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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선물받았다. 화장은 해도 향수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은 덕에

브랜드 이름조차 헷갈려하는 내겐 이름도, 뿌리는 것도 낯설었다.

겉박스를 감싸안고 있는 옅은 푸른색 리본을 풀어내자

유리용기에 담긴 향수가 두 개가 있었다.

예쁘다, 왜 두개지?

박스를 잘 읽어보니 하나는 사은품으로 주는 샘플이란다.

뭘 먼저 맡아볼까 고민하다가 본품이라는 투명한 핑크빛 병 뚜껑을 열어

코 끝에 갖다대었다.

시트러스향으로 시작해서 무겁지 않으면서도 너무 달지 않아 기분좋은 꽃내음이 콧속을 감쌌다.

그에 취해 몇 번이고 코 끝에 갖다대었다 떼기를 몇번을 반복했을까,

옆의 샘플 향수가 자꾸 눈길을 끌어내린다. 눈길따라 손이 그 샘플로 향한다. 

아까 했던 것처럼 뚜껑을 열어 코 끝에 갖다댄다.

익숙하다. 포근하다. 코 끝이 아릿했다. 왜?

다시 갖다대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향수에 무지한 내게 왜 익숙한 냄새인지 어디서 맡았는지 단번에 기억났다.

심장에 후욱, 하고 찬 바람이 불었다. 구멍이 뚫린 듯 가슴이 시렸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느낌이다. 네가 날 떠날 때 심장에서 느꼈던 그 찬바람이었다.

한번 더 맡으면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그 냄새를 한번 더 느껴봐야 할 것 같았다.

손이 떨려온다, 다시 한번 코에 대고 숨을 들이쉬었다.

네 냄새다. 정확히는 네 향기였을까. 네 품에 안겨서 숨을 크게 들이쉬면 맡을 수 있었던 냄새다.

손목과 귀 뒤에서부터 너의 모든 곳으로 퍼져 항상 풍겨오던, 그저 '네 냄새'였다.

나는 울어버렸다. 더 맡았다가는 당장이라도 네게 전화를 걸 것만 같아 뚜껑을 닫아버렸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괜찮지 않았다.

아직도 콧속을 맴돌며 뇌리에 박혀 있는 네 냄새를 지우질 못했다.

포근했던 내음이 가슴속에서 찬바람으로 쌩쌩 불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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