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특종.""뭔데?""준면오빠 이상형 알아냈다?""헐. 대박.""알려줄까?""응!""긴 생머리의 문학 소녀, 준면오빠 이상형이래.""와, 준면오빠 답다."변기 위에 앉아 내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내 트레이드 마크로 긴 생머리가 자리매김 한 지 오래였다. 아싸. 1차 합격. 좁디 좁은 화장실 네번째 칸에서 준면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엿듣고 있다는 사실이 하자이긴 했지만, 준면오빠의 이상형이라면 고급 정보 축에 속했다. 긴 생머리는 준비 됐으니 문학 소녀가 되면 게임 끝. 레버를 눌러 물을 내리고 칸의 문을 열고 나가 세면대 앞에 섰다. 거울 속에 비춰지는 긴 생머리가 오늘따라 윤기나 보이는 건 내 착각이겠지만. 깨끗하게 손을 씻고 준면오빠에 대해서 이야기 중인 여자 아이들 무리를 째려봐 주었다.준면오빠는, 나만의 오빠가 아닌 만인의 오빠였다....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입학을 한 후 도서관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생각보다 좋은 도서관 내부에 도서관 안을 둘러보며 책장으로 향했다. 두껍고, 어려운 책이 필요했다. 이리저리 책장을 오가며 책을 골랐다. 그 어느때보다도 신중해야만 했다. 준면오빠가 생각하는 긴 생머리의 문학소녀란, 써니에 나오는 수지-민효린.- 같은 이미지일테니 말이다. 책장을 몇번이나 오고 가다 고른 책은 김영하 작가의 빛의 제국 이라는 작품이다. 책을 대출하고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품에 꼭 안았다.......야....ㅇ어야.오징어. 일어나.헐. 꿈꿨다. 꿈에 준면오빠가 나왔다. 일어나자마자 준면오빠 꿈을 꿨다는 사실에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김종대는 그런 나를 보며 침이나 닦아, 병신아. 라고 말했다. 아, 책에 침 묻었다. 이 책 수면제같다. 잠 안올 때 애용해야지. 문학 소녀가 되겠다는 다짐 하에 패기 돋게 책을 펼친 나는 몇 글자 지나지 않아서 흰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씨다. 하며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김종대는 혀를 끌끌차며 밥 먹으러 가자고 재촉했고 나는 거울을 보며 얼굴 상태를 정리하고 옆구리에 책을 끼고 급식실로 향했다.책을 가져가는 이유는 단 하나, 준면오빠가 볼 지도 모르니까......등교 길은 거지같다. 여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미친 언덕을 아침마다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학교를 다닐수록 다리에 알이 빡 서는 느낌이다. 세륜 언덕. 사라져주실게요. 저질 체력의 투 톱을 달리는 김종대와 나였기 때문에 헉헉 대며 기다 싶이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거기 너.""...""아디다스 가방, 너."뒤를 돌아 저요? 하고 묻자 준면오빠가 그래, 너. 하며 손짓한다. 준면오빠의 앞으로 가 쭈뼛쭈뼛 서자 준면오빠는 살짝 웃더니 너 치마 짧은 거 알아, 몰라. 하며 고나리를 하기 시작했다. 치마를 줄인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자 2학년 1반 오징어. 맞지? 하고 묻는다. 고개를 들고 어떻게 아냐는 듯한 표정으로 준면오빠를 바라보자 준면오빠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치마 늘려서 검사 맡으러 와. 이번주 안으로. 아, 검사 맡으러 올때는 학생회실 말고 3학년 1반으로 와서 나한테 검사 맡아. 알겠지? 알겠으면 교실로 들어가. 지각하겠다.멍하니 준면오빠의 얼굴만 쳐다보다가 고개를 대충 끄덕였다. 굳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나를 김종대가 억지로 끌고 교실로 들어갔다....3학년층 복도는 무섭다. 하필이면 3학년 1반은 복도 맨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망할. 복도가 이렇게 길었었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왜그렇게들 쳐다보시나요....3학년 1반 뒷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준면오빠가 나를 기억 못하면 어쩌지. 쓸데없는 걱정들이 머릿 속을 채워나갔다. 뒷문에 손을 댔다가, 뗐다가를 반복하고 있을 때 뒷문이 열리며 여러명의 남자 무리가 튀어나왔다."어? 오징어다.""오징어? 아, ...준면이 걔?"네? 준면이 걔요? 뭐지, 이 사람들. 내가 준면오빠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안거야. 무당인가. 아니면, 김종대 이 비글 자식이 소문낸건가. 혼란에 빠진 나는 여러명의 남자 무리를 이끌고 복도 구석으로 향했다. 어리둥절 한 표정을 하면서도 흥미롭다는듯이 끌려왔다."저기요."8개의 눈이 나를 향했다.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준면오빠의 친구들인 듯 했다. 말 해보라는 듯 나를 쳐다보는 눈들에 기가 죽었지만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맞아요. 제가 준면오빠 좋아하는거. 그거 준면오빠도 알아요? 만약에 모르면 말 하지마세요. 부탁 드릴게요. 준면오빠가 치마 검사 맡으라고 해서 온건데, 오빠들이 보셨으니까 됐죠? 그럼 저 가볼게요. 준면오빠한테는 꼭, 비밀로 해주세요."다다다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렸다. 망했네, 망했어. 전교생의 놀림감이 될 게 뻔했다. 김종대를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 날까. 이를 바득바득 갈며 교실로 향하려는데,"잠깐만."그 무리 중 한명이 나를 붙잡았다. 도 경 수. 명찰에 정갈한 글씨체로 적혀있었다. 준면오빠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이던 이름이었다."준면이가 검사 맡으러 오라고 했다며. 그럼 준면이한테 맡아야지.""네? 그게...""준면이는 목이 빠져라 네가 검사 맡으러 오길 기다리는 거 같던데, 가 봐. 얼른.""가자, 가자."얼떨결에 네 명의 남자들에게 밀리고 밀려 3학년 1반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소란스럽자 공부 중이던 언니 오빠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한다. 이런 거 부담 스러운데. 준면오빠는 창가 자리에서 이어폰을 꽂고 참고서를 보고 있었다. 준면오빠의 앞에 서자 준면오빠가 한 쪽 이어폰을 빼며 나를 올려보았다."치마, 늘려왔는데...""일주일 시간 줬다고 마지막 날 오네.""아, 그게...""기다렸잖아. 안오면 잡으러 가려고 했는데.""...검사 맡았으니까 저 가볼게요."잠시만! 하는 준면오빠의 목소리에도 쌩하니 교실 뒷문을 닫고 도망쳤다. 미쳤어, 미쳤어. 준면오빠의 친구들 앞에서 준면오빠를 좋아한다고 인정해버리다니. 빨개질대로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계단을 내려갔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가까이에서 본 준면오빠는, 완벽에 가까웠으니까.눈빛 하나, 말 하나, 행동 하나, 그 어느 것 하나 나를 설레지 않게 만드는 건 없었다......네? 갑자기 웬 선도부 준면이냐구요? 연애 고자 글 고자인 제가 연애하는 글을 쓰려니 온 몸에 솔로암이 돋는 듯 해서. 학교 훈남 백현이썰은 제가 연애라는 것을 하는 순간 다시 데려오는걸로...!!제 머릿 속에 넘쳐나는 글 하나 던지고 갑니다.연애라는 것을 해야 연애하는 글을 쓸텐데.. 또르르..제 글에는 불마크 음마는 없을 거에요. 그냥 이렇게 소소하고 설레는 글 들을 쓰고 싶어요. 여러분이 좋으시다면 더 좋지만, 1차적으로 제 망상을 채우기 위한 글입니다.꼭 글의 끝이 연애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간질거리는 조각들 들고 올게요. 뿅.암호닉 파라다님, 염소님, 팝콘님, 하트님, 부농이님, 앵두님, 떡뽀끼님, 큥큥님, 사과님, 아따님, 싸랑해님, 김종대학교님, 최면님, 맑음님, 벚꽃님, 인수니님, 핫뚜님, 만두님, 댕기님, 0408님, 모모님, 사탕님, 응가송님, 핑구님, 원숭이님, 찬블리님, 져지님, 김자베님, 굥수꼬야님, 준민행쇼님 감사합니다.For. 준민행쇼. 애타게 준면오빠를 외치던 그대에게 주는 선물. 그러므로 구독료는 없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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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