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진 모르겠지만 딸 혼자 키우는 딸바보 에네스 옆집에 자유분방한 모델 호다가 이사오는게 보고 싶다
딸이랑 손잡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복도에서 왠 고딩같이 생긴 애가 온몸에 타투를 뒤덮은채로 담배피는걸 목격한 에네스는
수만가지의 속담과 잔소리가 입밖으로 터져나오기 직전이였지만 딸아이 앞이라 아무말 없이 집으로 들어가겠지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저런 사람들 조심해야한다고 딸 한테 경고하고 ㅋㅋㅋ 근데 어느날 놀이터에 딸 데리고 나갔는데 잠깐 전화하고 온사이
다니엘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딸아이를 보고 뒷목 잡는거 보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빠 이 오빠 그림 완전 잘그려! 이러면서 순수하게 신난 딸이랑
호다를 보며 회사퇴근하고 옷도 못갈아입은채 인상쓰고 있는 에네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폴인럽하는 호다..☆★☆★
-아까 어떤정이 말한 설정-
에네스는 딸아이가 모래밭에서 두꺼비집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음지었다. 그런 에네스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다니엘이 그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나도 좀 저렇게 쳐다봐주고 그러지. 다니엘이 툴툴대며 괜히 신발 끝으로 바닥을 못살게군다. 하지만 그것도 곧 먼지날리니 그만하라며 정색하고 말하는 에네스에 의해 가로막힌다.
"…있잖아요."
"없어."
"에네스는 부인 많이 사랑했어요?"
다니엘이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고 물어보자 장난스럽게 넘기려던 에네스지만 꿋꿋하게 무시하고 물어보는 다니엘이다. 그새 딸아이는 미끄럼틀로 올라간다. 혹여 떨어질까 절대 시선을 떼지 않고 눈으로 좇으면서 에네스는 다니엘 쪽을 보지 않는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여자였어."
대답을 들은 다니엘은 어차피 잃는 것만 있을 질문을 왜 했을까 후회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에네스가 그녀를 무척 사랑했으리라는건 당연한 사실이라는걸 알면서도 이미 죽은 사람을 상대로 왜 자신은 도전했던걸까. 그래도 너무 단호하게 말한다... 다니엘이 괜시리 투정이라도 부려본다.
"어쩔수 없잖아, 사실인데. 우리는 서로 싫어서 헤어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에네스는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녀를 생각하는걸까 하는 맘에 다니엘의 마음이 아파온다. 에네스는 3년전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자신도 뒤따라가려고 했지만 딸 아이 때문에 세상에 남아있다고 했었다.
"그럼 난 뭐에요."
울먹이는 다니엘의 목소리에 에네스가 그제서야 다니엘을 본다. 다니엘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살짝만 건드려도 툭하고 떨어질것만 같았다. 그 호수같은 눈을 보면서 에네스는 손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리고 다시 딸 아이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다니엘은 서운함이 폭발해서 일어나 가버리려고 생각하는데 에네스가 그의 손을 꽉 잡는다.
"너는 내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하며 무덤덤한척하는 에네스의 귓가가 불타는 것처럼 새빨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