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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딩동.
매미 소리와 함께 합주를 하듯이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좋았던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
앙칼진 나의 목소리는 빈 집을 울렸고, 컴퓨터 책상에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인터폰 앞으로 가 당당히
벨을 울리는 놈의 얼굴을 보니, 오 마이 갓. 절로 이 소리가 나오더라.
'저 놈이 왜 여기에 있지?'
 이런 생각도 잠시 문을 부실듯이 두드리는 놈의 행동에 미간을 팍 찌푸리고, 문을 열었다.
환하게 웃는 놈의 낯짝에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었다. 덥지도 않은가 한 여름에 긴팔이라니.
하여튼 알 수가 없는, 아니. 알고 싶지도 않은 놈이다.

"오늘은 왜 또 왔는데?"

퉁명스런 목소리가 입 밖으로 삐죽 튀어나왔다.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이 놈은 전혀 그렇지 않나보다.
항상 같은 놈의 웃는 낯짝은 이제 신물이 날 정도로 짜증이 났다. 뭐가 좋다고 실실 웃는 거지?
머릿 속으로 온갖 잡 생각을 하던 터에 놈에게 신경을 잠깐 떼어놓으니 그새를 틈타 집안으로 들어왔다.

"더워서. 조용히 해. 듣기 싫어."

싸가지 없는 놈. 웃으면서 그딴 말을 잘도 내뱉는다. 내가 그래서 너를 싫어하는 거야.
저 녀석와 나는 불ㅇ, 아니……, 소꿉친구 아닌 소꿉친구인데, 서로를 정말로 싫어한다.
물론, 처음부터 싫어한 건 아니다. 다 이유가 있으니 싫어하지.
내 인생 중에 흑역사가 하나 있는데 바로 저 놈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남자로 보이던 놈은
내 마음을 눈치 채고, 내 친구와 홀랑 사귀어 버렸다. 그 후로 놈에게 오만정은 다 떨어졌다.
근데 저 놈이 날 싫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문제 아니 문제인데……,
그 이유가 없으면 저 놈은 그냥 나를 싫어하는 것이다. 그럼 나는 격렬하게 너를 너 싫어할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웃어?"

이런 젠장. 저 놈 앞에서 웃었나보다. 바로 정색을 하니 놈의 입꼬리는 더욱 올라간다.
내 표정이 다양해서 웃기다나 뭐라나. 소파에 앉아있는 놈의 옆에 엉덩이를 붙였다.
조용히 텔레비전을 보는데 분명 웃긴 장면에 웃지 않는다. 정확히는 나만 웃지 않는다.
웃음이 샘이라면 나는 가뭄인 것 같다.
텔레비전을 뚫을 듯이 한참을 보다 눈이 시려와 소파 등에 기대 눈을 감았다.
놈의 가까이 앉는 게 느껴졌다. 눈을 뜨려고 하니 이 재수없는 놈은 커다란 손을 내 눈 위에 올렸다.

"손 떼. 무거워."

"싫어. 안 뗄 거야."

"죽는다."

안 무서워.
놈의 목소리에 한숨을 쉬고, 놈의 손목을 잡자 쪽 소리와 함께 놈의 입술이 내 볼에 붙었다 떨어졌다. 
뭐지 이건? 설마 이 놈이 나한테 뽀뽀를 한 건가?
놈의 손이 내 눈 위에서 떨어졌다. 눈을 떠 놈을 보니 역시나 웃고 있다. 얼빠진 표정으로 놈을 보고 있자
어느새 놈은 나에게 다가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대낮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에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천천히 입술이 떨어졌다. 놈의 입이 벌어지고, 잔잔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얼굴 빨개졌다."

.
.
.

"더워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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