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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를 보기 전, 이전에 이 작품을 보셨던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셔서 공지를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https://instiz.net/writing2/92307

* 작중 여자주인공의 이름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효고현에 위치한 이나리자키 고교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한 반마다 약 25명의 아이들이 교실을 채우며 선생님이 하시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올해 3학년이 된 키타 신스케는 수업 시간 50분내내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부지런히 필기하며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이지만 당연하게도 모두가 그처럼 본분을 다하지는 않는다. 선생님이 숫자들을 나열하며 열정을 토해낼 동안 머릿속에서 배구를 생각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쉬는 시간에 매점에서 뭘 사 먹을까 생각하는 학생도 있다. 좀 더 대담하게 나가자면 책상 밑 서랍 아래에서 몰래 폰을 하는 학생도 존재했다.


카나에 히나는 앞서 언급한 이들보다는 모범생이지만 그녀도 가끔 딴짓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농땡이를 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가끔 불현듯 마지막으로 봤던 소설의 내용이 생각날 때가 있는데 잊어버리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그 내용을 메모해야만 했다. 그 순간들이 지금처럼 수업시간일 때가 있어 카나에는 수업을 포기하고 선생님 눈치를 보며 책상 서랍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펼친 노트에는 뚜렷한 구분 없이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이나리자키 배구부는 올해 인터하이에는 전국 못 감. 예선 n차에서 짐. 정확히 몇 차였는지는 기억 안 남.]


남들이 보면 그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 좋은 내용들이 수두룩했다. 왜냐하면 위에 앞서 언급했던 인터하이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른 내용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거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 메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계에 대해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굳게 확신하고 있는 상태다. 그녀가 적은 이 모든 사실들은 진실이며 이미 그녀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맞춘 선례가 있었다.


[배구부 단체로 배탈남. 유통기한이 지난 드링크 분말가루 때문.]


그녀는 막 기억이 난 내용을 적어 내려갔다.

그녀는 사실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대학생이던 카나에는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예고도 없이 그녀는 다른 세계에 살게 되었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


노트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이곳은 소설 속 세계다.]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릴 때








그녀는 자신이 적은 문장을 보며 고민했다. 그녀의 기억에 의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드링크 때문에 배구부는 단체로 배탈이 났고 부활동도 당분간 하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나리자키 고교 배구부가 이번 인터하이에는 지역 예선전에서 떨어지는 데에 이것의 영향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살면서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 나는 경우가 한 번쯤은 있으며 목숨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기에 큰 해프닝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곧 배탈이 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찝찝하기 그지없었다.


앞으로의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는 입장에서, 웬만해서는 그 흐름을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현재 고민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배탈이 나는 대상 중에는 미야 아츠무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배탈 나서 그렇게 좋아하는 배구를 잠시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머리를 싸매면서 고민하던 카나에는 결국 결정을 내렸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는 동시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반을 빠져 나갔다.






* * *






대부분의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을 이 시간은 체육관 또는 부실이 비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시간대였다. 카나에는 이 시간대를 이용해 학교 본관과 떨어져 있는 건물로 빠르게 발을 옮겼다. 그녀의 기억에 의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드링크 분말은 부실에 있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경계하며 배구부 부실 앞에 섰다. 그녀의 의도와는 별개로 부원이 아닌 자신이 부실로 들어가는 행위를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심각한 오해를 받을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최대한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나와야 했다.


카나에는 부실문에 귀를 가져다 대고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했다. 내부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게 아무도 없는 듯했다. 괜히 긴장이 돼 침을 한 번 삼키고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다행히 부실문은 잠가져 있지 않았다.


카나에는 한 번 더 주위를 살피고는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부실 안으로 들어가자 심장이 쿵쿵대기 시작했다. 범죄라도 저지르는 기분이었다.


그녀도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다. 이 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구부에게 직접 그 사실을 알리는 방법이겠지만 그녀는 배구부 그 누구와도 친분이 없었다. 설령 친분이 있다 해도 다짜고짜 부원도 아닌 그녀가 드링크 분말의 유통기한이 지났으니 조심하라고 말하는 것도 상당히 이상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배구부는 아마 오늘 유통기한이 지난 드링크 분말을 먹을 것이다. 일이 벌어지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리하여 카나에는 결국 몰래 드링크 분말을 꺼내오기로 했다. 점심시간은 사람이 없을 뿐더러 부실 문이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시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드링크 분말이 정확히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묘사가 안 되어 있던 걸로 기억하기에 카나에는 분주하게 분말이 있을 만한 곳을 탐색했다. 곧 그녀는 옛기억을 더듬어 어렵지 않게 분말을 찾아냈다. 원형의 통이 여러 개 보관되어 있었다.


원래 그녀가 살던 곳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산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 세계의 시간적 배경은 그녀가 소설 속 세계로 들어오기 전의 시점보다 몇 년이나 더 과거였다. 그렇기에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모르고 구매해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었다.


카나에는 급하게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날짜가 지난 건 없었다.


분명 오늘이었다. 소설 속에서 정확히 언제라고 묘사하진 않았지만 인터하이가 있기 딱 한 달 전에 벌어진 일이라고 적혀 있었고 오늘이 딱 한 달이 남은 시점이었다.


상황은 정확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유통기한이 지난 분말은 없었다. 그녀가 알던 사실이 실제와 다른 적은 처음이었기에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원래 소설 내용과 다른 건 상당히 문제가 있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유통기한이 지난 분말은 없으니 원래 그녀의 의도대로 흘러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꺼냈던 분말을 다시 정리했다.


부실에서 보낸 시간을 확인했다. 몇 분이 채 되지 않았다. 카나에는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부실문 앞에 섰다. 조심스럽게 문손잡이를 잡았고 문은 열렸다.


“어…….”


그런데 문고리를 돌린 건 그녀가 아니었다.


“뭐고.”


‘효고현에는 고교 배구 최강의 트윈즈라고 불리는 쌍둥이가 있었다. 쌍둥이라 처음에는 구분하기 힘들겠지만 이것만 외워두면 금방 해결된다. 금발을 한 이는 미야 아츠무, 은발을 한 이는 미야 오사무로 말이다.’


순간, 소설의 첫 문단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카나에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남자의 금발이었고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남자의 굳은 표정이었다.


“아…… 그, 그게…….”


카나에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고 뜸을 들이자 아츠무가 부실문을 닫고 들어왔다.


“남의 부실에서 뭐 하는데.”

“그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머리가 백지가 된 기분이었다. 야. 그때 머리 위에서 아츠무의 묵직한 저음이 떨어졌다. 그 소리에 정신차린 카나에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아… 그… 내가 부실 착각했어……! 미안. 얼른 나갈게.”


겨우 변명을 생각해내고 급히 아츠무를 지나쳐 부실 밖으로 도망치듯 나가려 했다. 그러나 아츠무가 그녀의 손목을 우악스럽게 잡아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강한 악력에 앓는 소리가 튀어나올 뻔했다.


“니 귀가부인 거 다 안다. 똑바로 말해라. 여서 뭐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카나에의 눈동자가 사정 없이 흔들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츠무가 답답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커다란 덩치 때문인지, 상황 때문인지 무척이나 그가 무섭게 느껴졌다.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마음대로 들어온 건 정말 미안해. 근데 나 진짜 뭐 훔치거나 이상한 짓은 안 했어…!”

“뭔 개소리고.”

“진짜 너희에게 피해를 끼치는 짓은 진짜 안 했어…….”


아츠무는 잠시 입을 다물고 그녀를 빤히 쳐다 보았다. 그녀의 말을 찬찬히 생각해보며 사실인지 거짓인지 가늠해보려 했다. 그녀의 표정으로 봐서는 전혀 거짓말을 하는 얼굴은 아니었으나 아츠무는 그녀를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말에는 모순이 있었다.


“믿는다 치고, 그럼 들어온 이유가 뭔지 말해 봐라. 이상한 거 아니라메.”

“…….”


정확히 모순을 지적하니 그녀는 더 입을 열지 못했다. 여전히 그와 눈을 마주하지 못한 채 애꿎은 손을 정신없이 움직이기만 했다.


“야.”


점점 과격해지는 아츠무의 목소리에 카나에는 흠칫 떨었다.


“……진짜 미안해. 내가 사정이 있어서 이유는 말 못하는데 나 진짜 이상한 짓 안 했어.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될까?”


또 한참을 고민하던 카나에가 겨우 입을 열었으나 아까와 같은 말의 반복이었다. 평소 아츠무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아츠무가 많이 봐주고 있는 거였다. 그러나 그도 점점 한계에 부딪혔다. 아츠무가 몹시 답답한 듯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그녀도 아츠무가 이렇게 화를 내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었다. 사실 이곳은 소설 세계라고 주인공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지 못한다.


“야. 솔직해 말해봐라. 니 내 캐비넷에서 이상한 짓 했제?”

“……뭐?”

“니 내 좋아하잖아. 그래서 몰래 들어와가 이상한 짓 한 거 아니냐고.”


아츠무의 말 한 마디에 시간이라도 멈춘 것처럼 불안감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불안감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게 다 조용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아츠무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다시금 아츠무에게 선물과 편지를 줬던 게 후회스러웠다.


처음 이 곳에서 이나리자키 배구부의 경기를 봤을 때 이 곳이 소설 속 세계라는 걸 알아차림과 동시에 코트 위에서 땀을 흘리며 웃고 있는 아츠무에게 반했다. 연정과 팬심 사이 그 어딘가의 감정이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별 생각 없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보니 첫눈에 반한 것마냥 마음이 동했다.


애매한 감정은 이성애로 발전하지 못했다. 그가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던 탓이다. 이미 그의 이야기는 정해져 있었고 끼어들고자 하는 용기는 갖지 못했다. 하지만 때때론 안다고 해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팬의 마음으로 멀리서 그를 지켜만 보자고 스스로 했던 약속을 깨버리고 그에게 선물과 편지를 전한 적이 있었다. 그 날 카나에는 아츠무가 자신이 준 선물을 바로 오사무에게 버리듯이 넘기는 걸 우연히 목격했다. 아츠무의 성격이 결코 다정한 성격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두 눈으로 그것을 목격하니 그에 대한 애정이 빠르게 식어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에게 크게 실망했고 선물을 준 게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또 한 번 그때가 후회스러웠다. 그가 그 일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아츠무는 자신에게 선물을 주거나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건 여자애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지금 자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귀가부라는 것도 말이다.


“……그런 거 진짜 아니야.”


목에서 끓는 듯한 느낌을 애써 억누르고 말했으나 문장 끝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오늘 아츠무 때문에 일을 저지르게 된 건 미련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아츠무에게 상처 받았지만 언젠가 돌이켜보니 아츠무가 그렇게 잘못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혼자 상처받고 혼자 용서하니 미련이 생긴 것이다.


오늘 이 일도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츠무의 잘못이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츠무가 미웠다. 자신을 변태 취급해버리는 아츠무에게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었다.


“아니면 그럴 만한 근거를 들어보라고. 답답하게 아니라고만 반복하면 내가 믿겠나?”


아츠무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무서운 얼굴로 그녀를 노려 보고 있었다. 그저 배구부를 도우려 한 것뿐이었는데.


아츠무 때문에 몰래 부실에 들어가는 짓까지 감행했는데 하필 들킨 것도 아츠무란 사실이 조금 우스웠다.


아츠무는 이미 그녀를 범죄자로 낙인을 찍은 상태였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츠무는 들을 생각도 없었다. 더 이상 아츠무에게 사실을 숨기는 건 불가능했다. 게다가 그녀는 여전히 부실 안에 있었다. 다른 사람이 더 오기 전에 끝내야만 했다.


“……배구부가 보관하고 있는 드링크 분말 중에 유통기한이 지난 게 있어서."


말하면서도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꿋꿋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거 놔두면 배구부 다 배탈 걸리니까…. 그거 때문에 들어왔어.”


소설의 주인공이 이 세계를 인지해버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세계 자체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수도 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주인공은 본인이 소설 속 인물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을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인물이 지금 이렇게 화를 내며 이유가 뭔지 물어보는데, 오해까지 감수해가면서 비밀을 지켜야 할 필요성이 그녀에겐 점점 희미해졌다.


“그걸 니가 우예 알았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믿어는 줄 거야?”


아츠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일단은 말해봐라. 카나에의 목구멍이 망설이듯 작게 울렁이었다. 더 이상 상황 수습은 불가능했고 이젠 아츠무가 어떻게 되든 나와는 상관 없다고, 카나에는 생각했다.


“여기…… 그러니까 이곳은 소설 속 세계야.”







* * *







“……허.”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고 그것을 깨는 건 탄식과 닮아 있는 아츠무의 비웃음이었다.


“안 믿긴다는 거 아는데……”

“거짓말을 할 거면 믿을 만한 거로 하든가 해라. 진짜 어이가 없어가 말이 안 나오네.”


카나에는 아츠무가 한 번에 믿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아츠무였다 해도 안 믿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너무나 터무니 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녀는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그를 설득시켜야 했다. 이곳이 소설 속 세계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만드려면 소설의 내용을 말해주는 것밖에 없었다.


“이번 연휴에 너희 배구부는 합숙할 예정이고 이번 인터하이에는 너희 예선에서 떨어져. 그리고 여름 방학에는 카모메다이랑 합숙하게 될 거고. 춘고에는 전국으로 가지만 우승은 하지 못하고 2회차에서 떨어져.”


곧 다가올 인터하이와 겨울에 있을 춘고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 미래를 아츠무는 믿기지도, 믿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무도 모르며 직접 겪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충분히 말을 꾸며낼 수 있다. 그러나 합숙은 아니었다.

그녀의 말대로 이미 배구부에서는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만들어진 연휴에 합숙을 할 것이라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카모메다이와의 합숙 또한 그렇다. 카모메다이와의 합숙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대충 찍어 맞출 수도 없으며, 이건 아츠무도 우연히 듣게 된 것이라 배구부 내에서조차도 이 사실을 아는 이는 소수였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해하는 아츠무를 보며 카나에는 마저 말을 이었다.


“네 말대로 거짓말을 할 거면 진짜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하겠지.”


만약 속일 생각이었다면 신빙성이 있는 거짓말을 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너무 허무맹랑했고 누가 들어도 믿지 않을 게 뻔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녀가 지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하지만 아츠무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라 이번에는 과거에 있었던 명백한 사실이지만 아츠무와 전혀 접점이 없던 그녀가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실을 꺼내기로 한다.


“너 초등학생 때부터 우연히 다니게 된 배구 클럽 때문에 배구 시작하게 된 거잖아. 거기서 만난 세터 아저씨의 영향을 받아서 세터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거고. 또, 그곳에서 처음 아란을 만나기도 했고.”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아츠무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곳은 소설 속 세상이고 나는 그 책을 읽었으니까.”


카나에는 아츠무의 눈치를 살피고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이제 더 할 말 없어. 멋대로 들어온 건 내가 잘못했어. 근데 난 진짜로 너희 도와주려고 그랬던 거야.”


아츠무 때문에 너무 오랜 시간을 이곳에 머물었다. 다른 사람이 오기 전에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으나 그는 생각한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한 카나에는 초조해져서 이제 그만 가겠다고 말을 꺼내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설마 했던 부실 문이 벌컥 열리고 말았다. 배구부 2학년 미야 오사무, 스나 린타로, 긴지마 히토시였다.


“어…… 뭐고.”


부실 안에 아츠무와 카나에가 같이 있는 걸 보고 당황한 오사무가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어…… 음, 누구……?”


긴지마도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부실에 외부인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그들은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듯 문 앞에서만 머물었다. 최악으로 달려버린 상황에 카나에는 그대로 굳고 만다. 마땅한 핑곗거리도 생각나지 않았고 상황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망했다는 생각만이 머리속을 채우고 있을 때 상념에 빠져 있던 아츠무가 드디어 입을 뗐다.


“잠만 나가 있어라.”


아츠무의 말에 셋은 서로 눈치를 주고 받다 순순히 부실 밖으로 나가 주었다. 그 사이 카나에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아츠무가 말했다.


“매니저 해라.”

“뭐?”


지금 상황과는 관련 없는 말이 아츠무의 입에서 나오자 카나에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여과없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언성을 높였다.


“니는 미래를 다 아니까 인터하이 예선 떨어진다는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거 아니가.”


아츠무의 말에 카나에는 당장에라도 자신의 입을 탓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아냈다.

아츠무는 카나에가 답하기 전에 말을 덧붙었다.


“거절하면 니가 했던 말 다 거짓말인 걸로 알고 쟤네한테도 부실에 몰래 들어온 변태라고 알려주고.”

“…….”

“매니저 하면 오늘 일은 비밀로 해주께.”


일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었고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그냥 비밀로 해주면 안 될까?”

“거절한 거제?”

“아, 아니…! 잠시만!”


카나에는 아츠무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부탁해도 들어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결국 카나에는 한숨처럼 말했다.


“……알았어. 할게.”


소설 속 스토리가 제대로 꼬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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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뿌이뿌이뿌이~~~~ 5252 기다렸다구~~
3년 전
글쓴이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
3년 전
독자2
하아앙 센세 기다렸다구요~~ 드루와드루와
3년 전
글쓴이
기다려주셔서 너무 고마워요ㅠㅠ!! 닝 마음으로 들어가면 되나..?ㅎ
3년 전
독자3
센세 기다렸어요ㅠㅠㅜ
3년 전
글쓴이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4
센!!!!!!!!!!!!!!!!!!!!!!!!!!!!!세!!!!!!!!!!!!!!!!!!!!!!!!!!!!!
저 지금 꿈꾸고 있는 거 ㅇㅏ니죠!!!!!!!!!!!!!!!!!!!!!!!!!!!!

3년 전
글쓴이
꿈이 아닙니다!!!! 너무 오랜만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격한 반응 정말 감사해요!!!!!!!!!!!
3년 전
독자5
하앙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이
오랜만이죠~~~ㅠㅠㅠ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3년 전
독자6
Haang
3년 전
글쓴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년 전
독자7
와 센세!!!!!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 벌써부터 흥미진진..!
3년 전
글쓴이
기다려주셔서 너무 고마워요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8
세상에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이
어후~! 제가 더 감사하죠~!!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3년 전
독자9
헐 센세 너무 기다렸오요........우ㅜ우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0
사랑해요 센세ㅠㅠㅠㅠ 안 그래도 요즘 자꾸 이 작품이 생각나서ㅠㅠㅠㅠㅠㅠㅠㅠ흐엉
3년 전
글쓴이
너무 기다렸죠...?ㅠ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생각해주다니 너무 고맙네요ㅠㅠㅠㅠ!
3년 전
독자11
역시 글 맛집 브금 맛집😚 오랜만이에요 센세!!!
3년 전
글쓴이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 오래 기다리셨죠?ㅠㅠ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3년 전
독자12
헐 기다리고 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이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년 전
독자13
선생님 사랑합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3년 전
글쓴이
기다려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 제대로 모시다니...! 제가 여러분을 정성껏 모시지요...후후...
3년 전
독자14
하 선생님ㅠㅠㅠㅠ기다리고 있었는데 뒤늦게 센세가 돌아오신걸 알고 보고있습니다ㅠㅠㅠ변함없이 정말 재미있어요!!!ㅠㅠ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3년 전
글쓴이
저야말로 리메이크한 후에도 계속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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