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처럼 02
w.벽장
"그럼 내가 니옆에 있어줄게 우현아"
싱긋 웃어보이는 내미소에 대답이라도 하듯 우현이는 웃어보였다. 그러고 난뒤 아무말없이 몇개피의 담배를 더 피고나서야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해가 어물쩡 넘어가고 있었고 평소하던것처럼 영화를 본것은 아니였지만 기분이 좋았었다.
그러고 몇일동안 여전히 학교에서는 우현이와 나는 아는척을 하지않았다. 하지만 가끔 애들몰래 쥐어주는 시시콜콜한 쪽지따위로 소소한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 그때 마치우리는 연인처럼 행동했었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정도로 또는 시기할정도로
하지만 너와 나의 사이는 친구 이상의 상태에서만 머물뿐 더이상은 발전의기미조차도 보이지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그때의 나는 너에게 다가가는것이 겁이났다.
그렇게 애매한 상태를 유지한채 서로의 마음만 저울질하고있을때 어느순간 우현이는 학교에 나오지않았다. 걱정은 되었지만 우현이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우현이가 나오지않는 횟수가 4일째 되던날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 나는 등교할때마다 우현의 집앞에서 기다리고 간신히 지각을 면하기도했다.
문자도 보내보고 전화도해봤지만 배터리가 없는건지 고장이난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철저히 나를 무시하는건지 그렇게 우현이와 연락이 되지않은지 일주일이 지날때쯤이였다. 엄마는 예전 창녀였던 기질을 버리지 못했는지 가끔 남자를 집에 들여 잘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되면 나는 도망치듯 편의점으로 향했다.
어두운골목을 벗어나 술집이 즐비해있는 시내쪽으로 갈때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우현이였다. 그때의 기분은 살짝 멍하다고 해야하나?
흔히들 하는말처럼 뒷통수를 한대 맞은것처럼 멍했다. 그리고 다시 제대로된 남우현의 모습에 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왼쪽에 여자를 낀채 약간 취한모습으로 여자의몸에 자신의몸을 살짝 기댄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있었다.
곧 내표정은 차게 식었고 그냥 우현과 눈을 마주쳤지만 모르는 사람처럼 우현이 옆에있는 여자옆을 지나쳤다. 여자의 생김새는 엄마의 젊었을때의 모습을 흉내내기라도한듯 꼴불견의 모습이였고 여자 특유의 화장품과 향수냄새가 코를 찔렀다. 살짝 인상을 찡그리고는 곧 편의점으로 쌩하니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우현이는 학교에 나왔다. 약간 살이빠진 피곤한모습으로
나는 몇번이나 우현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우현이는 그때마다 대놓고 시선을 피해버리거나 나를 죽일듯 바라보곤했었다.
그럼 내가 살짝 꼬리를 내리듯 피했다. 그것도 몇번 반복하니 내성격에 어울리는것같지도 않고 우현이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는것같아. 읽던 교과서를 덮고 조심스레 우현이에게 다가갔다.
"우현아"
학교에서 사적으로 먼저 입을 연거였지만 남우현은 그냥 숙이고 있던 고개를 슬쩍 들고 내얼굴을 확인하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갑자기 뎅 하는 소리가 머리속에 울리는가 싶더니 현기증이 훅 하고 끼쳐왔다. 그걸 티내지않고 우현이를 멍하니보다가 한번더 입을열었다.
"앞으로 결석하지마 걱정했어"
그말을 툭 던진뒤 도망치듯 내자리로 걸어갔다. 우현이와 우현이 친구들의 시선이 내 뒷통수를 따갑게했지만 그냥 자리에앉아 정리하던 내용을 마저 정리하기시작했다.
그냥 내가 한말에 만족을한채 전처럼 돌아갔다고 생각했다. 그냥 거기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던것은 내 착각이였다.
성인이된 성규가 잠시 속이 쓰린듯 커피잔을 꼭 쥐었다.
그리고 하교하는길에 문자 한통이왔다. 발신자를 보고 그래 솔직히 기대했다. 오랜만에 창에 뜬 우현이 라는 이름에 설레였다는것은 사실이니까.
'아는척하지마 앞으로'
-우현-
그래 솔직히 그때 그문자를 받고 기운이 쭉 빠진것은 사실이였다. 그리고 약간의 헛웃음도 나왔다. 우리가 학교에서 아는척하는 사이였던것인가.
잠시 고민에 빠지다가 약간의 절망감을 맛보고는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의 학교는 나에게 지옥과 맞먹었다. 초반에는 그냥 단순한 뒷담으로 시작했었다. 애초에 그런 뒷담화는 신경쓰던 편이아니였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었는데 어느순간 나는 학급의 왕따가 되어 게이,걸레,창년의아들 이라는 수식어가 덕지덕지 붙어다니기 시작했고 이미 전교자체에서 소문이난건지 학교를 거닐기만 해도 따가운 눈초리들이 날 찔렀지만 그거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평소 하던대로 학교를 다녔었다.
사건은 아마 초여름이 올때쯤이였다. 다들 소매가짧은 하복으로 갈아입고 뜨거운 뙤약볕이 쏟아지는시간이 길때였다.
'야 니가 남우현 깔이냐? 아니면 학교마치고 지하실로 오던가'
책상에 누군가가 유성매직으로 휘갈겨 적은 글자가 보였다. 이미 할당량의 공부를 끝내고 자고있었을때 적은거같았다.
그때 나는 깔이라는 단어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지만 확실히 진짜가 아니였기에 가방을 맨채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때는 야자라는 개념이 우리학교엔 없었기에 해가 제법 오래 머물러 아직 밝은 햇빛이 창으로 쏟아졌다.
그녀석들이 말한 지하실은 아마 학교 리모델링후 지하실에서 남아있는 쓰지않는 빈공간이라 생각하여 직감적으로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서 그냥 오해를 깔끔하게 풀고 나는 그냥 조용히 학교를다니다 졸업하면 되겠구나 라는 쉬운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쪽으로 내려가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기다렸다는듯 평소 자주보이던 녀석들이 보였다.
걔중에는 나한테 시비를걸던 녀석도 있었다.
나는 그녀석들과 약간 떨어져 작은눈을 끔뻑이자 그녀석들은 일로오라며 무리중 한녀석이 나를 끌어왔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다리를 쎄게 차버렸다. 그것에 큰 충격을 받은 내가 쓰러지자마자 녀석들은 기다렸다는듯 신나게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둥글게 말아 어느정도 몸을 보호하기위해 애썼지만 녀석들 발에 못이라도 박아놨는지 밟히는 순간순간이 쿡쿡 찌르듯 아파왔다.
그렇게 내 복부도 몇번이나 차고 코피가 시원하게 터진것까지 확인하고나서야 녀석들은 킥킥대며 나에게 향한 일방적인 구타를 멈췄다.
뜨겁게 올라오는 코피때문에 약간 숨쉬시가 힘들었지만 그냥 발길질이 멈췄다는것에 나는 어느정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너는 남우현이 어떤식으로 너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지 모르지?"
피가 차게 식는 기분이였다. 무표정으로 녀석들을 올려다보자 뭘 보냐며 뺨을 한대 더 맞았다. 그거에 잠시 멍하니 있는사이 녀석들은 어느순간 사라졌다.
지하실에 달려있는 커다란 창으로 밝은 햇빛이 쏟아졌다. 눈물이 눈가가 시큰거렸다. 눈물이 나올려는것을 꾹 참고는 대충 가방을 뒤졌다.
학원홍보를 위해 나눠준 휴지를 이런곳에 쓸줄은 상상도 못했네
혼자 그런생각을 하며 코피를 막고는 해가 붉게 저물어 갈때쯤 더러워진 교복들을 정리하고 자리에 일어났다. 사실 마디마디가 비명을질렀지만 억지로 버텨보았다.
그렇게 약간 절뚝거리며 계단을 타고 올려갈려는데 익숙한얼굴이 벽에 기댄채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우현이였다.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댄채 망가진 내모습을 보고는 비웃듯 웃어버린다. 나는 멍하니 우현이를 보고있다 똑같이 비릿한웃음을 날리자 우현이는 정색을 해버리고는 그대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버렸다.
그날 집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는데 쓸린살들이 물에 닿을때마다 비명을 지르는듯한 아픔이 지속되었다. 아마 내일은 학교에 나가지 못할것같았다.
그리고 그날의 트라우마인지는 몰라도 나는 맑은날씨를 싫어하게되었다.
맑은날씨가 그때 나에게 따뜻하게 웃어주던 우현이 웃음같아서 우현이 그 자체 같아서
그뒤로 안좋은일은 연달아 일어났다.
엄마의 재혼이였다. 재혼없이 마냥 몸이나 굴리며 간신히 버틸줄알았던 엄마는 의외로 돈많은 남자를 만났다. 대기업에서 제법 높은 직위를 갖고있는 남자였다.
전에 그남자들처럼 엄마를 괴롭힌다거나 그런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기에 그냥 만족을 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나를 진지하게 불러내어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
"성규야"
"네"
"난 너희엄마와 결혼하고싶단다."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너한테 부탁하나가있다. 미국으로 유학가볼 생각은 없니?"
이별은 갑작스레 찾아온다 했던가.
"이 아저씨가 돈은 충분히 붙여줄게 디자인 배우고싶다했지? 우리회사에 본자 디자이너옆에서 배울수있게해주마"
좋은기회였고 한국에 이제 미련이란것이 남지않았기에 난 아저씨의 말에 만족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가을쯤 난 미국으로 떠났다. 남우현 너에게 아무소리없이
성인이된 성규는 식은커피를 잠시 멍하게 쳐다보았다.
현재 32살이된 자신의 모습과 32살의 남우현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슬며시 입꼬리에 호선이 그려지며 예쁘게 올라갔다.
성규는 미국에서 5년정도 생활한뒤 한국으로 넘어왔다.
원래는 잠시 기본적인것만 배울려고 갔던곳이었지만 그곳에서 그냥 학벌까지 충족시키고 나서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성규는 바뀐 한국의 환경에 적응하기위해 잠시 취직자리는 밀어두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그리운얼굴을 떠올렸다.
남우현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있을까. 생각이 되었다.
성규가 잠시 시간때우기용으로 영화관을 갔을때 표를 끊을려 매표소에 가자 남자직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성규이름을 크게 불렀다.
성규가 당황하여 자신을 어떻게 아냐 물어보자 왜 모르겠냐며 성규에게 반갑게 웃어보였다. 성규는 눈치껏 이름표를 보고 급히 생각했다.
장동우 반에서와 외부의 소식통이기도 한 아이 수다가 많고 인맥이 넓고 착한아이였다.
"아 그래! 장동우 오랜만이다"
동우는 성규뒤의 대기자들을 살피고는 급히 영화표에 제번호를 날려쓰고는 전화하라는듯 손으로 전화기모양으로 만들어 성규에게 흔들어보였다.
성규는 동우를 만났다는 기쁨보다 우현과의 연결고리가 생겼다는것이 내심 기뻤었다.
그리고 주말이 되어 동우의 휴대폰만 쥐고 한참을 고민했다.
"이거 전화를 걸어 말어 "
통화버튼에서 어물쩡 거리던 성규의 손이 결심한듯 꾹 눌렀다.
곧 밝은 동우의 목소리가 나오고 성규와 동우는 약속장소를 잡아 빠르게 만나기로 하였다.
그렇게 만난 동우와 성규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왕따를 당하고있었을때 도와주지못해 미한하다는 사과까지 받았기에 성규는 더없이 즐거웠다.
한참을 이야기를 이어나가던중 성규는 입을열었다.
"있지 우현이는 어떻게됐어..?"
동우의 밝은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말을 이었다.
"너 말없이 유학가고 나서 퇴학당했어 그뒤로 연락도 잘안돼 연락와도 동창회 날짜나 물어보고"
"그럼 우현이랑 연락할 방법은 없는거네?"
"아니 걔가 급할때 전화하라고준 그녀석 가게전화번호는 알아 알려줄까?"
동우는 눈치가 빠른거였는지 단순한거였지 모르겠지만 성규는 바로 번호를 보고 저장했다.
안녕 우현아 너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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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드디어 고등학교 시절이 끝났네요!
우현이 나쁘죠?
그런데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요 ㅠㅠ 상처가 있어서 그런거니까 ㅠㅠㅠㅠㅠㅠ
그대들 제가 자격증 준비때문에 약간 늦을수있어요
그래도 짬짬히 적을테니 댓글..♥써주시면 스릉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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