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혁택] Lovely Da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3/4/0348a25589d8116166c7175b66b38867.jpg)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이 피부를 차학연처럼 까맣게 태울 것 같은 여름 날, 어느 워터파크 탈의실 앞. 훤칠한 남정네 두 명이 투닥거리고 있다. "아, 형. 무슨 자신감으로 위에 티셔츠 하나를 안 입어요? 누구 눈 호강하라고? 저기 여자들 눈 돌아가는 거 안 보여요? 이거 입으라고요." 큰 키와 넓은 어깨와는 상반되는 앳된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손에 쥔 티셔츠를 형이라 부른 자신 앞에 선 남자에게 내밀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한상혁. 올해 20살된 풋풋한 청춘이시다. "뭐 어때, 어짜피 구명조끼 입을 거니까 상관없잖아." 상의를 탈의한 채 티셔츠를 건내는 상혁을 무시하고 지나치려는 태평양같은 어깨와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지만 나 홀로 밝기 9인듯한 피부와 미성을 가진 이 남자의 이름은 정택운. 올해 25살, 반오십이시다. 탈의실 앞에서 한참동안 티셔츠 하나를 가지고 실랑이를 하던 둘은 티셔츠를 입지않는다면 아무도 택운의 몸을 보지못하도록 하루종일 택운을 끌어안고 다닐 기세인 상혁에 25살 택운이 5살 마냥 강제 옷 입히기를 당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상혁은 택운에게 옷을 입히자마자 만족스럽게 웃으며 오랜 실랑이 탓에 둘에게 달라붙은 사람들의 시선은 개의치않는다는 듯 택운의 손을 붙잡고 화냈더니 목 마르다며 근처 음료수 가게로 향했다. 손을 마주잡고 다른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컵 하나씩 쥐고있는 둘은 누가 봐도 "우리 게이예요."하고 티를 마구마구 내고있었다. 물론 그게 결코 마주잡은 손때문만은 아니였다. 같은 디자인에 색만 다른 수영복에 언제 장착했는지 모를 커플 선글라스와 그와중에 크기차이를 절실히 티 내고 있는 커플 쪼리. 오늘 저녁 커뮤니티 사이트에 워터파크에서 훈게이 봤다며 글이 올라와도 전혀 이상하지않은 모양새임이 틀림없었다. 상체에 걸친 구명조끼가 민망하게 인공 폭포와 커다란 미끄럼틀 주위에 바글바글 몰려있는 사람들에게는 시선조차 주지않은 채 종아리의 반도 안되는 얕은 물가에 자리잡은 두 게이는 입에서 음료수를 떼지않은 채 무표정하게 하지만 지들 나름대로 다정하게 발장난을 치며 물놀이를 하고있었다. 안전 요원에게 음식물 반입금지라며 지적을 당하고 민망함에 후다닥 다 마신 음료수 컵을 버리고 온 게이2 한상혁은 멍하니 인공폭포를 바라보고있는 게이1 정택운을 발견하고 멈칫, 발걸음을 멈춘다. 한상혁의 제의로 워터파크에 오긴 했지만 사실 두 게이들이 얕은 물가에 있는 이유는 순전히 어렸을 적 물에 빠질 뻔한 기억에 물을 무서워 하는 상혁때문이였기에 원체 물을 좋아하는 택운은 온 몸을 물에 흠뻑 적시긴 커녕 족욕하듯 덩치에 비해 작은 두 발만 물 속에 담그고 있던 것이였다. 뒤에 상혁이 온 줄도 모르고 멍하게 인공폭포를 바라보는 택운을 미안함에 한참동안 가만히 서서 바라보던 상혁은 괜히 큼, 하고 헛기침을 하며 바위처럼 생긴 구조물에 기대 서 있는 택운 옆으로 다가가니 그제야 인기척을 느낀 택운이 고개를 돌려 상혁을 바라보았다. "저기 가서 놀고싶죠?" 상혁이 길쭉한 손가락을 뻗어 사람들이 아래에 바글바글 모여있는 인공폭포를 가리키자 택운은 그런 상혁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사람 많아서 별로.'라고 대답해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물어본 상혁을 단숨에 무안하게 만들었다. 한상혁이 멋쩍음에 괜히 뒷통수 긁적거릴 때 게이포스를 느끼지 못한 용감한 신여성 두 명이 몸매 자랑하듯 비키니만 걸친 채 두 게이에게 다가와 "두 분이 오셨어요?"라며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를 읊었지만 여성들의 쭉쭉빵빵한 몸매보다 서로의 넓다란 어깨를 좋아하는 두 게이는 눈 하나 깜빡하지않고 두 여성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네."라는 대사를 내뱉었고, 그런 두 게이의 반응에도 굴하지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신여성들은 남자들이 뻑 간다는 눈웃음을 지으며 "저희도 둘이 왔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노실래요?"라는 어마어마한 작업멘트를 날렸지만 역시나 두 게이는 눈 하나 깜빡하지않았고 게이2가 두 여성을 향해 "괜찮긴 한데... 저희가 애인이 있거든요."라며 손가락으로 게이1을 가리키고 그런 자신을 멀뚱히 바라보는 게이1의 손가락을 펴서 자신을 가리키게 하고는 두 여성에게 싱긋- 웃어주었다. 당황한 두 여성이 게이 1과 2를 한참을 번갈아보다가 미처 보지못한 두 게이의 커플템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꾸벅 숙이며 "죄송합니다!"하고 소리치고는 후다닥 달아났다. 여성들이 사라진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는 택운의 눈 앞에 상혁이 커다란 손을 마구 흔들어대자 그런 상혁의 손을 잡아챈 택운은 상혁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혁아, 여기 츄러스 파는데 있나봐. 츄러스 먹자." 그렇다. 정택운은 애초에 여성들이 아닌 여성들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츄러스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택운이 무슨 말을 할까, 살짝은 긴장했던 상혁은 허무함과 어이없음이 동시에 밀려오며 '이 형은 여기에 먹으러 온 건가? 이런데서 파는 거 비싼데...'라는 생각을 하지만 애써 티내지않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택운의 손을 붙잡고 츄러스 가게를 찾아나선다. 상혁의 손에 이끌려 츄러스 가게를 찾으러 가는 택운의 얼굴에는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티는 안나겠지만 "나 굉장히 신났어요."하고 써 있는 듯하다. 어차피 수영도 못할텐데 맛있는 거나 많이 먹고 오자는 생각으로 돈을 잔뜩 챙겨온 택운의 두툼한 지갑을 상혁은 꿈에도 모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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