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만.. 한번만 기회를 주기면 안될까요? ”
겨우 서류통과된 회사였다, 하지만 정작 당일 시간을 시간을 착각해 지각을 해버렸고 세상은 냉철했다
“ 안됩니다, 돌아가세요 ”
그렇게 쫓겨나다시피 밀려난 성규는 다른 이들의 딱한 시선에 기분이 땅을 뚫고 가라앉을 것만 같았다
밖으로 나가 멍하니 자판기에기대어 '2%부족할때'를 바라보다 2%는 무슨 100%부족하네, 하며 동전을 집어넣는다 집요하게 복숭아맛을 찾아 눌렀고 잠시후 음료수를 들고는 한숨을 쉰다 갈곳없으니 우선 공원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가 벤치에 힘없이 앉았는데 건너편 그 회사가 보인다 높이솟아 있는 건물의 높이가 본인을 내려다보는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
“ 엄마 , 나 저거 사줘! ”
“ 안돼, 아까 인형사줬잖아 ”
“ 어어엉! 저게 더 이쁘단 말이야! ”
속으로 회사를 욕하며 거칠게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다 아이가 징징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팔찌/반지/고리 1000~50000원 '
비싸다... 분수대앞에 악세사리를 파는 노점상이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듯 했다
어, 이 고리... 벤치에서 걸어나와 하나씩 구경하고 있던 성규가 반색을 띄며 하나를 집어 올렸다 투명한 직육면체 안에 분홍색깔 하트가 들어있는, 신기하게도 안에있는 그 하트만 입체적이라 어디서보든 다른모양으로 보였다
“ 그건 좀 비싼건데, 총각 하나 사시게? ”
“ 아, .. 아니요 구경만 좀 하려구요 ”
오랜만에 보는, 예전 자신이 아꼈던 열쇠고리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 있어 오랜친구를 만나듯 반가웠다, 하지만 노점상 할머니의 질문에 도리질하며 그저 가만히 그것을 어루만지다 자리를 벗어났다
******
17살이 되었다
“ 새로 전학온 이 호원이라고 해, 잘부탁한다! ”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 으하하, 남우현 진짜 어디 모자라는 거 아니냐? 공부는 잘하는데 왜이렇게 잘 속아 크크.. ”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 이성열 안닥치냐, 안닥쳐? ”
여전히 그는 내옆에 있다
5월 8일 어버이날, 달력에 빨갛게 동그라미 쳐진 날짜를 보고 성규가 놀란 표정을 짓고는 급히 집을 나선다
“ 너희들, 내일 어버이날인데 뭐 준비한거 있어? ”
“ 아무것도.. ”
“ 나는 그냥 카네이션 하나 달아드릴려고 ”
성규의 물음에 성열이 도리질하고 우현이 대답했다 그에 성열은 가만히 고민을 하다 이어폰을 꼽고 공부하고 있는 호원을 쳐다보며 말한다
“ 야, 이호원! ”
정작 본인은 들릴만도 한데 모르는척하는건지 들은채도 안한다 그런 우현은 장난기가득 머금은 얼굴로 뒤로 돌아가 호원이 메고있는 가방을 그대로 발로 뻥차더니 공부그만해라, 벌레된다! 라는 실없는 농담을 하고 달아난다
“ 아! ”
꽤 타격이 컷던 모양인지 표정을 찡그리며 저를 놀리는 우현을 비장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러더니 끝까지 좇아가 기어코 헤드락을 걸어 똑같이 되갚나주는 호원이다
“ 어버이날 뭐할 거냐고? ”
어느새 교실에 도착한 그들이 빙둘러 앉아 호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당연히 카네이션 달아드려야지 ”
“ 그거말고! 획기적인거 뭐 없냐 ”
“ 획기적인거? ”
성열의 말에 또 다시 생각에 잠기더니 잠시후 아! 하며 고개를 든다
“ 획기적인거, 생각해둔게 하나 있긴 한데, ”
*
“ . . . 야.. 획기적인거라며.. ”
“ 얼마나 획기적이냐 이거 봐 ”
성규의 말에 호원이 과장하며 크게 떠들어댄다, 암만 생각해도 별론데.. 하지만 정작 신난 우현과 성열을 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 우와 이거 진짜 예뻐! ”
“ 어디어디, 오 엄마한테 주면 진짜 좋아하시겠다 ”
학교에서 별로 멀지않은 가게에서 여러가지 반짝거리는 악세사리를 보며 소리치는 둘이다, 정말 예쁜게 있나,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성규도 이것저것 구경하기 시작한다
아무거나 다 섞어놔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뭘 파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이 가게는 넓기도 엄청 넓었다 구석구석으로 가니 신기한 물건들도 엄청 보였다
어, 이거 예쁘다.. 그러다 성규의 눈에 띈 열쇠고리 한개, 투명한 직육면체 안에 분홍색깔 하트가 들어있는 신기하게도 안에있는 그 하트만 입체적이라 어디서보든 다른모양으로 보였다
“ 어, 그거 예쁘네 너랑 잘 어울린다 ”
아 깜짝이야, 갑작스런 우현의 등장에 내심 크게 놀란 성규가 눈을 크게 떴다
“ 이거 예쁘다고? ”
“ 어, 그거 안살거면 나줘 ”
“ ..싫어! 내가 살래 ”
별로 살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눈독들이니 탐이나는 성규다 새침한 성규의 표정을 보던 우현이 슬쩍 웃으며 입을 연다
“ 그래그래, 다가져라 다가져 ”
“ 돈이 없어! 내돈! ”
카운터 앞에 모인 네명이 마지막으로 계산할 성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하게 이쪽주머니 저쪽주머니, 가방까지 탈탈 털어봤지만 십원짜리 하나 안나오자 울상을 짓는 성규다
“ 오, 그럼 그거 내가 살래! ”
“ 이씨, 이성열! ”
호원도, 성열도 탐내던 열쇠고리였다, 성규가 돈이 없다고하자 성열이 기다렸다는 듯 덥썩 사겠다고 나선다
“ 야, 이성열 사지마, 저거 내가 힘들게 찾은거란 말이야 ”
“ 먼저 산사람이 임자지 ”
애걸복걸 말하는 성규에 아랑곳하지않고 돈을 꺼내 계산해버린다 성규의 눈치에 우현도 진땀을 흘리며 말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 야! 이성열! 너 앞으로 국물도 없을 줄 알아! ”
계산을 마친 후 가게를 나선 넷을 향해 소리친 성규가 삐진듯 홱 돌아가버리자 그제서야 미안한듯 성열이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고리를 여전히 돌려줄 생각은 없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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