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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02














어이잘 지냈냐.



잘 지냈지그럼 못 지냈겠습니까.



이 씨발 새끼하늘같은 선배님한테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하균이 준면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하균은 앓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방방 뛰는 준면을 능청스럽게 쳐다보며 웃었다선배님너무하신 것 아닙니까준면이 입술을 삐죽이며 투정부렸다여섯 달 만의 재회였다탈북자 관련 문제로 꾸렸던 팀이 해체되고 난 이후로는 만날 틈이 없었으니 말이다같은 국가정보원 요원이라지만 경구와 준면은 대북정보부하균은 안보수사부로둘이 하는 일은 엄연히 구분되었다어깨가 뻐근한지 두어 번 돌리던 하균이 이내 외투를 벗어 책상 위에 걸쳤다그의 외투에서 찌든 담배향이 얼씬하게 풍겨왔다.







 

선배님이게 뭡니까담배 찌든내.



불알달고 태어난 놈들은 이래도 돼.



내가볼 때 너는 좆이든젖이든 그럴 새끼다.








 

 언제 들어왔는지 경구가 두툼한 서류봉투로 하균의 머리를 쳤다그러게 땅 같은 후배를 왜 때리고 지랄이야지랄은사람 좋게 웃어 보이며 이야기한 경구가 검지손가락으로 책상을 쳤다경구의 제스처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처럼 다투던 하균과 준면의 시선은 거짓말처럼 경구를 향했다아마이미 예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는 상황이 올 때 마다 경구가 했던 제스처이기에 그랬을 것이리라.








 

000의 신변보호를 목적으로 구성된 팀이니까 취지에 걸맞게 행동해준면이이 회의 끝나자마자 바로 제복 벗는다팀이 해체되기 전까지 내 명령이 없으면 제복 입지 마그리고 000 옆에 붙는다.



?



그리고 도청장치 우리가 설치했으니까 쓸데없이 떼지 말고.



도청장치요?



그래.



000 지켜야 한다면서요그런데 왜 000 몸에 도청장치를 설치합니까!



예방차원이었다그건그러니까 너는 알아도 모른 체 해.



선배님.



그리고 하균이내가 말했던 거 준비해왔어?








 

 진행속도는 빨랐다팀장답게 경구는 맡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자 노력했다경구의 말에 하균이 노트북을 열었다스크린으로 하균이 준비한 자료가 띄워졌다첫 번째 페이지는 도경수의 가족관계도였다.








 

……대충은 아시겠지만도경수는 북한에 뼈를 묻은 집안의 자식입니다그만큼 북한에 대한 충성심굉장히 높을 거라 예상하고요키 173센티미터에 몸무게 60킬로그램작고 왜소한 체형이나 어릴 적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기에 신체조건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조금 특이한 점은도경수의 어머니가 평양무용단 출신이었는데 도경수 출생 후 1년 만에 사형 당했어요원인은 국가배반공식적인 이유는 그렇습니다.



공식적인 이유가 그렇다면



도경수의 아버지가 멀쩡한 것으로 보아선 개지랄 같다이거죠.








 

 간단명료하게 답을 내린 하균이 다음페이지를 띄웠다오세훈의 사진과 간략한 정보였다.








 

그리고 오세훈특별한 것 없습니다가족도 평범하고외동아들인데 여섯 살 때 예비대에 들어갔네요입대 이후로는 부모님과의 접촉 단 한 번도 없었고요.



선배님그럼 오세훈 부모님의 생사는 어떻습니까?



몰라서 묻냐즉시 총살됐다오세훈 입대와 동시에.








 

 경구는 고개를 끄덕였다이까짓 일쯤이야지겹도록 봐 왔던 시나리오였기에 그러려니 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준면은 달랐다평생을 수입 공급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이 직업이 탐구하는 국가북한에 대해 준면은 단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것은 경구와 하균 역시 마찬가지였겠지만노련했던 그들과 준면은 달랐다그렇다고 해서 경구와 하균이 그런 끔찍한 실상들에 감흥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다만준면과는 달리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삼켜낼 줄 안다는 뜻이었다.








 

김준면이번 작전의 목표가 뭐라고 했지?








 

탁한 초록빛이 도는 자켓을 주섬주섬 챙겨 입으며 경구가 무심하게 물었다.








 

000을 살리는 것입니다.



군기 바짝 들었네좋다흐트러지지 마라너보다 딱 두 배 고생해서 부대 들어간 놈들이야지독하다고지독해.








 

경구가 고개를 내저으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시종일관 미소를 짓던 하균이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준면의 이름을 불렀다.준면은 직감적으로하균이 부정적인 말을 내뱉을 것임을 눈치 챘다.








 

한 달대한민국이 우리 셋에게 제공한 시간은 단 한 달 뿐이야.



한 달이 지나면 어떻게 됩니까.



한 달 후에살아서보자.



「…….



좆같은 후배새끼야.








 

다시 미소를 되찾은 하균이 준면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밖으로 나갔다홀로 남겨진 회의실싸늘한 빈공간이 한 달 간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만 같아 준면은 문득 두려워짐을 느꼈다.











 

 

*










 

 

 1945년 해방 후 한반도는 곧바로 한국전쟁을 치루어야 했다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동반했던 한국전쟁은 1952,휴전협정을 맺으며 숨을 돌렸는데그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비밀부대가 하나 창설되었다바로 '5106 화부대'가 그것이었다. 5106 화부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을 거친 후에야 그 면모를 드러낼 수 있었는데훈련 중 총기사용이 허용되었으며 그로인해 알게 모르게 죽어간 젊은이들 역시 상당수였다경구와 준면은 5106 화부대였다국가정보원 대북정보부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그것은 겉모습일 뿐 그들은 말 그대로 '주적(북한)을 견제하고 도발 즉시 투입되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었다준면이 5106 화부대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경구는 간첩소탕작전에 투입됐다대부분의 간첩들이 살포되었으나 단 하나 살아남은 자ㅡ 도경수는 영영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경구의 배꼽 아래에 새겼다그리고 경구가 돌아왔을 때는준면이 우월한 실력을 바탕으로 경구의 오른팔이 될 준비를 모두 마친 후였다이후 그들은 5106 화부대의 일원임을 숨긴 채 국가정보원 대북정보부 요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그것은 국방부 장관 진영과 안보수사부 요원 하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모르는 진실이었다.








 

장관님.



자네 왔나.








 

 근심어린 표정으로 창밖을 주시하던 진영이 경구에게 짧게 손 인사를 하고 쇼파에 앉았다진영이 채 식지 않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오늘따라 지독하게도 쓴 커피가 진영의 미각을 자극시켰다혀로 입술을 축인 진영이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말해 봐.



. 5016 화부대 설경구와 김준면그리고 안보수사부 신하균오중흡 7연대 대장이었던 아버지를 둔 탈북자 000을 살리기 위한 팀을 구성했습니다.



그 여자꼭 살려야 해그 여자에게 남북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쯤은 자네들도 잘 알겠지.



물론입니다.



그런데세 명이서 되겠나무리 아냐?








 

 진영의 말에 경구가 작게 미소 지었다.








 

장관님저희, 5106 화부대입니다그리고 신하균……어떤 놈인지 잘 아시잖습니까셋이면 충분합니다.



내 말은 그게 아냐……자네들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고자네도 들었잖은가국가에서 허락한 기간은 딱 한 달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신하균을 투입한 겁니다박해일도경수오세훈그리고 백현네 사람 쯤이야 저희 둘이서 목숨만 구걸하지 않는다면 함께 죽을 수 있는 상대입니다김준면과 제가 몸그리고 신하균이 머리가 되어 움직일 겁니다.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 말리지는 않겠네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오게세 사람 모두살아 돌아와야 해.



종불 팀입니다.








 

뜬금없는 경구의 말에 진영이 눈썹을 들썩였다.








 

종불?



마칠 종()에 아니 불(). 끝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끝나지 않았다'…….



전쟁 말입니다장관님전쟁……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쓰게 웃었다정적이 맴돌았다김정은까지 3대 세습을 이루어 낸 북한은 최근 연이어 도발행세를 멈추지 않았다이유야 다양했다그게 그들의 룰이었다이유야 어찌됐건 일단 지르고 보는유치하기 그지없는 발상이었다그럴 때 마다 기자들은 진영에게 몰려들어 그런 부분들에 대한 견해라던가생각을 물어댔다진영으로써는 고통이었다도발에 대한 생각그런 게 애초부터 있을 리가 없었다도발경고를 해올 때 마다 군의 긴장을 최고조로 달구어놓는 것뿐이었다연평도 포격 직후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할 수 없었다겁에 질린 이들이 전쟁의 위험에 대비해 맞대응 할 수 없게끔 지시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국민들의 반발을 샀던 전()국방부 장관은 사퇴했다진영은 생각했다나는그런 삶을 살지 않으리라고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쌀밥을 먹는 나는국민을 위한 삶을 살겠노라고.









장관님.








 

 힘없이 고개를 숙인 경구가 진영을 불렀다.








 

죄송합니다장관님.



「…….



살아 돌아온다는 약속못하겠습니다.








 

 경구가 거수경례를 했다. '죽을 때 죽더라도나라를 위해 죽겠습니다.' 경구의 경례에는 의미가 있었다대한민국 최정예 비밀특수부대 5106 화부대의 설경구와 김준면대한민국 국가정보원 안부수사부 요원이자 5106 화부대의 마지막으로 가는 관문에서 한쪽 귀를 잃어 가차 없이 떨어진 신하균세 사람이 만들어낸 종불 팀은 대한민국의 품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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