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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wookie cookie rookie 시즌 2라고 하기에는 길게 이을 기력은 없구...외전....? 달달쓰에게 주는 문달이의 선물 이라고나 할까요?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1. 아직도 이러고 살아요








사회생활... 좆같더라고요. 옘~병 사방팔방 꼰대 쓰레기들 천지. 하나부터 열까지 안 빻은 말이 없어서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폭언에 삼 개월 째 정신 못 차리는 중입니다. 일도 힘든데 인간이 더 힘드네요. 지옥같은 n차 면접에 시달린 결과가 이런 거라니까 회의감은 드는데
제가 1인 가구가 아니라서요. 이 바득바득 갈며 ("주인, 안돼. 그 소리 아파") 매일 출근합니다.
집 오면 차곡차곡 쌓았던 울분들 옷 벗듯이 한꺼풀 한꺼풀 던지며 우이잉 우키야아아 하고 황욱희한테 안겨서 징징거립니다.
세상이 말랑하고 포근하고 착하다는 천하태평 우리 우키는, 테레비 보면서 과자 와구와구 먹다가 제가 달려들면 토닥토닥 해주면서 침대로 데려다줘요.
주인은 밖에서 기 쏙 빨리고 너덜너덜해졌는데, 우키는 힘이 넘쳐서 안아줄 때마다 뼈가 으스러질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좋아요. 뭔가 꽉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요즘 우키가 제 충전기예요.


"주인아, 오늘도 늦게 왔어."


"그니까. 나 저녁도 못 먹었어. 요새 한 끼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해."


얼마나 맛있으면 입 주변에 과자 부스러기가 붙어 있을까. 넌 참 행복한 멈무구나. 부러워하며 우키 입 주변을 닦아주면 이상하게 알아먹고 뽀뽀를 하려고 입술을 아주 들이밉니다.


"야- 황욱희. 이 닦고 뽀뽀를 하든 해라."


"주인 너무 좋은데 어떡해. "


우키가 눈이 정말 호수같거든요. 백두산 천지 아니면 그 어디냐 바이칼. 암튼 깊고 맑은 호수를 뭐라고 하냐면 황욱희 눈 이라고 해요. 그 크고 말간 눈으로 애처롭게 낑낑거리면 제가  뻑간단 말이에요.
근데 황욱희가 알고 쓴다는 게 포인트. 우키는 그런 거 몰라. 라고 개 주제에 오리 발 내미는 게 킬링 포인트. 지금은 왜 이러냐- 이 닦기 싫어서.
마음 같아선 내 몸도 눅진하고, 나도 씻기 귀찮고 그냥 내일 아침에 씻자! 하고 우키 껴안고 자고 싶지만 찝찝함은 또 못참는 성가신 성격이거든요.


"안돼. 내가 뭐랬지? 침대는 뽀송뽀송하게 씻고 나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리야."


"제제도 와서 안 씻었잖아."


"...그래서 지금 일어날거야. 너 나 없는 동안 씻었어, 안 씻었어?"


"씻었어. 진짜! 우키 거짓말 안 해!"


"씻고 나서 과자를 먹어? 이 또 닦아야겠네. 안되겠어."


"주인, 봐주자. 한 번만 봐주자. "


"꼬우면 개로 변하든가."


누워서 제 허리를 잡고 늘어집니다. 그리고는 살살 꼬셔요. "주인~ 피곤하지~ 자자~" 어디서 개수작이야.
맞춰주는 척 빵긋빵긋 웃는 욱희 동그란 콧방울에 뽀뽀 해주고는 방심한 틈에 손목을 끌고 갑니다. 무겁기만 더럽게 무거워서 운동 따로 안 해도 땀이 납니다.


"이리와. 누나 옆에서 같이 양치 해. 너는 양치만 하면 되잖아. 나는 몸도 씻어야 돼."


"이...안 닦고 싶어요...잘못했습니다."


"불쌍한 얼굴 금지랬다? 바닥에 앉지 말고 일어나. 얼른~ 황욱희!"


정말, 애 키우는 것 같아요. 애 같은 애인이긴 한데. 예뻐서 데리고 삽니다. 박박 대드는 황욱희 겨우 이 닦이고 내보낸 후 목욕하고 나오니까 토라져서는 리트리버로 변해 있더라고요.
몇 년 새에 자유롭게 개로 돌아왔다가 사람으로 변했다가 하는 법을 터득해서 잘 때는 편하게 개로 변하기는 하는데 제가 취업하고 나서는 밤마다 우는 저 팔 베개 해준다고 사람 모습이긴 했습니다.


"야. 황욱희 삐졌냐? 그러니까 밤에 자기 전에 뭐 먹지 마. 아니면 나한테 먹는 거 들키지 말든지."


어쭈, 턱 쓰다듬어주니까 치우라는 듯 고개를 처들더니 외면합니다. 등허리 쓰다듬다가 올라타서 목주변 긁어주며 달래주니까 금세 또 사람으로 돌아와서는 힘으로 눕혀버립니다.


"뭐. 그렇게 쳐다보면 뭐 어쩔 건데?"


"내일 출근 하지 마."


"출근을 해야 너랑 나랑 이렇게 살지."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



바보 개. 크게 깨달은 듯 부릅 뜨는 눈이 띨띨하기 그지 없습니다. 순순히 내려와 옆에 바짝 붙어 누워서는 이불을 끌어올려 꼭꼭 덮어줍니다. 우키와 부둥켜 안고 서로를 도닥이며 잠을 불렀습니다. 얼른 자야 하거든요. 아까, 미션. 황욱희 이 닦이기. 하면서 실랑이를 오래 해서 출근까지 남은 시간이 여섯 시간입니다. 잠이 많은 편이라 여섯 시간도 적네요.


"우키야... 우리...자니 너...."


"웅."


"응 그래....우키야...우리....이사 할거야..."


"이사 뭐예요?"


"이 집을...떠나서 새 집으로...간다는 거임..."


"옥! 새 집! 좋아!"


"...진정해...자야 돼... 알고만 있어..."


제가 또 엄빠 버프를 받아서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 원룸은 대학생 때부터 살아서 재계약도 한 번 했던 곳이라 (우쿠루 참조) 오래 됐기도 했거든요. 우키랑 단란하게 사는 건 좋은데 좁고 좀 불편한 점도 있어서... 언제까지 서로 옷 갈아입을 때 이불 속에서 눈 감거나 좁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을 순 없거든요. 그래서! 엄빠에게 욕을 먹어가며 직장과 가까운 투룸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미래의 제가 차차 갚겠죠. 내일이면 그래도 인턴직을 벗어나 정직원이 되어서 그 기념으로 평일 날 화끈하게 월차 쓰려고요. 토, 일 쉬는 날에 이사하는 거 뭔가 억울하거든요. 내 금같은 휴일.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2. 멍줍에 이어 냥줍













비아냥 들어가면서 평일 월차를 냈습니다. 좆같아서 정말. 그래도 출근 안 하고 점심 가까이 돼서 일어나니까 편하고 좋더라고요. 아 백순데 돈이 저절로 들어왔음 좋겠다.
간단히 간장계란밥 만들어서 먹고 씻고 용달 기사님을 불렀습니다. 두 시부터 짐을 나르기 시작해서- 코딱지만한 원룸에 짐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싣고 새로운 집에 도착해서
또 짐 나르고 정리하고, 하니까 벌써 해가 지더라고요. 뭔가 억울하다. 배고파서 힘 없다고 바닥에 드러누운 우키 위로 엎어졌습니다.


"주인 무거워..."


"야. 너무한 거 아니냐? 언제는 가볍다며!"


"지금 우키 배고파서 무거워."


"오키. 그럼 맛있는 거 먹으러 나가자. 근처에 백화점 있거든? 푸드코트 천국을 보여주지."


그러자 밑바닥에서 긁어 모았는지 무슨 힘이 솟아서는 갑자기 허리를 세우고 일어나서 저를 번쩍 들고 현관으로 향합니다.


"야 야 잠깐! 땀 났으니까 씻고 옷 갈아입고 가자."


"씻으면 자야 돼."


"아니야. 걸어서 집 근처 가는 거니까 양치만 갔다와서 해도 돼."


"우키 먼저 씻는다!"


하여간에 밥에 미쳤습니다. 그런 모습도 귀여우니까 데리고 사는 거지요. 물칠만 하고 나온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후다닥 들어갔다 후다닥 나온 우키가 의심스럽긴 했지만 넘어가기로 합니다.
개운해진 상태로 나오는데 우키가 창문에 찰싹 붙어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람 모습인데 엉덩이에 살랑거리는 꼬리가 보이는 것만 같아서 사진을 몰래 찍었습니다.
허리를 끌어안으며 뭐하냐고 묻다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걸 알게 됐습니다.


"헉 비오네. 신나서 물웅덩이 밟고 그러면 안돼. 그러면 집 와서 또 씻는 거야. 알겠지?"


"네."


"밥 먹으러 가자~"


"가자!"


우렁차게 외치며 저를 어깨에 들쳐매고 나왔습니다. 놀라서 우산도 못 챙기고 나왔습니다. 흥분하지 말라니까. 우키를 1층에서 기다리게 하고 저는 다시 올라가서 우산을 갖고 나왔습니다.
우키가 제 손에 들린 우산들을 보더니 왜 두 개를 갖고 나왔냐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너 하나, 나 하나."


"피, 제제는 우키 싫어해."


"무슨 소리야~ 야, 왜 삐지고 그래~ 알겠어. 같이 쓰자~ 정답게 쓰자~"


등 두들겨주며 달래니까 금세 풀려서는 히히 웃으며 제 옆구리에 저를 꼭 끼웁니다. 남는 우산만 거추장스럽게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됐습니다. 네가 들어라 흥.

굶주려서 고삐 풀린 우키가 푸드 코트를 헤집고 다녀서 저도 울고 제 지갑도 울었습니다. 결국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비교적 한산한 곳으로 데려가서 야단을 좀 쳤네요.
우키가 제 손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습니다.


"우키 잘못 아니까 화 그만 내도 돼. 누나 우리 화내지 마요~"


이게 문제다. 어느 누가 덩치의 귀여움을 거부할 수 있죠. 그대로 손잡고 데리고 다니면서 남성복 코너가 있는 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왜 엘리베이터를 두고 가느냐, 우키가 에스컬레이터를 더
재밌어 하기 때문이에요. 머리 너무 내밀지 마라 우키야...


"황욱희 이리 와봐. "


"어머~ 남자친구 분이 핏이 좋으셔서 뭐든 잘 어울리시겠어요!"


지극히 황제제 취향인 옷을 골라서 한눈 팔고 있는 우키를 불러다가 몸에 대봤습니다. 옆에서 보고있던 직원 분이 놓치지 않고 다가와 말씀하셔서 하.하 웃으며 가격을 보았는데 자존심과 함께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다른 것도 더 둘러보자 욱희야~"


"??"


"너무 브쓰, 브쓰."


무슨 캐쥬얼한 셔츠 하나가 세일해서 구만얼마래. 낮게 비싸다고 읊조리며 영문 모르고 그저 신난 욱희를 데리고 백화점 뺑뺑이를 돌았습니다 .
나도 입고 너도 입는 무난한 커플룩을 하나 장만해서 돌아가는데 아까보다 비가 더 세차게 내렸습니다. 비가 사방에서 화살 날아오듯이 오는데 우산 왜 쓰는거지.
조심히 걸으려고 해도 신발이 젖네요. 목욕은 싫어하면서 비오는 건 좋은 욱희가 혹시라도 물웅덩이로 뛰어들어가 첨벙댈까봐 팔을 꽉 붙잡고 걸었습니다.


"다왔다, 다왔다~"


집 앞에 다다랐을 즈음 노래를 부르며 우산 접을 준빌하는데 어디서 어린 동물이 우는 가냘픈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동물적인 감각으로 우키가 담벼락 때문에 그늘져 보이지 않는
구석을 가리켰습니다. 손전등은 애기가 놀랄까봐 대신 핸드폰 화면 밝기를 최대로 키워놓고 비추며 다가가니 새끼 고양이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비에 잔뜩 젖어 찢어질 것 같은 작은 택배 박스에 담겨 울고 있는데 가슴이 저릿해서 안아들었습니다.
애기라고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생각보다 커서 살짝 당황했지만 어떡해 하며 안고 들어갔습니다. 우키가 덜덜 떨며 우는 고양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더라고요. 상극일 줄 알았는데.


"너무 귀엽다."


"그지. 우리 집도 넓어졌는데 잠시동안 데리고 있을까? 괜찮아?"


"귀여운 거 좋아!"


그래. 나도 좋아서 너 데리고 있는거야. 집에 들어와서 고양이를 씻기고 털을 말려주니까 뽀송뽀송 깔끔해진 모습이 기막히게 예뻤습니다. 미묘네, 미묘야.
낯선지 제 품에서 떠나려 하지 않으려 하길래 계속 안고 쓰다듬어주니까 금방 잠들었습니다. 방이 두 개가 돼서 우키한테 방 하나를 주려고 했는데 저랑 한 몸이라서 떨어질 수 없다고 (대체 언제부터) 떼를 써서 결국
방 하나는 드레스룸으로 쓰고, 원래 혼자 쓰려고 했던 방을 같이 쓰기로 했습니다. 접이식 침대 괜히 하나 더 샀네요. 황우키 사고 치면 드레스룸에 침대 놓고 쫓아내야지. 덩치 큰 멈무를 위한 생각하는 침대.
먼저 곯아떨어진 고양이를 사이에 두고 자려는데 우키가 작게 질투를 했습니다.


"주인, 이거 아니야. "


"왜? 뭐가?"


"나랑 주인 사이에 이거 놓으면 안 돼."


"참 나. 귀엽다며. 네가 귀엽다고 했잖아."


"안 돼 ."


"알겠어, 알겠어."


질투쟁이 리트리버의 고집에 밀려서 고양이는 제 옆에만 두고 조금 더 좁아진 침대에서 우키랑 딱 붙어서 잤습니다. 혹시라도 저랑 우키 때문에 고양이가 침대 아래로 떨어지면 안되니까요. 밑에 러그에 마약 방석에(우키 때문에 샀는데
잘 안 쓰고 오히려 나를 마약 방석처럼 써서 애물단지였다) 깔 수 있는 건 다 깔아놓고 잤습니다. 저는 우키가 너무 커서 불편한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껴있더라고요. 두 남자 사이에.


전 분명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3. 억울하다 평범한 나에게 삼각관계라니.












저도, 우키도, 고양이...로 추정되는 낯선 남자도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상황 파악이 잘 안 돼서 넋이 나갔습니다. 게임에서 기본으로 주어지는 속옷말고는 없는 캐릭터처럼 헐벗은 남자에게 우키 옷을 줬는데 우키가 빼애액! 하고 심술을 부렸습니다.


"왜 그래, 우키야. 너랑 비슷한 상황의 친구인데."


"우키 옷이야. "


"그래. 네 옷이야. 근데 저 친구가 지금 옷이 없잖아. 그렇다고 내 옷을 입을 순 없잖아?"


"제제 동생 옷. 제제 동생 옷도 있어."


"...그래. 기억력 참 좋네...알겠어, 알겠어. 잠깐만 기다려봐...요?"


눈이 참 보석처럼 반짝이더라고요. 저만 너무 뚫어지게 바라봐서 부담스럽긴 한데. 우키를 한번 겪어봤으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름을 뭘로 지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키랑은 다르게 오래 데리고 있어줄 수는 없는데. 왜 저 고양이도 사람으로 변하는 게 가능한건지. 이쯤 되면 모든 동물들 다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지. 내가 아는 인간들 중에서도 사실은 너구리고 곰이고 개인 인간 한 명쯤은 있는 거 아닌지.
우키가 지 옷 대신 가져오라는 동생 옷을 찾았긴 한데 서랍 구석에 처박혀 있다보니 걸레짝처럼 구겨져 있어서 빨래를 다시 돌렸습니다. 그동안에는 네 옷 좀 입고 있자해도 꼬장을 부려서 결국 이불을 둘러줬습니다.


"자, 혹시 이름은 있어요?"


도리도리.


"고양이 맞죠?"


끄덕


"말..할 수 있어요?"


"...네."


"씨, 근데 왜 말 안 해. 오케. 내가 지금 출근이라는 걸 해야 해서 바쁘거든요. 일단 내 이름은 황 제제고, 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골든 리트리버고 이름은 황우키예요. 그쪽 이름은 내가 생각을 한번 해볼 테니까,
갈 곳 있어요? "


도리도리.


"그러면 나 다시 올 때까지 여기서 우키랑 있어요. 우키 너 친구 괴롭히지 말고."


"주이인."


별로야 시러 가지 마 안 돼 등등을 담고 있는 얼굴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려는 제 발목을 우키가 붙잡습니다. 우키 얼굴을 감싸고 조물조물 만져주면서 우쭈쭈 해줘도 불만족스러운지 볼이 빵빵해집니다.


"어휴, 똥강아지 진짜."


통통한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 고양이...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민망해서 먼저 피했습니다.


"우키 네가 선배니까 별 거 없지만 세상은 어떻다 얘기 좀 하면서 간식도 먹고 그러고 놀고 있어. 알겠지? 너 좋아하는 존맛탱구리 갔다 와서 해줄게."


인터넷에서 도는 비법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면서 완전 존맛탱구리지? 라고 말 한 번 잘못 했다가 죤맛탱구링~! 노래를 불러대는 우키 최애 간식이 있습니다.


"우키야, 빨래 다 돌아가면 탁탁 털어서 건조대에 널어줘~ 알겠지? 야, 친구 노려보고만 있지 말고 누나 말에 대답해라."


"웅."


부랴부랴 챙겨서 나가기 전에 당부를 했는데 둘 다 움직일 생각도 않고 앉아서는 우키는 계속 노려보고 고양이 친구는 멀뚱히 우키 쳐다보기만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나 간다?"


"웅."


평소 같았으면 빨리 와야 돼~ 하면서 매달려 뽀뽀 왕창 해줄 텐데 고양이 친구 경계한다고 현관은 쳐다도 안 보는 황욱희를 보십시오.
대신 고양이 친구가 속으로 예쁘다고 칭찬했던 눈을 반짝이며 저를 바라봅니다. 어색하게 손을 살살 흔들어주고 나왔습니다. 제발, 싸우더라도 뭐 부수지는 마라 우키야..우리 어제 이사했다...
빨리 준비한다고 했는데 지각을 했네요. 잘리면 너희 탓.


칼퇴 안 하면 집안 박살 날 것 같아서 미친듯이 뛰어왔는데 틀린 그림 찾기도 아니고 둘이 해져서 불꺼진 방안에서 아침과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대신 불을 켜고 우키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빨래부터 검사했습니다.


"너 빨래 널었어, 안 널었어."


텅텅 비어있는 건조대로 시선을 옮겨주겠니? 말 안듣는 뺨을 꼬집고는 일어나 세탁기를 다시 돌렸습니다.


"우키, 누나 말 안 들었으니까 친구한테 우키 옷 빌려줄 거야. "


"제제..."


"존맛탱구리도 안 해줄거야. 친구 계속 무섭게 겁주고 있었으니까."


물론 고양이 친구는 전혀 쫄지 않은 것 같긴 한데요. 어쨌든 친구랑 친하게 지내지 못할 망정 이러고 있었으니까 벌을 줄 겁니다.
존맛탱구리 안 해준다는 말에 우키의 눈빛이 거칠게 흔들렸습니다.


"우키가 미안해요. 잘못 했어요. 배고파요."


"둘 다 이리 와."


우키가 냉큼 팔짱을 끼고 붙었습니다. 고양이 친구도 두르고 있던 이불을 바닥에 끌리지 않게 주섬주섬 챙겨 안아들고는 일어났습니다. 그니까 이 친구도 꽤 키가 크더라고요.
둘이 좌우에 붙어서 졸졸 따라다니는데 걸리적거리더라고요. 그냥 둘 다 앉아 있으라고 할 걸. 나 빼고 다정하게 붙어있으면 안되나.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이거 뭐예요?"


하며 고양이 친구가 샌드위치 빵을 꾸욱 눌러서 저도 모르게 손등을 때찌했습니다. 우키가 초기에 했던 짓이라 정말 본능적으로 나와버린 반응이에요.
아양.. 하며 맞은 손등을 어루만지길래 미안해서 헛기침을 하며 먹는 거 가지고 장난 치는 거 아니라고 일렀습니다.


"죵맛탱~구링~"


"우키 좋아?"


"네~"


"귀여워... 그러니까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


"먹기 싫어?"


"네."


깜찍한 우키 머리 쓰다듬어주고 옆을 슬쩍 봤는데 뜨거운 시선과 바로 마주쳐서 살짝 움찔했습니다.


"자, 사이좋게 앉아서 먹자~?"


싸우지 말라고 여섯 개씩 만들어줬는데 우키 이눔 자슥이 자기 꺼 다 먹어놓고 고양이 친구 몫까지 손을 대길래 혼냈습니다.


"황욱희 너 자꾸 그러면 혼자 자게 옷방으로 보낸다?"


"미안해."


재빨리 사과하는 우리 우키. 고양이 친구는 그러거나 말거나 우키는 쳐다보지도 않고 천천히 오물거립니다.


"너네 둘이 진짜 극과 극이다."


한쪽은 차분하고 한쪽은 먼지 폴폴 날리게 활기차서 그 온도 차가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입맛에 맞는지 은근한 미소를 띄우며 먹길래 귀여워서 쓰담쓰담 해줬더니 우키가 자기 머리를 제 손에 갖다댔습니다.


"아이구, 그래. 귀여워 우리 우키."


밥까지 다 먹고 나니까 할 짓이 없어져서 어색하게 앉아 있는데 티비에 일 대 백 프로그램이 나오길래 게임을 시작해보자 하고 둘을 꼬셨습니다. 역사니 상식이니 인간들 수준을 따라할 순 없으니까 숫자 찍기 대결을 붙였는데
의외로 고양이 친구가 정답만 콕콕 잘 찍더라고요.


"친구 이름 윈윈 어때? 윈윈?"


잘했다고 버릇처럼 뒤통수 쓰다듬어주다가 시상처럼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싫지 않은지 광대를 볼록 올리며 웃길래 윈윈아 하고 부르니까 옆에서 우키가 제 무릎을 베고 누워 졸리다고 주위를 끌었습니다.
이마가 보이게 우키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윈윈이랑 잘 지내라고 하니까 대답은 안 하고 딴청을 피웁니다.


"우키, 윈윈이 이제 자자~"


어제는 어찌 저찌 셋이서 잤지만, 장신 남성 둘에 저까지 하면 침대가 비좁기 그지 없거든요. 그래서 새로 산 접이식 침대를 꺼내서 옆에 붙였습니다. 침대와 침대 사이 가운데에 누군가는 자야 하는데 그게 왠지 제가 될 것 같죠? 하하하
오른쪽 침대에 누으면 좌 우로 둘이 어떻게든 몸 구겨서 한 침대에 있으려고 하고, 왼쪽 침대로 옮기면 또 똑같고. 둘이 사이좋게 침대 하나씩 차지해라 하고 바닥으로 내려가면 싫다고 같이 바닥으로 내려와서 양 옆으로 눕고.
둘의 신경전 탓에 멀쩡한 침대에는 귀신들이 와서 눕게 생겼네요 하하하. 이런 사소한 문제로 늦게 자는 것도 싫어서 그래 알아서 해라 식으로 바닥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천장만 보고 있는 자세가 답답해서 오른쪽으로 뒤척이면 윈윈이가 있고,
놀라서 왼쪽으로 돌리면 우키가 있네요. 둘만 없으면 이 투룸 나 혼자 쓰는데.

우키 아니면 윈윈이 둘 중 하나랑만 같이 오손도손은 살 수 있는데, 특히나 인간화 상태로 봤을 때 남자 둘 여자 하나가 같이 사는 건 좀 그렇더라고요. 집 마련해줬다는 권리로 불시에 찾아오는 엄마를 피해 숨겨야 하는 덩치가 둘이나 됐어.
우키랑은 산 지 좀 오래 됐기도 하고, 엄마랑 아들 같아보여도 사랑하는 사인데 윈윈이가 짠- 하고 생겨버려서 고민이 큽니다. 애기면 아들이라도 삼겠는데 (미친 각오) 둘이 겉보기로 나이도 비슷해보여...
그런데 또 나랑 우키가 대책 없이 데려와서 너 나가라 하기도. 너무 매정하잖아요. 여태 살면서 한국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버뮤다로 와버렸습니다.



[NCT/루카스/윈윈]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 | 인스티즈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잠에 들어버렸습니다. 듣기 싫은 알람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는데 오른쪽엔 언제부터 깨어있었는지 진득하게 쳐다보는 윈윈이가 있고, 왼쪽엔 그런 윈윈이를 노려보고 있는 우키가 있습니다. 저 빼고 멘션 해주세요. 나 이제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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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까님 바로 달려왔어요 ㅠㅠ
우키 너무 귀엽고 윈윈이도 고양이같구 ㅠ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

5년 전
독자2
자까님ㅠㅠㅠㅠ저 심장에 무리 왔자나여ㅠㅠㅠㅠㅠ이로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글이라니ㅠㅠㅠㅠ오늘도 작가님 덕에 달달하고 행복한 하루일거 같아요ㅠㅠㅠ💚💚💚
5년 전
독자3
헉ㅜㅜ작가님ㅜㅜ 저 우쿠루 완전 재밌게봤었는데 이렇게 또 윈위니와 같이 써주시다뇨..저 넘 행복해요...,작가님 사랑해요ㅠㅠ💚💚💚💚💚💚💚💚
5년 전
독자4
끄악 문달님 이런 좋ㅇ고 심장 벌렁이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이세상 복 다 받으세요,,,딱 우키는 댕댕이 윈윈은 고양이 너무 철떡이자나ㅜㅜㅜ
5년 전
독자5
갸아아아가 징짜 요즘 우키글이 자주 생각이 났었는ㄷ 이렇게 깜짝 외전이라니요ㅠㅠㅠㅠㅠ 넘 조아아유ㅠㅠㅠ
5년 전
독자6
저 빼고 멘션해주세욬ㅋㅋㅋㅋㅋㅋ 진짜 저러다가 제제 우키랑 윙윙이 사이에서 죵맛탱구리 되겠다.... 찌부되는거야... 오랜만에 리트리버 우키 너무 반가워요!!!! 그런의미해서 다시보러가기..♥
5년 전
독자7
라나입니다😭 아 이거 너무 오랜만이에요ㅋㅋㅋㅋㅋㅋ 지금 봐도 너무 귀엽고 그래요😭 우키 질투 폭발이네요 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진짜😭
5년 전
독자8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우키 질투도 너무 귀엽고 윈윈ㅠㅠ 동그란 눈 너무 귀여워요ㅠㅠ
5년 전
독자9
진짜 어떡하지... 욱희 너무 보고싶어써..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 윈윈의 등장이라니... 너무 귀엽구... 좋구... 아 진짜 너무 귀여운데 어떡하져... 저는 8ㅅ8이에여....
5년 전
독자10
체리콕이에요 작가님ㅠㅠㅠㅠㅠㅠ제가 우키쿠키루키 젤조아하는데 진짜 선물같이 찾아와주셧네요 감사해요 정말ㅎㅎㅎ이거 다음화도 있겠죠? 그렇죠? 윈위니의 모습도 기대해봅니다ㅎㅎ항상 감사드랴용
5년 전
독자11
우키글 너무 잘 읽었는데ㅠ외전 감사합니다ㅜㅜㅜㅜ
5년 전
독자12
99임니다... 글이 하나둘 밀리더니 혐생과 겹쳐 나중에 읽어야지싶었는데 오늘은 제가 사랑하는 우키가 나와서 얼른 달려왔네요ㅜㅜㅜ 우키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또 생겼네요>< 진짜 다 귀여워요... 아 그리고 곧 방학임니다.. 제가 꼭 밀린 글들을 다 읽고말겠습니다,,, 기대해주세오.. 오늘도 여전히 좋은 글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ㅜ윈윈이라니ㅠㅠㅠㅠㅜ 너무 귀여워요ㅠㅠㅜ 욱희도 귀엽고ㅠㅠㅜ 글 잘 읽고 가여💚💚💚💚💚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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