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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슬디] "미래에서 왔습니다.", 02 | 인스티즈

[레드벨벳/슬디] "미래에서 왔습니다.", 02 | 인스티즈

 

 

 

 

 

02. 

 

 

 

 눈앞에 일직선으로 펼쳐진 옅은 녹색 빛의 잔디가 시원하고 살랑대는 가을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고 벤치 등받이에 양팔을 얹혀 고개를 뒤로 젖힌 뒤 위를 내다보니 하늘은 크레파스로 칠해 놓은 듯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을 띄고 있었다. 향긋한 풀내음에 두 눈을 살포시 감아 분위기를 음미하고 있다가 감았던 잠깐의 눈 붙임이 순간 과거회상으로 돌아가 슬기는 승완이 오기 전까지 추억에 잠겨있었다. 잊을 수 없는 첫 만남, 그 이후의 잦은 연락,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왕래와 접촉. 오늘의 만남도 그 반복되는 왕래와 접촉중 하나겠지.

 


 

'넌 나에게 어떤 존재니,'


'…그리고 난 너에게 어떤 존재인거니….'

 

 


 하늘에 대고 한탄이라도 하듯이 나지막하게 말하던 슬기의 속삭임을 뒤로한 채 살랑바람 끝에 코끝을 타고오던 승완의 향기에 고개를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승완이 옆에 앉아 눈감고 있던 슬기의 얼굴을 옅은 미소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아, 깜짝이야."


"궁금해?"


"뭐가…?"

 

 


 지금 마음속에 있는 작은 설렘이 모든 것이 완벽한 날씨 때문인 건진 아님 옆에 앉아있는 승완 때문인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승완의 홍조 띈 두 볼과 아직까지 머금고 있는 눈웃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계속해서 생각을 곱씹던 슬기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초점 없는 동공으로 승완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승완이 자리에서 일어나 슬기에게 손을 뻗어 다른 곳을 가자는 듯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고개를 옆으로 두어 번 튕겼다. 잡으라고 까딱이는 작은 손을 제 손으로 마주하고 체중을 실어 일어났다. 일어났으면 이제쯤 놓아도 될 손이였을 텐데 슬기는 스르르 풀던 승완의 손을 휘어감아 깊숙한 깍지를 끼었다. 승완의 몸은 살짝 움찔하였고 조금은 당황한기색이 역력했다. 순간 슬기는 뇌리를 스치는 자신의 행동에 재빨리 손을 놓고 - 미안…. 이라는 한마디만 남겨둔 뒤 괜히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런 슬기가 웃겼던 건지 옆에서는 승완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둘만의 공간을 메웠다. 승완은 -친구끼리 손쯤이야 잡을 수도 있는 거지.- 라며 손대신 슬기의 쳐져있는 팔 사이에 자신의 팔을 끼워 넣어 팔짱을 꼈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별로 안 기다렸어."

 

"어디로 갈까? 그늘진 곳이면 좋겠는데…."

 

 


 앞이 탁 트인 넓은 잔디밭에 서서 키 작은 승완 대신 몇 번을 두리번거리던 슬기는 갈 곳을 찾았는지 손가락으로 허공 아래를 가르켰다. 벚꽃은 다 떨어져 나갔지만 이파리가 붉게 물들어가는 큰 벚나무 아래를 향해 승완을 끌고 갔다. 그곳에 다다르자 승완은 가져온 숄더백 속 돗자리를 꺼내 깔려는데 바람 때문에 잘 깔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줘, 내가 할게." 

 

 

 빼앗은 듯이 가져간 돗자리는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능숙히 펴졌고 서둘러 그 위에 짐들을 내려놓은 뒤 올라가 앉았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게 나른하기도 하고 졸리기도 한지 슬기는 크게 하품을 하며 승완을 쳐다보는데 제와 달리 승완은 시원이 아니라 쌀쌀한 듯 했다. 슬기는 입고 있던 카키색계열의 재킷을 벗어 승완의 어깨에 걸쳐주고는 무릎을 베어 누웠다.

 

 

"하-. 좋다."

 

 

 승완은 자신의 다리에 놓인 슬기 머리통의 머리칼을 반 줌 들어 만지작거렸고 새들의 짹짹 이는 소리가 자장가라도 되는 듯 슬기는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졸지 않으려고 눈에 아무리 힘을 줘 봐도 엄마같이 포근한 승완의 손길과 낮잠 자기 딱 좋은 시간이 맨 정신을 괴롭혔다. 그렇게 점점 깊은 잠에 빠져드려는 찰라에 검은 물체가 슬기의 얼굴을 향해 다가왔고 자그마한 쪽- 소리와 함께 보드라운 촉감이 슬기의 입술을 훔쳤다. 자는 척, 모른 척 하려했지만 저절로 올라가는 입 꼬리와 새어나오는 웃음 덕분에 승완의 짧은 입맞춤은 들키고 말았다.

 

 

"크흠, 승완아."

 

 

 아직까지도 감고 있는 슬기의 눈 아래로 아무렇지 않은 척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어투의 세 글자. 방금전까지 생각에 잠겼었던 작은 설렘의 답은 확고해 진 것 같았다.

 

 

"눈뜨지 마 창피해."

 

 

 승완은 자신의 무릎에 누워있는 슬기의 눈을 양손으로 가린 채 멋쩍은 실소를 툭 터트렸다. 그에 슬기는 눈 위에 오른 보드라운 비누향 풍기는 손을 맞잡고 아래로 끌어 내리더니 승완의 손을 돌려 손등위에 자신의 두 입술을 갖다 댔다. 1초, 2초, 3초…. 손에 닿은 오므린 입술이 가늘어지더니 손에 입을 대고 있으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슬기의 입 꼬리는 저만치 올라가며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손승완."

 

 

 지그시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며 둘만 들릴만한 만치의 크기로 이름을 부르고는 사랑스럽다는 눈빛을 보내며 승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슬기는 무거운 머리를 옮겨 승완앞에 마주앉았고 승완은 그런 슬기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떨궈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속에 자신을 가렸다.

 

 


"고개들어봐."


"…"


"예쁜 얼굴 안 보여줄 거야?"

 

 

 

 슬기는 가르마만 보여주는 승완이 귀여운지 빤히 쳐다보고선 몸을 좀 낮춰 고개를 드리대고 승완의 얼굴을 보러 가까이 다가갔다. 손을 뻗어 머리카락 한쪽을 귀에 꽂아주었더니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꽁꽁 숨겨두었던 불그스름해진 귀였다. 이렇게 해도 승완은 쳐다봐줄 기미조차 없어보였고 고개를 푹- 숙이고선 혼자 중얼거렸다. 드디어 들릴 만큼의 소리가 슬기의 귀에 꽂혔다.

 


"좋아해."


"어?"


"좋아한다고, 많이…."

 

 


 조금의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심장박동이 빨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랑고백에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랐지만 지금 가장 애가 타는 것은 승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슬기는 승완의 옆으로 몸을 옮겨 먼저 용기를 내줘서 고마운듯 승완을 꼭 끌어안아 주었다. 순간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슬기의 머리를 얽히고 설켰다. 그래, 나도 지금까지의 감정들을 부정하고 싶어 숨겼던 걸 거야. 나는 원래 남자를 좋아하는데, 아니 좋아해본 남자는 없었지. 그렇다고 좋아해본 여자가 있었다는 것은 아니야. 근데 너는 좀 달라. 인생 살면서 설렘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해준 사람. 아마 나도 널 좋아하고 있나봐….

 

 

 

 

 

 

 

 

 

--

슬디 달달ver.

앞내용을 안읽었어도 읽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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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앙....설렌다///
9년 전
박둥둥
그저 망상일 뿐이지만ㅠㅠ♥
9년 전
독자2
슬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디는 사랑이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04.6
잘보고가요ㅠㅠㅠㅠ달달하네요ㅎㅎ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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