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y Story |
어쨌든, 내가 필요한 CD들이 있어 CD들을 사기 위해 레코드 점으로 향했는데, 내가 마침 사려고 하던 CD가 한 장밖에 남아있지 않겠는가? 나는 누가 잡아채갈새라 그 CD를 낚아채, 그 CD를 계산하기 위해 잠시 다른 진열대들 사이에 올려 뒀는데, 존나 신명스럽게도 그 CD가 없어졌다. 그 CD가 없어졌다! 신도 놀랄 신의 손이 아닐 수 없다. 잠시동안의 패닉을 물리치고 곧 옆에 다른 레코드점이 있다는 소리에 다른 레코드점으로 넘어가려는데 재수없게도 알바생이 나를 붙잡아 묻더라.
" 손님, 아까 제임슨 므라즈 CD 들고 계신 걸 봤는데 제 자리에 놔 주시겠어요? "
내 입이 떡 벌어졌다. 제임슨 므라즈 CD를 들고 있었던 건 맞았지만, 누군가가 들고 계산 한 게 아니었다라는 좆같은 결말 때문이었다. 슬슬 불안함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알바생이 수상하다는 눈초리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정말 순수했다. 급기야 알바생은 아무 말 없는 나를 대놓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 손님이 정말 가져간 거 아니세요? "
" 아니 아니라니까요! "
내 부정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던 알바생이 결국 경찰을 불렀다. 여기에 도둑이 든 것 같은데요, 도 아니고 여기에 도둑이 있는데요. 라는 둥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알바생의 전화를 끝으로 나는 뒤도 보지 않고 달렸다. 그냥 무조건 달렸다. 아니, 물건을 훔치지 않았을 뿐더러 세상에 바쁜일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서 가방 한번만 보여줬으면 됐을걸. 밤 중에 좋은 운동을 하다말고 골목길 구석에 처박힌 내가 신세한탄했다.
서울에 예쁜 여자가 많다는 변백현의 병신같은 말을 믿고 서울로 상경하는게 아니었다. 정말 아니었다. 덕분에 내 인생은 주옥되게 생겼고, 안 그래도 눈동자에 흰자가 가득인데 이번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흰자가 까만자보다 더 큰 눈알비중을 차지하게 생겼다. 배가 고팠다. 하루종일 뛰어다니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을 뿐더러, 나를 부른 여우같은 변백현은 내가 걱정되지도 않는지 전화 한 통 없었다. 그리고, 이 골목길이 정확히 어디쯤인지도 모르겠다.
골목길을 빠져나가야 택시를 잡아타던가 할텐데, 골목길을 돌다보니 앞에서 도너츠가 아른거렸다. 꿈인가 싶어 고개를 이리저리 휙휙 젓는데, 꿈이 아니다. 정말로 도너츠였다. 탁한 회색빛의, 담배연기. 담배연기를 직시하는 순간 직감했다. 아, 이곳은 양아치 소굴이구나. 나는 뒤돌아 걸었다. 양아치들에게 걸리면 정말 별 볼일 없는 씨팔년 인생 여기서 종칠지도 몰랐다. 나는 살금살금 골목길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정말 가급적이면 조용히. 아니 그런데 여기에 언제부터 쓰레기통이 있었다고 앞도 안보고 살금살금 빠져나가려는 사이 발로 쓰레기통을 가볍게 찼다. 왁자지껄하면 묻힐 소리도 저녁에다 조용한 골목길이니 퉁, 하고 크게 울린 것은 당연지사.
등 뒤로 가볍게 식은 땀이 흘렀다.
" 야, 누구 있나본데? 데리고 와 봐. "
" 안 그래도 요새 돈 존나 궁했는데 하늘이 내려준건가. "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유일한 내 자랑거리인 숱 많은 눈썹을 휘날리며 달렸다. 정말 그 숱 많은 눈썹들이 가죽째로 벗겨질만큼. 정말 더럽게 운도 없었다. 경찰들을 따돌리나 싶었더니 이젠 양아치들이라니. 나는 내가 달리는 그 순간 우사인볼트처럼 각이 나오는 것을 깨닫고 발돋움을 좀 더 빠르게 햇다. 그런데 달리는 내 다리로는 양아치들의 빠른 달리기를 따돌릴 수 없었는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에게 붙잡혔다. 저기서 네온사인이 보였다. 좀만 더 가면 사람들에게 매달릴 수 있었다. 괜히 눈에서 육수가 쏟아져 나왔다. 여기서 인생을 종치게 될 거라는 불안감에 나는 변백현에게 축복을 퍼붓기 시작했다.
내가 질질짜자 당황한 모양인지 양아치들이 시끄럽다며 나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양아치들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짠내가 가득한 손이 내 입을 틀어막는 순간 울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서라면 장애인 짓도 불사해야했다. 한 손으로 머리를 뱅뱅 꼬고, 눈을 까 뒤집는다. 내가 무엇을 하나 궁금했는지 양아치들이 나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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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네요..짧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 다음화는 길게길게 병맛같이 써서 총알같이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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