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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슈] 노란 병아리와 까칠한 햄스터02 | 인스티즈

 

세훈X민석

 

 

 

2.너랑 나는.

 

 

평소와 다름 없이 편의점으로 출근한 민석은 매고 온 크로스백을 내려놓지도 않은채로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종대는 조끼를 벗고 퇴근을 준비하다 정신이 반쯤 나간 듯 눈을 게슴츠레 뜬 민석의 앞에 섰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말도 없이 편의점 안나오면 더워서 죽은건줄 알아라."

 

여기 대한민국 맞냐? 체감온도로는 아마존 로우킥 날릴 정돈데? 민석이 이마에 땀방울을 잔뜩 매달고 중얼거렸다.

 

"근데 손에 들린건 뭐냐?"

"아,이거?"

 

종대가 가르킨건 민석의 작은 손에 들린 리락쿠마 미니 선풍기였다.

 

"보면 모르냐?선풍기잖아."

 

종대는 민석을 한번,민석의 손에 들린 미니선풍기를 한번 보더니 벌레라도 본 듯 미간을 확 찌푸렸다가 이내 쪼글쪼글 찌푸려진 미간을 풀고 실실거렸다.

 

"뭐야,김민석.. 언제 그렇게 취향이 유아틱해지셨어? 뭐 알바하다가 파릇파릇한 여고딩이랑 눈이라도 맞았나아? 말로만 듣던 도둑놈 뭐 그런거야아?"

 

말꼬리를 늘이며 고개를 들이미는 종대의 눈이 특종을 잡은 기자처럼 번쩍거렸다.

 귀찮은듯 종대의 얼굴을 툭 밀어낸 민석의 입술이 부루퉁했다.

 

"미쳤냐? 그건 범죄야."

 

 

 

-

 

 

 

오후 3시 26분의 편의점은 한산하기만 했다.

그래도 오전중에 수리한 에어컨 덕분에 민석은 서서히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삐그덕 거리며 몸을 일으킨 민석은 크로스백을 벗고는 반듯한 이름표가 매달린 조끼를 입었다.

조꼬딩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물건을 정리해야겠지..

비어있는 물건을 채워넣고 모처럼 대걸레를 빨아다 바닥까지 윤이나게 닦아놓으니 어느새 하교시간이 가까워져 왔다.

민석은 턱을 괴고 눈 앞에 놓인 리락쿠마를 빤히 쳐다봤다.

그래도 얘 덕분에 젊은 나이에 일사병으로 요절하는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으니 고마워해야겠지?

뭐 음료수정도는 사줄 수 있는거니까.. 곧 이어 저마다 무리를 지은 고딩들이 편의점에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 탓인지 대부분은 아이스크림이 있는 냉동고에 바글바글 몰렸다.

하나 남은 빠삐코를 손에 넣었다며 승리감에 도취된 얼굴을 한 고딩은 나 줘,나 줘 하며 애걸복걸 매달리는 고딩 하나를 대롱대롱 매달고 있었다.

그까짓 아이스크림을 차지했다고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계산을 마친 고딩은 아이스크림의 포장을 벗겨 꼭지를 똑 따더니 매달리던 고딩에게 내밀었다.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질 기세였던 고딩이 야!하고 소리를 빽 지르더니 격하게 콧김을 내뿜으며 편의점밖으로 나갔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넣은 고딩은 실실 웃으며 입에 문 빠삐코를 잘도 먹었다. 좀 얄밉긴 하네..

 

눈을 가늘게 뜨고 고딩을 바라보던 민석과 빠삐코를 문 종인의 시선이 어느순간 맞닿았다.

흠칫하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던 민석이 다시금 고딩에게 눈을 돌렸다.

흐익..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고딩과 다시한번 눈이 마주쳤다. 더불어 그 아이가 계산대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계산대 앞에 선 그 아이가 잠깐 의중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민석쪽으로 허리를 굽히고 몸을 기울였다.

 

"형."

"에..?"

"오세훈 알죠?"

 

시선을 저만치에 두고 있던 민석은 고딩의 입에서 오세훈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오자 천천히 눈을 굴렸다.

오세훈..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별안간 민석의 눈이 커지더니 아!하는 감탄사가 반사적으로 튀어나갔다.

근데 얜 뭔데 오세훈을 아냐고 묻는거지?

 

"알긴 아는데.."

"무슨 사이에요?"

 

순간 민석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퍼졌다. 그러게.내가 걔랑 무슨 사이야..

그 아이와 길게 대화해본적이 있나? 없지.

그 아이에 대해 아는게 있나? 없다. 이름도 방금 생각났는데 아는게 있을리가 만무했다.

그럼 이걸 무슨 사이라고 정의해야할까. 그냥 가끔 이것저것 주고 받는 사이? 아닌데. 따지고 보면 난 걔한테 준게 없잖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진짜 나쁜놈 같잖아? 그걸 왜 받았을까 하는 후회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어린 애가 무슨 돈이 있다고.. 물론 얼굴이 반질반질 귀티가 나는게 나보다 돈이 많아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후회,자괴감,죄책감이 실시간으로 교차하는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고딩은 이내 피식 웃었다.

덕분에 민석은 산으로 가던 주제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알았다. 걔랑 나의 관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아무 사이도 아닌데요."

 

그래. 아무 사이도 아니지. 둘 사이를 정의할만한 단어는 없었다.

그렇다고 누군지도 모르는 고딩한테 걔가 나 좋아한데요 라고 말하는건 그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짓밟는 것과 같았으니까.

 고딩은 아무말 없이 고개만 몇번 끄덕이더니 편의점을 나갔다.

그나저나 괜히 미안해지네.. 눈을 한껏 접고 웃으며 민석의 손에 이것저것을 주던 그 애를 생각하니 조금 미안해졌다. 아니 사실 좀 많이.

 

 

-

 

 

어느새 시계 바늘이 9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그 아이의 마음은 마음은 좋게 이야기해 거절할 생각이었다. 

대가 없이 무언가를 내밀며 마음을 전하는 아이를 제대로 거절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고문으로 변질될 것이라 여겼다.   

본의아니게 더 큰 상처를 주게 될까 미리 그 아이에게 전할 말을 생각해 되뇄다.

하지만 하교 후 곧장 편의점으로 올 것이라 생각했던 아이는 오지 않았다. 매일같이 편의점에 들려가던 손님이었으니 당연하다 여겼던게 오산이었을까?

새벽타임을 맡은 찬열이 교대를 하기위해 편의점에 왔을 때까지 오세훈은 얼굴도 비치지않았다.

크로스백을 매고 퇴근준비까지 마친 민석은 찬열에게 수고하라며 인사를 하고는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밤이라 그런지 후덥지근한 공기였지만 바람이 솔솔 불었다. 신발끈이 풀렸네.

풀린 신발끈을 단단히 고쳐묶은 민석이 허리를 세우고 크로스백을 고쳐매다 편의점쪽으로 다가오는 기다란 인영을 발견했다.

편한 차림의 오세훈이었다.

 

 

 

 

 


약간의 부연설명+한탄,자괴,잡소리..

 

(미쳤네..이게 뭐야)

 

일단 부연설명 덧붙이자면 편의점에서 민석이 눈에 띈 고딩 둘도 이그조입니다 (낄낄)

누군지는 차차 나오겠지요..아마? 둘 다 세훈이 친구. 빠삐코를 차지한 아이는 뭔가 알고 있어요 그래서 물어본거구요.

오세훈이가 하교 후에 편의점을 들리지 않은 이유도 있는데.. 또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있다면 다음화에 풀게요

 

글이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됐을까.. 비속어 날리셔도 할 말이 없는 글이에요

분량 좀 늘려보려 했는데 기다린다는 댓글을 달아주신 그 분이 마음에 자꾸 걸려서 그냥 적당하게 끊어 올려요ㅠㅠ

브금 깔고 싶었는데 이건 뭐 귀여운 브금을 깔기도,슬픈 브금을 깔기도 애매해서 걍 때려치웠..

 

배경색 노란색 눈 아프면 말씀해주세여 흰색으로 바꿀 생각입니다ㅜ

 

저는 바로바로 이어지는 것보단 몇번쯤 거절해주고, 미친듯이 구애하고 그런거 좋아해서 어쩌다 보니 글이 저렇게..

 

제 스스로를 자괴감에 빠지게 만드는 글이에요..ㅋㅋ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요? 제 맘에도 이렇게 안드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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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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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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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음 세훈이가 왜안왔는지 궁금하네요ㅠㅠ
민석이가 내심 기다리고있었던것같은데ㅎㅎ

11년 전
대표 사진
시샘
댓글 감사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릴 수 있을지는 장담을 할 수가..ㅠㅠ다음편을 쓸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눈물)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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