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본 개는 그냥 지나치세요 02
악동뮤지션 - Ga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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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왔다. 왔긴왔다.
근데 이 개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머리가 너무 찝찝해서 대강 머리만 감고 나왔는데,
얘는 이미 내 집안을 젖은발로 막 헤집어다닌 듯 거실에는 까만 개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있었고, 그 개발자국의 주인은 어느새 쇼파위에 누워있다.
어?
ㅅㅂ
"야 너 내려오라고!!세제값이 얼만데!!"
빨랫감도 자주빨면 사치라고 고래고래 개한테 내려오라 소리지르니 이 개는 동정심을 구하려는듯 낑낑대며 나와 아이컨텍을 시도한다.
꺼져이새끼야. 너의 계략은 fail.
"하...그나저나 내가 이새끼를 키워야되나...돈도없는데..."
"...아맞다 엄마가있었지!"
그렇다. 우리엄마가 있다.
나와달리 돈과 연이 깊은지 유명한 디자인회사의 회장이나 되서 떼돈을벌었다.
그래놓고 딸을 냅두고 아빠랑 해외 출장을 가셨단다.
난 나혼자서 벌어먹기 힘든데말이야...
"말이나 출장이지. 딸 두고 여행가는거잖아 여행! 이 나쁜엄마가."
국제전화 비싼데.
뭐라뭐라 툴툴거리면서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에서 엄마의 번호를 입력하는데 어디서 퀘퀘한 냄새가 난다.
냄새의 원인지를 향해 눈을 돌리니 역시 쇼파 위에서 편안하게 드러누우신 시바리님.
에휴 모르겠다. 씻기고 보자.
-
강아지를 씻길때 사람이 쓰는 비누를 쓰면 안될 것 같아서 강아지 샴푸를 사러가려고 했다가,
혹시몰라서 집안을 샃샃이 찾아봤는데 있다.
아마 전에 이모가 집에 놀러와서 캔디 씻기고 샴푸를 두고갔나보다.
아무튼 내 옆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이 큼지막한 놈을 씻겨야겠다.
냄새가 너무 에바야.
엄마가 작년 김장철때 큰 대야를 우리집까지 찾아와서 김장을 다하고는 김치만 쏙 가져가고 대야는 두고갔던 기억이 있다.
그게 어딨지. 김치냉장고 위에있었나?
"어후 여깄네. 음...크기도 딱 적당하고, 그래 이거 써야겠네"
시베리를 화장실에 데려와서 큰 대야에 따뜻한 물을 담았다.
그리고 바가지로 물을 떠서 무작정 몸에다 물을 쏟아부으니 몸을 쉐이킷 쉐이킷 턴다ㅅㅂ
"그믄히 있으르..."
개를 데려왔으면 책임을 져야지 이 큰 개를...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얘한테 물을 천천히 부었더니 이제는 몸을털지 않는다.
옳지. 잘한다 말잘듣네.
그리고 대강 귀에 물 안들어가게 개샴푸를 몸에 칠하고 다시 물로 깨끗하게 씻겨주니 지저분했던게 하얘진게 본새가 난다.
얼굴도 물수건으로 닦고... 끝!
수건으로 몸을 털털 털어주니 얘도 몸이 깨끗해진게 기분이 좋은지 뭔가 헤벌레~ 웃는거같다.
개표정이 개표정이겠지만 뭐...
수건을 애 몸에 대강 걸쳐주고 화장실에서 나온뒤 거실에서 철푸덕, 하고 엎어졌다.
"아이구 허리야..."
허리가 아파서 곡소리를 하고있는데 얘가 갑자기 나한테로 오더니 내 허리위로 올라왔다!!!!!!
존나 제 허리가!!!너님때문에 뿌러질거같네여!!!!
"아!!!!야 내려와 내려오라고!!!! 내려오라고 진짜 무겁다고!!!"
소리지르니까 그제서야 내려오는 너란 개...후...
와 근데 뭔가 신기하다...허리아프다니까 허리 밟아주고...
"...너 사람같다. 너도 그렇게 느껴?"
(수줍수줍///)
왠지모를 수줍음에 의문을 느끼기도 전에 배고픔이 나를 덮쳤다.
그러고보니까 얘도 배고프겠다.
"야 밥먹자!"
-
나는 대강 라면끓여서 먹고 얘한테 닭가슴살을 줬는데 왠지모르게 라면에 더 달려드는 이유를 알고싶을 동안에 밤이되었다.
점점 잠이 몰려오는데 오늘 씻은 시베리의 샴푸냄새에 기분이 점점 몽롱해진다.
"잘자, 내일봐"
응? 잘못들었나...인사를 받았으면 대답을 해줘야...
"너두~잘자.."
이 말을 끝으로 나는 침대가 아닌 거실바닥에서 시베리를 끌어안고 잠에 들었다.
-
아우..춥다
"...?"
"...일어났냐?"
?
??
"헐 시발...?"
-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랑귤입니다...
시작한지 얼마나됬다고 노잼병에 걸렸네여 핵노잼병! 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랑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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