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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1. 다니엘 스눅스   

  

   

  

   

  

   

  

한적한 어느 오후날 이었다.   

  

   

  

   

  

   

  

"..."   

  

   

  

   

  

   

  

"어...다니엘,최근에 무슨 문제라던가...하여튼 그 위험한 일 같은거 있었어요?"   

  

   

  

   

  

   

  

   

  

78장의 카드중 운세를 봐준답시고 로빈이 집어든 카드들 에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감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해골,그리고 그 해골이 들고있는 서슬퍼런 낫.한참 동안을 그 카드 한장만 멀거니 처다보던 로빈이 다른 카드 한장을 뒤집자 그곳에는 점괘를 못 보는 사람이 봐도 '나 안 좋은 점괘에요' 하고 광고하는 수준의 그림이 대문짝 만하게 그려져 있었다.무너지는 탑,그 밑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절규하는 사람들.로빈은 자신이 점괘를 뽑았음에도 적지않게 당황했는지 무어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듯 어버버 거리며 애써 화제를 돌리려 했다.정작 린데만은 별 생각이 없었다.그저 그렇구나,수준의 생각이 들었으면 들었지 이 점괘로 인해 '내 인생이 망할거'라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았다.단지 점괘를 뽑은 로빈이 당황하는게 불쌍해 보일 뿐이었다...나쁜 점괘를 뽑은것이 고의적 행동은 아니기에 이렇게까지 당황할 필요는 없다만서도. 로빈의 시선이 어찌할 줄 모르고 도르륵 거리며 굴러갔다.   

  

   

  

   

  

   

  

"로빈.나한테 고민은 없어.위험한 일은 내가 아니라 우리 집의 카사노바 한테 자주 있으면 있지,나한테는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고.뭐,악기수리 하다가 손을 찧는것도 위험하다면 위험한거겠지."   

  

   

  

   

  

"카사노바?알베르토 말하는거에요?"   

  

   

  

   

  

"그렇지.내 타로가 조금 안좋게 나왔다해서 너무 걱정하거나 그러진 마.난 내몸 정도는 충분히 지켜."   

  

   

  

   

  

"그래도 이게...어...미래에 큰 재앙이 있다는 거라서...."   

  

   

  

   

  

"미래는 나 자신이 만드는거지 이렇다 하고 정해진게 아냐.그러니까 너무 걱정말고 기분 풀어."   

  

   

  

   

  

   

  

여전히 찝찝하단 표정을 감추진 못한 채 로빈은 뽑았던 카드들을 모아 다시 셔플시켰다.로빈 입장에선 충분히 찝찝할 일이었고 - 그것이 맞느냐 틀리느냐의 여부를 떠나서라도 - 솔직하게 말하자면 린데만 입장 에서도 영 촉이 좋지 않은것이 사실이었다.실제로 얼마전, 로빈이 줄리안 의 타로를 봐주다가 '클라티네(물의 요정)' 와 '다리 잘린 남자'를 뽑은뒤 섬 밖에 나가 와플 제조를 위한 재료를 공수해오다 이유없이 미끄러져 바다에 빠진것도 모자라 배의 프로펠러 속으로 빨려들어갈 뻔 했다는 이야기는 줄리안이 말을 안했을 뿐 공공연 하게 알려진 이야기였다. - 물론 소문으로 퍼진 이야기에서 로빈이 점괘를 봐준건 빠져있었다. - 다행히 줄리안이 빠진 직후에 바로 수영을 해서 벗어났고 주변 사람들이 도운덕에 별 일은 없었지만 로빈의 입장에선 충분히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 법 했다.그런데 그 감정이 사라지기도 전에 이런 점괘를 뽑아버리니.린데만은 애써 침착한 척 표정을 숨겼다.여기서 저자신이 더 불안해하면 로빈은 더 큰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릴테니.   

  

   

  

   

  

"...."   

  

   

  

   

  

"음,표정을 풀래도 그러네.난 괜찮대도."   

  

   

  

   

  

   

  

로빈이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무어라 말하려는듯 입술을 들썩였다.그런데 그때였다.   

  

   

  

   

  

   

  

쾅---   

  

   

  

   

  

   

  

순간 엄청난 굉음과 동시에 가게 외부가 소란스러워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혼란스러운 기운이 온몸에 흘렀다.동시에 지진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진동이 가게를 뒤덮었다.찬장의 찻잔들이 떨어진건지 유리 깨지는 놀란 로빈은 굉음과 함께 흩어진 카드들을 주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몸을 움츠리며 굳어버렸다.본능적으로 로빈의 팔을 잡고 자신의 뒤로 숨긴 린데만이 커다란 창문 바깥을 노려보며 경계적인 시선을 내뿜었다.겁을 먹었는지 벌벌 떨기만 하던 로빈은 본능적으로 이미 사방으로 흩어져버린 카드들에 흘끗 시선을 던졌다.그리고 그 순간,무언가를 발견한듯 카드들 중 한장을 집어들었다.   

  

   

  

   

  

"ㄷ,다니엘.이거 봐봐요.이거...."   

  

   

  

   

  

   

  

로빈의 말은 미처 끝맺어지지 못했다.다시 한번 요란한 굉음이 들리더니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이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척 보기에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린데만이 본능적으로 알베르토가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니라며 줬던 성수가 담긴 병을 만지작거렸다.겁을 먹은 로빈을 테이블 밑으로 숨게 한뒤 린데만은 병의 뚜껑을 열었다.   

  

   

  

   

  

"로빈,지금부터 내가 다시 올때까지 절대로 나오지마.알겠지?금방 돌아올게."   

  

   

  

   

  

"다니엘!다니엘-!"   

  

   

  

   

  

   

  

로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린데만은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갔다.어찌할 줄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는 로빈의 손에 카드 한장이 들려있었다.   

  

   

  

   

  

   

  

   

  

언데드(Undead).   

  

   

  

   

  

   

  

   

  

로빈이 린데만의 점괘를 봐줄때 뽑았던 카드들 이상으로 최악의 점괘를 의미하는 카드였다.차마 나가지는 못하겠는지 로빈의 표정은 이제 울상이었다.자신의 옆에 흩어져있는,77장의 카드들을 바라봤다.카드들은 괴이할 정도로 모두 다 뒷면을 위로 한채 흩어져있었다. 그런데,대체 왜 제 손에 있는 카드만 떡하니 그림이 그려진 면이 위로 나와있던건지.로빈이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지금 당장이라도 그림속의 언데드가 자신의 목을 조일것만 같은 긴장감에 괜한 오한이 서려왔다.   

  

   

  

   

  

   

  

   

  

   

  

   

  

   

  

   

  

가게 밖으로 나온 린데만은 당장이라도 성수를 뿌릴 채비를 했다.여차하면 일어날 몸싸움 정도는 얼마든지 각오하고 있었다.숨을 한번 고른 린데만은 자신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오는 '누군가'를 똑바로 쳐다보며 성수병을 든 손에 힘을 주었다.   

  

   

  

   

  

   

  

15M,10M,그리고 거리가 5M 로 좁혀진 그 순간,   

  

   

  

   

  

   

  

"...스눅스?"   

  

   

  

   

  

   

  

준비한 것이 무색하게 린데만은 허무하리만치 가볍게 그 '누군가'의 밑에 깔리고 말았다.입가에 진득한 무언가를 흘리며 그 '누군가'는 린데만의 목을 제 손으로 조이기 시작했다.누군가가 누군지 아는 것은 별 무리가 없었다.반쯤 탈의한 상의 덕에 드러나는 문신들.666,뱀,염소,그리고 알수없는 언어가 쓰여진 마법진 까지.한달 전 장난이랍시고 악마소환 의식을 했다가 알수없는 마귀가 씌였다던 '다니엘 스눅스'였다.다른 퇴마사 들과 엑소시즘을 갔다온 알베르토가 독한 놈이 붙었다고 하는걸 린데만이 잊어버릴리 없었다.제 숨통을 더욱더 강하게 조여오는 스눅스의 두 팔을 잡은 린데만이 있는 힘껏 스눅스의 복부를 걷어찼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스눅스가 나동그라졌다.콜록거리며 몸을 일으켜 뒷걸음질 치다가 무의식적으로 느껴지는 축축함에 목을 만져보니 피가 진득하게도 묻어나왔다.그제야 일반사람의 것 이상으로 길게 자라난 손톱이 보였다.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졌다.손톱에 묻은 피를 끝까지 빨아들인 스눅스 - 라기 보단 스눅스의 탈을 쓴 악마 - 가 린데만을 향해 역겨운 미소를 날렸다.도망가기엔 로빈이 걸렸고 이미 도망가기에도 늦었다.성수는 반 이상이 바닥으로 스며든지 오래였다.   

  

   

  

   

  

   

  

   

  

"다니엘-!"   

  

   

  

   

  

   

  

   

  

그 순간,지금만큼 반가울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린데만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스눅스를 피하며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한참을 뛴건지 멀리서 봐도 땀에 절은것이 확연한 알베르토,그리고 엑소시스트 동료들인 샘 과 에네스. 린데만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냅다 알베르토를 향해 뛰어갔다.스눅스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린데만을 뒤쫓았고 덩달아 세사람도 뛰기 시작했다.알베르토와 린데만,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고 스눅스와 린데만의 거리도 좁혀졌을 무렵 린데만은 뒤를 돌아 손에 들고 있던 얼마 남지 않은 성수가 담긴 병을 그대로 스눅스에게 던졌다.   

  

   

  

   

  

   

  

"끄에에에에에--!!!"   

  

   

  

   

  

   

  

괴상한 소리와 함께 스눅스의 왼쪽 눈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무언가가 녹아들어가는 소름끼치는 소음이 울려퍼졌다.그사이 샘과 에네스,두 사람이 스눅스의 양쪽 팔을 결박 시켰다.알베르토는 일단 많이 놀랐는지 린데만의 목을 살폈다.   

  

   

  

   

  

   

  

"너...!"   

  

   

  

   

  

"일단 스눅스 부터 어떻게 하고 얘기해.그래도 늦지않아."   

  

   

  

   

  

   

  

"안돼!내가!이 몸을!어떻게!얻었는데---!!!"   

  

   

  

   

  

   

  

"알베르토!"   

  

   

  

   

  

   

  

"알베르토 몬디-!우리 지금 죽을거 같거든?"   

  

   

  

   

  

   

  

"몬디-!"   

  

   

  

   

  

   

  

   

  

뛰면서 힘이 빠졌는지 세사람 모두 지친 표정이었다.스눅스는 여전히 지치지도 않는지 발광 수준의 몸부림을 부리고 있었다.급한대로 지혈이라도 하라며 손수건을 쥐어준 알베르토는 준비해둔 성경과 성수를 꺼내들었다.이제 기도문을 외우며 성수로 쫓아내기만 하면 끝이다.성수가 담긴 병을 연 알베르토가 몸을 돌려 성수를 뿌리려는 순간,   

  

   

  

   

  

   

  

   

  

우드드드드드득-   

  

   

  

   

  

   

  

   

  

"..."   

  

   

  

   

  

"..."   

  

   

  

   

  

"..."   

  

   

  

   

  

"...맙소사."   

  

   

  

   

  

   

  

스눅스를 잡고있던 두 사람이 결박을 풀었다.그러나 아까와는 달리 스눅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 녀석,숙주의 목을 비틀어 죽였어.어떻게...!"   

  

   

  

   

  

   

  

"...우욱."   

  

   

  

   

  

   

  

   

  

무거운 정적만이 흐르는 가운데 지혈 하는것도 잊고 헛구역질을 하는 린데만이 저 너머로 달려갔다.아무도 말리진 않았다.목이 180도 돌아간 채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남자의 모습은 충분히 구역질 이상의 행위를 해도 별로 이상할 게 없는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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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상에.......완전 숨죽이면서 봤어요 와...........ㅠㅠㅠㅠ다니엘 불쌍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호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부쨩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다니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독자4
다니엘ㅠㅠㅠㅠㅠㅠㅠ필체 진짜 내 스타일이다ㅠㅠㅠ짱좋아ㅠㅠㅠ사랑해ㅠㅠ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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