했다고. ]
[ 그에 대한 소식이 와ㄷ ]
소식이 왔다는 글씨가 물에 젖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죽었다는 뜻일까? 그녀가 사랑한 남자라면 어떤 분일까. 일기장을 넘기다 말고 한장의 종이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그 것을 주우려고 하자, 누군가 여기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빠르게 초에 바람을 불어 끄게 한 다음 구석 진 곳으로 도망갔다. 그러자, 바닥을 툭툭 건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빛이 들어오는 곳을 지나가는 사내를 보았다. 그러나 한 쪽 눈을 천으로 가린 채 무엇을 찾는 건지 주의를 두리번 거린다.
"여기구나…."
사내는 내가 아까 꺼낸 상자 앞에 앉는다. 그러자, 안에 일기가 사라진 것을 알고 크게 놀랐는지 일어설려는 것을 내가 입을 열어 가는 걸 막았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디서 나오는 소리인지 몰라 사내는 고개를 돌리다 나를 발견한다. 그러자, 한 쪽 눈이 크게 흔들린다.
"OOO아가씨 아닙니까?"
그리곤, 나에게 절을 하는 모습에 놀라 사내에게 가니 눈물을 흘린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을 계속 반복한다. 무슨 잘못을 크게 했길래 나에게 죄송하다고 하는 것인가.
"죄송합니다만. 존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도씨 가문의 막내이옵니다."
도씨 가문이라면, 도경수의 동생이라는 말인가. 그런데 왜 눈 한 쪽을 가린채 아픈 몸을 이 끌고 왔을까.
"형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왔는데, 아가씨가 있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습니다."
"…."
"전하의 명에 따라 중국으로 떠난 형제들은 이것저것 배우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집으로 들어온 첩자들과 싸우다 크게 부상을 당하신 형은 거의 의원들도 손을 놓았죠. 형은 전하께 자신을 죽었다고 왕께 전하라는 말에 저희 형제는 어쩔 수 없이 적었습니다. 그리곤 아가씨께도 적었죠. 하루가 멀다하고 피를 토하는 형은 아가씨를 많이 걱정했습니다. 유학만 잘 갔다오면 아가씨와 혼례를 할려고 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형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피를 토하는 모습에 형제들이 적힌 종이 한장을 보았습니다."
"…그게 무엇이었습니까?"
"아가씨가 죽었다는 종이였죠. 형님은 이제 살 생각이 없으신지 계속 밥도 안먹고 그런 생활이 점차 늘자 그만 가셨습니다. 저는 도중에 산적을 만나 이런 몸이 되었지만, 형님의 마지막 유언을 들어줄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
"아가씨가 적은 일기장과 함꼐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렸다. 아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몸에서 느끼는 감정이었다. 손으로 눈물을 닦고 또 닦아도, 계속 눈물은 흘렸고 그의 동생은 나에게 마지막으로 종이 한장을 주었다. 도경수가 죽기 전, 나에게 남긴 마지막 서신이라고.
[ 사랑하오, 보고싶소 ]
난 종이 한장을 보고 그 자리에서 알 수 없는 마음이 주체가 되지 않아 그대로 울부짖었다. 뭔가 하늘에게 크게 말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도 사랑한다 라는게 아니였을까.
여주 꿈속에서라도 등장시켜달라는! 원래 스토리 상 꿈에서 힌트를 주는 경수의 포인트였는데..들키는 줄 알고 놀랐습니다. 불마크 써야 하는데 ㅇㅅㅇ....써야하는데...ㅇㅅㅇ...이게 더 끌린다능 15편? 정도 만에 끝나는 소설이라 빨리 빨리 쓰고 빨리빨리 끝내야죠. 오늘은 경수의 행보였다고 봅니다. 다들 사내가 들어오는데 경수인줄 알았죠? 움하하하하ㅏ핫! 저는 절대로 죽은 사람을 다시 되살리는 기술은 없답니다. ㅇㅅㅇ! 달달한 물은 언제 등장합니까? 라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언젠간 나오겠죠. 넹 언젠간 나올겁니다. 우우훗 순간 댓글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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