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의 오빠는 그야말로 마당발, 인맥 빼면 시체라고 할 정도인 사람이야.
징어는 어려서부터 백현의 친구들을 거의 친오빠처럼 느끼며 자랐어.
친오빠가 엄청 많은 셈이였어.
"오빠, 종대 오빠는? 오늘 안 온대?"
"아, 좀 있다가 종대랑 다른 애들 다 올거야. 예쁘게 차려 입고 기다리고 있어라."
응? 왜 그래야 하는데?
백현의 친구들과는 앞서 말했듯이 친남매 같은 관계라 전혀 거리낌이 없는 사이였어.
갑자기 예쁘게 하고 있으라는 백현의 말에 너징어는 귀찮아서 대충 대답하지.
"오늘 루한 한국으로 와. 기억 안 나? 너 내 친구 중에 루한을 제일 좋아했었잖아."
아, 정말?! 징어의 입이 크게 벌어져. 루한 오빠가 한국으로 온다니.
징어는 몇년전에 루한과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친한 사이였어.
친오빠인 백현보다도 루한을 훨씬 좋아하고 따랐지. 루한도 징어에게 아주 잘해줬어.
징어는 루한이 한국을 떠난다는 말에 가지 말라고 붙잡으며 서럽게도 울었던 기억이 나.
어쩌면 루한을 좋아했는지도 몰라.
"어, 기억 나....어. 잘 갔다 와, 오빠."
"오냐. 빨리 오실게."
백현이 집을 나가고, 징어는 옷장을 열심히 뒤져.
그러다 예전에 전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를 할 때 샀었던 옷을 발견해.
샤랄라한 흰색 원피스, 좀 과한가 싶었지만 징어는 그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
연하게 화장을 한 징어는 백현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그리고,
"징어야! 나 왔음!"
종대의 목소리가 방 밖에서 크게 울려퍼져.
징어는 왠지 오랜만에 루한을 만날 생각에 손에 땀이 나는 것 같아.
방 밖에 루한이 있다니.
벌써 3년만의 만남이야. 얼굴이 절대 못난 건 아닌데 항상 난해한 패션으로 얼굴을 망치던 루한의 모습이 떠올라 징어는 웃음이 나.
루한이 그대로일지, 어떻게 변했을지, 키는 더 컸을지. 막 궁금해져.
그리고, 징어가 떨리는 마음으로 거실에 나가.
쇼파에 앉아 백현과 웃으며 이야기하던 루한이 징어를 놀란 눈으로 바라 봐.
징어 또한 놀랐어. 오랜만에 만난 루한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루한은 좀 변해있었어.
원래 잘생겼던 얼굴은 더 잘생겨진 것 같고, 키도 좀 더 큰 것 같고, 패션 또한 세련되게 변했어.
한마디로 훨씬 더 멋있어진 루한의 모습이였어.
"징어야! 오랜만이다!"
"아, 루..루한...."
징어는 원래 루한에게 오빠라 부르지 않았었어. 3년전과 똑같이 루한이라고 이름을 부르는데 왜 이리 어색한지 모르겠어.
루한은 징어를 보며 활짝 웃어. 그리고는 징어에게 다가와.
근데, 이상하게 징어의 심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뛰어. 얼굴도 화끈거리는 것 같아.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떨리긴 했는데, 너무 과한데? 내가 왜 이러지?
징어는 속으로 생각하며 어색하게 루한을 보며 웃어보여.
"루...루한, 오랜만...!"
"완전 반갑다, 징어야!"
루한에게 오랜만이야, 라고 말을 건네려는데 루한이 갑자기 징어를 불쑥 껴안아버려.
루한이 남자라 징어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징어는 루한의 가슴에 얼굴을 푹 묻게 됐어.
헐, 루..루한 냄새......아, 아니 향기.
남자 향기.
징어는 루한에게서 나는 좋은 향기에 취해 넋을 잃어버렸어.
"야, 루한! 애 멍청한 표정 짓는 거 안 보이냐? 그만 껴안고 앉아라."
분위기를 깨버리는 백현의 말에 루한이 크게 웃으며 징어를 놓아줘.
그러고는 징어의 양볼을 두 손으로 잡고는 살짝 웃는데, 징어는 여기가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아.
"징어야, 다시 만나서 반가워."
"으..응. 나도."
"앞으로, 자주 만나자."
루한의 마지막 말에 징어는 정신줄이 풀리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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