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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오빠......"
날 끌고가는 그의 손길이 아프다. 불과 10분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말없이 나에게 뒷모습만 보여주며 끌고가는 그에게 나는 그저 이름만 부를 수 밖에 없었다.
"종ㅇ"
"닥쳐. 더 화내기 전에"
무서웠다.하지만 평소에는 나에게 욕은 커녕 행동 하나하나까지 조심스러운 그가 이렇게까지 욕한다는 것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거란걸 알기에 나는 조용히 끌려갈 뿐이었다. 그런데 발이 계속 아파왔다. 오늘 이 모든 화와 이 상황과 내 발까지 이렇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조별과제였다. 그냥 조별과제면 문제가 없지만 조원이 문제였다. 5명의 조원이 속해있는 가운데 나보다 한 학년위의 남자선배가 있었고, 그 선배가 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예전에 한 번 학교 전체에 돌았었기 때문에 나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주치지 않으려 인간힘을 썼지만, 오늘 드디어 마주치게 되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조별과제를 시작한 처음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마치 물 흐르듯 모두가 자신의 일에 몰두했고, 진행이 빨리빨리 된 탓에 난 오빠에게 연락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조별과제 처음에 꺼놨었던 폰을 중간에 킬 생각을 하다가 그대로 가방 속에 집어넣었고, 오후 5시쯤에 조별과제가 끝이 났다.
"아우.....피곤해...."
"우리 뭐 먹으러 갈까? ㅇㅇ아 이르지만 같이 저녁먹고 들어갈래?"
"아....제가 남자친구한테 오늘 연락을 못해서요...먼저 들어갈게요."
"아맞아!!!!!ㅇㅇ이 남자친구 있었지?요즘 잘 지내?"
"네....뭐....."
"뭐??????ㅇㅇ이 남자친구 있었어?"
"그렇다니깐~"
"헐?!?!?!?!!언제?????"
처음에 나에게 같이 밥을 권하던 여선배가 내가 말한 남자친구라는 말에 옆에서 기지개를 펴던 다른 선배가 처음듣는 소리라는 듯 나에게 되묻고 그렇게 두 선배는 내 연애사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내 옆의 남자선배였다. 자리 위치가 도대체 어떻게 정해진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옆에 나를 짝사랑한다는 선배가 앉았고, 남자친구라는 말이 나오자말자 처음 듣는다는 듯 아예 나에게 몸을 틀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앞쪽에서는 나의 연애사 얘기를 계속하고 있고, 옆에는 내가 피해야 될 기피대상 1호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죽을 맛이었다. 그러더니 나를 빤히 보던 선배가 하는 말,
"야"
"ㄴ....네????"
.....오렌지주스 마시다가 사레들릴 뻔 했다. 깜짝이야....
"니 남자친구....."
이러더니 계속 옆에서 혼자서 중얼거린다. 바로 옆인데 혼잣말이 다 들리는걸 정말 모르시는 건가. 근데 혼자서 머리를 긁적이시더니 혼잣말을 멈추시질 않는다.
"아씨.....오세훈 이 병신...조금만 더 일찍 고백할걸.....시발 그때 박찬열이랑 변백현한테 이 얘기를 하는게 아니었는데....그 시발새끼들이 진짜.....아오......그럼 그동안 나 남친있는 애한테 찝적거린거잖아....미치겠네 진짜...나 피할만도 하지....하씹박찬열 변백현 그 비글들 진짜...."
오랫동안 중얼거리다가 나를 홱 돌아보더니 갑자기 한 손에는 내 가방을 들고 다른 손에는 내 손목을 붙잡고 아직도 얘기하고 있던 두 선배들과 다른선배들에게 딱 한마디, 그것도 카페 문을 열고 나가면서 말했다.
"방금 강제로 차였으니깐 그 대상한테 밥 얻어먹으러 간다. 그러니깐 니들 따라오면 그대로 사망일줄 알아."
"?!?!?!?!???!!?!!!?!?!!!"
원래 차는 사람이 그 고백한 대상에게 밥을 사야했던 거던가? 아닌것같은데? 근데 난 왜 끌려나오고 있지? 등 온갖 생각이 머리를 헤집을 때, 미친듯이 걷던 선배가 그대로 멈춰섰다. 발만 보면서 걷던 나는 하마타면 등에 부딪힐뻔 했고,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는 공원이었다. 상황파악을 하고 있을때 선배는 내 손을 잡아끌더니 얼마 안 가 가로등 옆 벤치에 나를 앉혔고, 자신고 그 옆에 앉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한 나는 휴대폰을 키고 오빠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내 가방은 선배에게 있었고 차마 달라고 할 수 없어 높은 하이힐을 신은 내 발만 바라보며 땅을 툭툭 차고 있었다. 그 때, 세훈선배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ㅇㅇ아"
금방이라도 가방을 들고 그에게 따지고 싶었던 나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나도 모르게 선배의 눈을 쳐다보려고 했다. 그러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탓에 확인할 수 없었으나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을 보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때 선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내 앞에 섰다. 아무 말도 못하고 크게 눈을 뜬채로 선배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고, 선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번만....한번만 안아볼게......"
그리고 그대로 나를 안은 선배에게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밀쳐낼 생각도 하지를 못하고 가만히 안겨 있었다. 그러다가 누가 선배와 나를 세게 밀쳤고, 너무 세게 밀친 나머지 선배는 뒤로 넘어졌고 나도 넘어질뻔 했지만 밀친 손이 내 손을 거세게 앞으로 잡아당긴 탓에 넘어지지 않았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아하아........ㅇㅇㅇ"
고개를 들어 내 앞을 보니 검은색 정장의 종인오빠가 얼마나 달렸는지 얼굴에는 땀이 흥건한채 처음보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이분음표에요!!!!!! 처....처음쓰는 글이라 조금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열심히 쓸게요>〈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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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고 영향력이 크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