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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 익만에 올렸던 소재
* 초장편이 될 것 같아서(...) 다음편 쓸 때마다 여기 글잡에 올리고 사라지려고 합니다...
* 매 편마다 함께 올라오는 브금을 꼭 함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살 및 관련 소재 주의***

***하이큐 점프 최신화 스포 다수 등장 예정 주의***








 이제 막 스무 살을 향해가던 그녀의 자살은 쿠로오 테츠로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쿠로오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그녀는 3학년 때 같은 반인 그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평범한 1년을 함께 보내고 다른 대학을 가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쿠로오는 생각했다. 그리고 졸업 후 그들이 같은 교실을 썼던 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녀는 도쿄 내의 강을 잇는 다리 중 하나에서 뛰어내려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

 그 나이 스무 살을 바라본다 함은 대학생인 두 사람 모두 곧 2학년이 된다는 뜻. 그들보다 한 살 어린 켄마가 곧 졸업식이라는 뜻.

 
 켄마가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쿠로오 테츠로는 그녀의 장례에 함께 했다. 유가족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3일도 다 못 채우고 급하게 이루어진 장례식이었지만, 쿠로오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몇 안 되던 조문객들이 상주가 저 청년이냐고 물을 정도로 그는 열심이었다.

 
 운구, 입관, 발인, 화장, 그리고 봉안당에 유골의 안치까지 그 모든 절차가 끝난 후 그녀의 남동생 덕분에 쿠로오는 고인의 유품을 함께 정리하게 되었다. 그녀가 즐겨 입던 옷가지와 학생 시절의 문제집 같은 대부분의 소모품들은 미련 없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렸다. 

 가장 막막했던 책상 쪽 정리를 해나가던 와중에 쿠로오의 눈에는 한 가지 물건이 띄었다. 바로 요즘 시대에 누가 들고 다니나 싶은, 그가 초등학생 시절쯤에 봤던 것만 같은 디자인의 작은 mp3였다. 어느 날짜에 어떤 곡들을 넣었는지, 재생한 횟수 등등 쓸데없이 곡 분류가 세세하게 되어있던 그 mp3는 생각보다 손때가 탄 외형과는 다르게 잘 작동하고 있었다. 이어폰을 꽂아서 재생 버튼을 누르자 낮은 음질이지만 통기타 소리가 아주 잘 들려왔다. 그는 혹시나 정리하는 와중에 그 mp3를 잃어버릴까 봐 그의 바지 주머니에 넣어놨다.

 그녀의 방에 남은 것이 최소한의 유품들이 정돈되어 담긴 상자 하나와 10년 이상의 세월을 담은 나무 가구들뿐이었을 때 그녀의 가족과 쿠로오는 이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그 때까지도 제정신이 아니었던 그녀의 어머니를 대신해 그녀의 남동생이 상자를 챙겨가기로 했다. 

 그 때 문득 쿠로오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 속 mp3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녀의 동생은 그 mp3는 자신의 죽은 누나가 멀쩡한 스마트폰을 두고 맨날 이어폰 꽂고 다니면서 들고 다니던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는 누나가 쓰던 그걸 쓰면서 멀쩡한 기분으로 있을 자신이 없어서 버리려고 하던 물건이었는데 아직 멀쩡하니까 혹시 형이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라고 그랬다.
  

 그렇게 쿠로오는 그녀의 mp3를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로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며칠 만에 더운물로 몸을 씻어내고 본인 방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쿠로오는 빨래를 내놓으려 다시 일어서서 바지 주머니를 뒤지다가 잊고 있던 mp3를 꺼내게 되었다. 

 그는 1층 빨래통에 바지와 속옷을 던져놓고 다시 자신의 방으로 올라왔을 때 약간의 허기를 느껴 점심거리를 사러 편의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쿠로오는 나가기 전에 이 작은 기계 안의 내용물을 딱 한 곡만 들어보자고 결심했다. 

 그는 산 지 1년 반이 넘어가는 검은색 이어폰을 mp3에 연결하고 mp3에 넣은 날짜순에서 가장 오래된 곡을 선택해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그는 어쩐지 알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근거 없는 어렴풋한 기분이 들었다.

 
 왜 그녀가 이 세상을 버티지 못했는지.


 그리고 자신은 어쩌다 그녀를 방관하게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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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눈물샘.. 장착...완료....
3년 전
독자2
허머ㅓㅁ머ㅓ 센세....!!!!!!!!!!!!!나 왜 이제야 본 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려야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bbbb
3년 전
독자3
아 시작부터 찌통...ㅠ
3년 전
독자4
센세... 정주행갑니다...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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