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끼 Q&A 편과 이어지는 컨셉의 글입니다.
아래를 눌러 1편과 2편을 먼저 읽으신 후 본글을 읽어주세요.*
1. (https://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7074020)
2. (https://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7104902)
*움짤이 많으니 새로고침 꼭 하고 봐주세용.*
정재현과 Q and A; 당신의 직장동료를 믿지 마세요!
Q. 안녕하세요, 재현 씨.
그 때 도영 씨 인터뷰 중에 잠깐 보고 굉장히 오랜만이죠?
A. 네, 뭐.
근데 그 토끼 이름이 ‘도영’인가 봐요?
여주 씨가 지어줬으려나.
Q. 아, 이름 얘기가 나오니 말인데요.
자기소개 한 번 해주세요! 동물 친구들을 위해서요.
A. 붉은 여우예요. 이름은 정재현... 제 이름은 제가 지었고요,
인간으로 산 지는 5년 정도?
Q. 음,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해볼게요.
여주 씨한테 길 물어보셨었잖아요, 근데 오늘은 또 여주 씨네 회사에 들어와 있네요?
이게 우연인가요?
A. 정말 우연일 거라고 생각해요?
도영인가 뭔가하는 토끼한텐 미안하지만,
아니에요. 우연.
Q. 목적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A. 목적? 글쎄요. 여우에게 그게 필요한가요?
그냥, 호기심. 그리고 더 나아가서 욕심 정도라고 해 두죠.
여우답게.
Q. 호기심이랑 욕심이라... 추상적이네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내가 여우인 걸 알면서 덤비는 멍청한 토끼에 대한 호기심. 내가 여우인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친절한 귀여운 사람에 대한 호기심.
한쪽은 죽어라 관심을 구걸하고 한쪽은 또 바보처럼 속는 이상한 관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내가 그 관계에서 관심을 받는 쪽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 말이에요.
Q. 오우... 여우와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인데, 정말.
상상한 대로네요. 똑똑하다고 해야할지...
A. 그냥 말하셔도 돼요. 여우는 교활하다고.
Q.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아까 여주 씨의 관심을 받아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자신은 있으세요? 여주 씨가 깜찍한 토끼를 두고 재현 씨에게 올 수 있을까요?
아, 이것도 교활하고 아름다운 여우에게 너무 뻔한 질문이려나.
A. 아니요. 사람들이 잘못 아는 게 있어요. 여우가 교활한 건 맞는데, 아름답다? 그건 여우마다 다르고요.
아름답지 않은 여우도 많아요.
아, 그래도 저는 교활하면서 아름다운 여우네요.
그 토끼한텐 미안해서 어쩌지.
Q. 크흠, 네.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곧 회사로 여주 씨가 오겠어요.
A. 안 와요.
Q. 네?
A. 오늘 안 올 거라고요, 여주 씨. 지금쯤 멍청한 토끼가 또 꾀를 부렸겠죠, 이쯤되면 그 토끼도 교활한 건가?
***그 시각 도토끼***
"도영아, 나 이제 정말 출근해야하는데... 혼자 못 있겠지?"
"응, 나 아프다니까. 여기 다리 긁힌 거 안 보여?"
"그래. 우리 아기 토끼 도영이가 아픈데 내가 어딜 가겠어...
기다려 봐, 회사에 연락은 해야지. 손 좀 잠깐 놓자."
"싫어."
"아니, 잠깐이면.."
"싫어, 싫다고 했어."
******
Q. 아... 아쉬우시겠어요. 여주 씨 홀리려 입사한 건데.
A. 아쉬워요. 근데 늦게 와도 상관 없어요.
1시간을 줘도 상관 없어요. 자신 있으니까.
Q. 아까부터 느낀 건데, 약간 거만한... 구석이 있네요... 하하.. 여주 씨가 안 넘어오면 어쩌시려고.
A. 안 넘어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럼 뭐, 도영인가 뭔가 콱, 잡아먹어버려야죠. 난 여우고, 걘 토낀데 안 될 거 뭐 있나요.
Q. 네?! 아니 뭐 그런 말씀을
A. 농담이요.
Q. 아닌 것 같은데 ㅠㅠ
A. 다음 질문, 안해요?
Q. 아, 과거! 과거 질문이 남았네요.
대부분의 동물 친구들은 인간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데, 재현 씨는 그렇지 않네요.
혼자 지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된 사건이 있을까요?
A. ... 없어요, 그런 거. 인터뷰 끝. 할 일이 많아서요.
안녕히 가세요, 조심히.
*EPILOGUE*
"하지마시라니까요!"
"뭐? 별 미친 것을 다 보겠네. 안 비켜?"
"이거 범죄예요! 자꾸 위협하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에요."
"에잇, 더러워서 관둔다. 내가 술 마신 걸 다행으로 알어.
평소 같았음 저 얄미운 여우 바로 명조준, 사살이야악!!"
***
"네, 산에서 웬 아저씨가 사냥 총 들고 위협하고 있어서...
앞발을 다친 것 같은데, 전 가봐야 하고, 그래서... 그래서..."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진정하시구요.
여우는 멸종위기종이라 저희 병원 측에서 말끔히 치료해서 후처리까지 잘 할테니 걱정 마세요."
"네, 네... 그래도 한 번만 보고 가도 되죠?
그냥 가려니 미안해서..."
"네, 그러세요."
"여우야, 난 가봐야 해.
얼른 건강해져서, 다시 만날 일이 생겼음 좋겠다.
같이 지내고 싶은데, 그건 힘들겠지? 아, 이름이라도 지어줄까?"
"이제 치료 시작해야 하는데, 볼 일 끝나셨어요?"
"아, 네! 나가요!"
***
기다린 건데...
같이 지내고 싶다고 했으면서.
하핫 |
엄청 나중에 올 것처럼 굴더니 너무 금방 왔네요ㅋㅋㅋㅋㅋ
사실 매우 드문 기회로 이번 주말은 쉬게 되어서! 가장 좋아해주셨던 도토끼 편의 연장선으로 이 글을 가져오게 되었어용
큐앤에이와 에이투지는 모두 단편을 생각하고 쓰는데, 뒷이야기를 궁금해하시기도 하고 저도 도토끼 편은 끝내기가 아쉬워서.. 네 글을 쓰면서 설정들을 추가하는 바람에 어색한 부분이 있진 않을까 걱정되네요ㅠ.ㅠ
늘 댓글 남겨주시고 별 볼 일 없는 저와 함께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용
하루만에 오는 바람에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요 ㅋㅋㅋㅋㅋ ㅜㅜ!
안녕히계셔용 ㅇ0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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