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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애망 전체글ll조회 378l

 

타쿠야X장위안

Man In Black

 

 

 

 

"크헉- 으으윽.."

"아그야 너 지금 시방 튕긴거냐? 응?"

"비..켜, 후으.. 좆같은 문어대가리야."

"뭐? 푸하하하하!!"

"...."

"씨발, 귀엽게 생겨서 봐주니까 주댕이를 아주 나불나불 잘도 씨부리는데-"

"윽!!!"

"내가 니 년 하나 못따먹을거 같아?"

 

 

문어에게 또 한번 배를 걷어차이자 내 머릿속엔 하얗게 분칠이라도 한듯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몇분같은 몇초가 지나고 배와 얼굴에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하자 끝끝내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그리고 귓가에서 웅웅대는 문어의 비릿한 한마디에도 아무런 반응을 할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자 머릿속에선 딱 하나의 문장만이 맴돌았다. 오늘은 분명, 정말로 마가 낀 날임이 틀림없다고.

 

 

 

-

 

 

 

"..ㅇ..으..."

"정신이 좀 들어요?"

"..?!"

"어어- 일어나지말고 누워서 쉬고있어요, 소장님 불러올테니까."

"...."

 


눈을 뜨니 처음보는 하늘이 보였다. 컴컴한 뒷골목도 흙먼지로 물든 황무지도 그렇다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여기저기 금간 건물도 아닌, 내가 죽은건가하고 의심하게 될 정도록 하얀 하늘. 아니 천장. 내 옆에 앉아있던걸로 보이는 웬 흰 가운을 입은 금발의 남자가 벌떡 일어나 정신이 드냐고 묻기 전까지는 정말 천국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하얀 곳이었다. 일어나지 마라는 남자의 말에도 몸을 일으키려고 팔을 움직였지만 이번에 맞은 곳의 후유증은 꽤나 컸는지 온 몸이 삐걱대고 고통스러워 포기하고 이왕 이렇게 된거 편히 있자고 생각했다. 이 곳은 어딜까, 방안을 주욱 둘러보니 기본적인 가구나 생필품은 물론이고 이제는 구경하기 힘들어진 화초와 애완용인 듯 싶은 물고기도 보였다. 어딘지는 몰라도 바깥에서는 이미 구경조차 힘들어진 가공된 물건들이나 식물이나 동물들이 당연하다는 듯 버젓이 놓여있는 것을 보니 여기는 정말 돈이 한두푼 있는 곳은 아닌 듯 싶었다.

 

 

드르륵-

 


"어 뭐야, 진짜 벌써 깨있네?"

"봐- 왜 내 말을 안믿냐고!"

"아, 둘다 닥쳐봐요. 저기, 몸은 좀 괜찮아요?"

 

 
그때, 조금 전 옆에 있던 남자가 나갔던 문으로 똑같은 흰 가운을 입은 남자 세명이 들어왔다. 금발의 서양남자와 흑발인 서양남자는 자기들끼리 투닥거리면서 들어왔고, 오대오 가르마를 탄 동양인 남자는 어울리지 않게 손에 귀여운 분홍빛깔 머그컵을 쥔 채로 질린다는 표정으로 컵을 쥔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짚었다. 굳이 말리거나 끼어들어 상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하니 저 남자들이 저렇게 싸우는건 한 두번 있는 일이 아닌 듯 싶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활기찬 대화에 멍하게 정신을 놓고 있던 나는 순간 눈이 작고 쭉 째진 남자의 몸은 괜찮냐는 질문에 당황해 멈칫하다 이내 고개만 절레절레하고 저어보였다. 많이 아프죠? 보조침대를 끌고와 옆에 앉아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어오는 질문에 지금은 딱히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움직이면 좀 많이 아프긴 해서 무어라 대답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혹시.. 말 못하시는 거에요?"

"..아니요, 그런..건 아닌데요."

"말 잘하시는데? 소장님 또 실수했네-"

"닥쳐요 줄리안, 저기. 오해해서 죄송해요."

"...."

 

 

대충 보아하니 이 건물은 꽤 규모가 큰 연구소나 병원같은 곳 같고 내 옆에서 지금 안부를 묻고 있는 이 사람은 투닥거리면서 들어온 남자들보다는 직급이 높은 사람인거 같았다. 아니 그러면 내가 그 상황에 있었는데 맞은 곳 말고는 딱히 아픈 곳이 없으니 그 두목놈에게서 엄한 짓을 당하기 전에는 빠져나온 거 같았다. 그렇다면 이 남자들이 구해줬을 가능성이 제일 큰데 어떻게 알고 이 곳으로 데려온거지? 깊게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자 옆에 앉은 동양인 남자가 약간 조심스럽게 혹시 기절하기 전의 상황이 기억나냐고 물었다. 기억못할리가, 그 좆같은 상황을. 떠돌이 생활만 몇년째지만 그렇게 더러운 족속과의 직접적인 대면은 처음이었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크나큰 충격이었다.그런 내 상황을 알고 구해준 것은 이들일 가능성이 매우 컸고. 잠깐 구해줬다? 이들이 날 구해준게 맞을까? 혹시 나를 가지고 실험이나 인신매매같은걸 하는 그런 사람들은 아닐지, 과연 이 사람들을 믿어도 되는 것일지 그런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오르자 경계심이 다시 샘솟았다. 방금과는 다르게 날이 선 내 눈빛을 눈치챈건지 남자는 경계를 풀라는 듯 작게 미소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다행히도 별 일은 없으셨어요. 로빈이랑 줄리안이 제때 구해줘서."

 

 

그들이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지, 그런 내 눈빛에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그 남자는 잠시 후에야 아참, 저기 키 크고... 아니 키는 둘다 크구나. 아무튼 금발머리가 줄리안 흑발머리가 로빈이에요. 그리고 저는 테라다 타쿠야인데 그냥 타쿠야라고 부르세요. 라고 설명을 해주며 그들을 향해 살짝 곁눈질 하였다. 타쿠야라는 남자의 시선을 따라 그 남자들이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뭔지 모를 과일 같은 것을 두고 서로 제가 먹겠다며 다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소 의아해졌다. ...그냥 덩치만 큰 어린애들 같은데 나를 구해줬다니, 차라리 그 문어대가리 두목놈이 급성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했으면 더 쉽게 믿었을거 같았다. 내가 매사에 부정적인 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내가 아닌 그 누가보더라도 과일 하나가지고 유치한 쟁탈전(으로 보이지만 몸싸움)을 벌이는 남자들은 족히 열댓명은 되는 쫄따구들과 두목놈을 상대해 나를 꺼내 올만한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별로 믿기지는 않는데.."

"뭐어, 제가 생각해도 그다지 믿으실거 같진 않지만. 맞아요 쟤네, 아니 저 형들이 구해준거."

"...."

 


자기가 말해놓고도 딱히 믿을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어깨를 으쓱이며 분홍 머그컵을 살살 돌리더니 원샷을 하고는 팔목의 흰 가운을 걷어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샘이 올 때가 된거 같은데... 그렇게 중얼거리자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우당탕하는 요란스럽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거칠게 열리고는 한 남자가 꽤 넓은 편인 이 방이 크게 울릴 정도로 우렁차게 타코야!!! 라고 외치며 들어왔다. 귀가 따가울 법도 했으나 그 남자 덕분에 시끄럽게 싸움을 벌이고 있던 로빈과 줄리안이라는 남자들이 싸움을 멈춰서 그런지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고맙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타코야!! 너 누구 연구소로 들여왔다던데 진짜야?"

"시끄러워요, 작게 말해. 그리고 자꾸 타코야라고 할래요?"

"Oh I'm sorry. 아 저분인가? 그 사람이?"

"어."

 


흐으으으음, 계속 그렇게 턱을 매만지며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샘이라는 남자의 눈빛에 티나지 않을 정도로 미묘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저 사람이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나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그 눈빛과 머리스타일이 묘하게 문어대가리 두목놈이 생각나게 해서 인상이 써지는걸 자신이 빤히 쳐다봐서 그런거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아 기분나빴다면 미안. 저는 샘이에요. 하고 넉살 좋게 인사를 건네며 손을 내밀었다. ...뭘 어쩌란거지. 멀뚱멀뚱 그 남자의 손을 바라보니 직접 내 손을 잡으며 위아래로 흔들었고 뒤에서 바라보던 타쿠야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떡 벌렸다. 또 줄리안고 로빈은 재밌는 걸 발견한 양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역시 샘 답다며 자기들끼리 다시 시끄럽게 웃었다. 머리에 지끈지끈하는 두통이 올라왔다.

 


"거참, 손이 민망하게! 악수 몰라요 악수? 유 돈 노 악수? 혹시 부끄러움이 많으십니까?"

"....예?"

"에라이, 형 한가해요? 일거리 늘려줘? 엉? 용건 없음 빨리 나가요."

"아아아아!! 아파 타코, 아니 타쿠야!! 용건있어!!! 이거 좀 놔봐!!!"

 


살기를 폴폴 내뿜는 눈으로 한번만 더 개소리를 지껄이면 정말로 네 입을 꿰메버리겠다는 말을 전하는 타쿠야의 눈빛에 행여나 눈이 마주칠까봐 시선을 피하며 자신의 흰 가운을 몇번 탁탁 정리한 후에야 진지한 표정으로 겨드랑이에 끼워둔 서류를 팔랑팔랑 넘기는 샘의 모습을 빤히 보며 정말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 남자도 그렇고 이번에는 게임기 같은 걸로 다투고 있는 저 두 남자도 그렇고 이렇게 보면 생긴건 멀쩡하고 나름 한 인물하는거 같은데 입만 열면 질그릇 깨지듯이 이미지가 팍 깨져버리니 원.

 

 

"뭐 대단한 일이라도 났나, 뭐 그렇게 뜸을 들여요."

"조금 골치아픈 일은 났지. 근데 괜찮겠어, 여기서 얘기해도?"

"그냥 얘기해봐요. 니 주둥이에서 나오는 골치아픈 일이라면 안들어봐도 뻔하죠."

"역시 타코야! 소장이 되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한결같이 싸가지 없어,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야!!"

"뭐요? 하하, 형 혹시 정신 어디다 두고 오신건 아니죠? 아니다 챙길 정신도 없나?"

"아닌데에?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니까 여기서 그만 스킵하고! 이번엔 진짜 골치아픈 일이야."

 


샘이라는 남자의 등장 이후로 유독 표정이 어두워진 타쿠야는 방실방실 웃으며 자신을 까내리는 샘의 말에 피곤한지 약간은 나른하게 긴장이 풀리려던 눈을 다시금 가로로 길게 쫙 찢은채 살기를 가득 담았다. 이 상황을 보고 있는 제 3자들은, 아니... 게임기에 정신이 팔린 두 남자를 제외한 이 상황을 홀로 지켜보고 있는 제 3자인 저는 오금이 다 저리고 긴장하게 되건만 샘은 무섭지도 않은지 능글맞게 넘겨버리는 기술이 어쩐지 한 두번 해서 생긴 기술이 아닌 것같아 어쩐지 유독 피곤해보이는 타쿠야의 모습이 이해가 갔다. 웬만한 어린이 버금가는 정신연령을 가진 듯한 다 큰 남자 둘에 이런 남자 하나라면 굳이 일이 아니더라도 시달리면서 피곤하게 살겠군. 쯧쯧하고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아니 돌리려했다. 샘이 입을 열기 전까지는.

 


"할배들 있잖아, 저번부터 계속 우리 찔러보던."

"아... 아- 그 코주부 할배들. 왜요? 이번엔 또 뭐로 지랄하던데요."

"확실한건 아닌데. 좀, 으음... 이상한걸 만드는 모양이야."

"이상한거? 세상이 이렇게 된 마당에 이상할거 뭐가ㅇ..."

"복제인간."

"...예? 뭐요?"

"뭐? 샘! 그 말 진짜야?"

"하하하핫!! 샘 그게 무슨 말이야, 미치려면 곱게 미쳤어야지!!"

 


샘의 그 말은 마침 새로운 라운드를 준비하던 로빈과 줄리안의 이목도 집중시켰는지 타쿠야와 로빈,줄리안의 입에서 차례로 각기 다른, 다소 경악에 가까운 반응들이 나왔다.

 

 

 

 

 

===

 

동생이 아이슥구림 사러가서 기분 조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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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 역시 줄랸과 로빈은 투닥투닥이죠 ㅎㅎㅎㅎㅎ다음편에서 어떤얘기가 나올지 많이기대되요^^잘읽고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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