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본 개는 그냥 지나치세요 03
투빅 - 요즘 바쁜가봐
-
벌떡.
놀라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뭘까. 꿈이였나...
분명 아까 어떤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근데 그 다음으로는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지금은 아무도 없다.
이게 뭔일이람?
"아이고... 너무 외로워서 헛것이 다보였나보다..."
그런거였나... 찝찝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결론을 내고 시베리를 찾았다.
"시베리야~"
"..."
"...?"
어디갔지...?
"시베리? 어디갔어?"
"..."
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거지.
어디서 자고있는걸지도 몰라서 화장실까지 싹 다 뒤져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몸집 큰놈이 하루아침에 진짜 어디간거야... 누가 들어온 흔적도 없는데...
혹시 아까 그 남자가 헛것이 아니고 도둑이였나? 그렇다 해도 그 애 말고는 사라진건 아무것도 없는데...
"아 뭐야 소름돋아"
"어딨어"
정말 말도안되게 갑자기, 진짜 갑작스럽게 슬픔이 확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니 이건 외로움이였다. 더불어 공허함.
항상 혼자있었는데. 혼자있었던게 익숙했었는데 어제 하루가 그 개 한마리 덕분에 텅빈 다른 날과 다르게 꽉차있는 느낌이였다.
"어디갔어..."
"..."
너는 어디갔는지, 설마 너도 헛것이였는지 아니면 어제의 일은 아예 다 내 꿈속의 약간은 현실같은 구체적인 이야기였는지,
결국은 내 외로움이 만들어낸 언젠간 잊혀질 행복한 네버엔딩 스토리일뿐이였는지.
웃음이 나왔다.
내가 이렇게 외로웠었나, 외로움에 익숙해져 사람이, 아니 개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고.
한순간에 이렇게 집이 텅텅 비어보일줄, 넓어보일줄, 추워보일줄은 몰랐다.
역시 주인을 닮나. 집도, 물건도.
누워버렸다.
"아 몰라...꿈이였나보지 뭐..."
-
띵동-.
초인종 소리에 눈을 떴다.
눕다가 잠이 들어버렸는지 눈을 깜빡일때마다 뻑뻑했다.
시계를 보니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 건 아닌 것 같았다.
누구세요~. 잠긴목소리로 문을 열었는데, 긴다리에 한 팔에는 엄청난 양의 접시들을 들고있는 남자가 위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나머지 손으로 접시 한개를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어...그...이사 왔습니다! 옆집에서...네..."
"네? 아 안녕하세요~"
"그...떡 돌리려구요! 저 바로 옆에 집이니까...여기가 첫번째네요!"
"아 그렇군요...영광이네요"
이 횡설수설한 남자는 뭘까 얼굴을 쳐다보니 꽤 잘생긴 남자가 똘망똘망하게 내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
"..."
"여기 떡이요...!"
"아, 네... 근데 설마 여기 아파트에 떡 다돌리시게요?"
"아 원래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그냥 여기 층만 돌리려구요..."
돈이모자라서... 라는 그 남자의 뒷말에 매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대답을 했다.
"아 그렇군요..."
"네... 아 근데,"
"네?"
"여기에 개 키워도 되요?"
"개요?"
"네. 좀 큰데... 별로 안짖어요. 되게 사람말도 잘듣고 얌전해요!"
"어..."
"안될까요..."
그건 저한테 물어보실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만...
그 사람이 나를 향해 매우 간절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안된다고 말하면 매우 몹시 아주 정말로 이 남자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았다.
"ㅇ,어...안짖고...사람말 잘 들으면요 뭐...되겠죠?"
"아! 그렇겠죠? 그렇죠?"
"네? 네..."
"아 저는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저 혼자 사니까 필요한거 있으시면 불편해하지마시고 저희집 오셔도 되요!"
"아...네..."
"안녕히계세요~"
삐비빅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부엌에 가서 식탁위에 떡을 놓았다.
동물을 키우고, 몸집이 큰 개라고 하니 자꾸 시베리가 떠올랐다.
같이 있었던 시간은 하루도 안됬는데 왜이렇게 자꾸 생각이 나는지, 내가 진짜 외로웠던 것 같다.
이러다 진짜 혼자 늙어서 고독사하는건 아닌지.
"아 끔찍해..."
-
집에서 티비보면서 잉여짓하다 초인종이 울렸다.
오늘은 왜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지. 고작 두번째이지만.
반가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었다.
"누구세요~"
"접시내놔"
?
"예?"
"접시줘"
"...?"
"아까 박찬열이 니먹으라고 준거 달라고"
뭥미...?
"아니 다짜고짜 접시를 달라니 뭔, 아... 근데 낯이익...네요...?"
"뭐"
"예?"
"?"
"아침에..."
"어쩌라고"
"아니그니까 아침에 나 존나게 놀라게 한사람이냐고"
"놀랐어?"
시발 이게뭐람?
"아니 접시달라고"
"뭐야 너 왜 우리집왔었어 아침에"
"말이 짧다?"
"짧아...? 우리 뭔가 불알친구같다? 나 너 처음보는데?"
"난 아닌데"
"응?"
"아니 나 앞접시 없다고 네네치킨 가루많아서 앞접시 필요해"
"치킨?"
"박씨새끼가 떡돌린다고 접시 다써버렸단말야 접시좀 줘"
"박씨새끼?"
"응 접시좀"
"뭐, 옆집사람? 그사람 혼자산다그랬는데...?"
"나랑 살아"
"아니야 혼자산다그랬어 개랑..."
응 개랑. 이남자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말했다.
그리고 내 손가락도 그 사람을 향해 가리켰고,
그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발."
아 존나 소름돋아.
박찬열? 뭐야 존나...사람을 지금 사람취급 하지 않는다는거야 뭐야...?
노예...? 아 무서워 이거 신고해야되나...?
문을 닫아버렸다.
진짜. 온몸에 털이란 털이 다 오소소소 하고 서는듯 했다.
아 야!! 문을 갑자기 왜닫아!! 그 사람이 문을 쾅쾅치며 소리쳤다.
와 이거뭐야...무슨상황이지...?
"..."
"..."
정적이였다.
그남자가 돌아갔나...?하고 생각했다.
오산이였다.
띵동띵동띵동존나띵똥띠옹ㅇ디띵동!!!!!!!!!!!!!!!!!!!!!!
슈발ㅋ...고장나겠어요...자비좀...ㅋ
"기다려!!!줄테니까..."
문을 열고 말했다.
초인종크리-또는 띵동크리로 내 초인종이 고장나면 안되니까.
내 소듕한 초인종인데...
부엌으로가서 다른접시에 떡을 옮겨담고 저 개같은남자가 원하는 접시를 씻어서 다시 현관문쪽으로 갔다.
"진작에 줄것이지..."
"야. 물어볼 거 있어"
"뭐"
"아침에 왜왔어?"
"아 니가..."
그때, 엘레베이터에서 띵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왜 말을 하다 말어..."
"헐 시발."
이 남자는 옆집 문 앞으로 급하게 가더니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개로 변했다.
"헐."
"어? 안녕하세요~어 뭐야! 너왜 나와있어!"
"시베리...?"
-
안녕하세요 랑귤입니다~ㅎㅎ
추석 잘 보내고계신가요~저는 살이 쪘어용홍홍
진짜 몸무게 재보고 비속어가 절로 나오던...ㅎㅎㅎ
아 그리고 암호닉을 신청하신 독자님이 계셨어요! 암호닉 신청 받아요...ㅎㅎ
암호닉...글 쓰고 댓글이 하나라도 달리지 않을거같아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감격받았어요ㅠㅠ 열심히 하겠습니다ㅠㅠ
암호닉 |
신데렐라 / 녹음 / 단추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EXO/세훈] 길에서 본 개는 그냥 지나치세요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d/d/7dd942ca7110a28074d7b0bb46d66961.jpg)
![[EXO/세훈] 길에서 본 개는 그냥 지나치세요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11517/840d9b16bb0633646427fb737faa05ce.png)
1년 중 가장 섹스를 많이 하는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