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짙푸른 심해
매일 걸어가던 길도 마치 처음 와 본 곳처럼
사람들이 잠들고 불빛이 잠들면 다른 것들이 깨어난다
공기는 냉녹차와 탄산수같고
내 두 발이 길이 되고 손이 등불이 되고
한창 시끄러운 노래가 흘러나오던 이어폰을 귀에서 뽑아내면
거기는 나의 세계
고요와 적막과 외로움을 좋아하는 이들의 세계
낮은 트럼펫이나 첼로나 가느다란 피아노 선율이 어울리는,
조용하지만 잘 귀 기울여 보면 온갖 소리로 가득찬 곳이,
낮을 살다가 지칠 때 쯤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가까운, 나를 반겨주진 않지만 밀어내지도 않는 곳이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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