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네.”
“재난 시간표 확인했어?”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재난에도 시간표가 있나요?”
회의실 안이 조용해졌다.
직원 몇 명이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팀장은 아무렇지 않게 서류를 넘겼다.
“첫 출근이라 몰랐나 보네.”
그는 벽에 걸린 전자 스크린을 가리켰다.
08:30 정기 브리핑
11:40 A급 균열 발생 예정
13:00 현장 복구
15:00 대응 결과 보고
18:00 퇴근 예정
“…예정?”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재난이 예정돼 있다고요?”
“응.”
“그걸 어떻게…”
“예보.”
팀장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비 오는 날 우산 챙기잖아.”
“…”
“오늘은 균열이 열리는 날이라 장비만 잘 챙기면 돼.”
회의실 안은 다시 평소처럼 돌아갔다.
누군가는 점심 메뉴를 고민했고,
누군가는 야근 수당 이야기를 했고,
누군가는 재난 현장 끝나고 커피 마실 사람을 찾고 있었다.
마치.
오늘도 평범한 월요일인 것처럼.
나만 그 시간표를 바라보고 있었다.
11시 40분.
A급 균열 발생 예정.
세상은 멸망 중이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멸망에도 시간표를 붙여 놓고 출근하고 있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HQ/시뮬] 종말에도 출근은 해야 합니다 90
5일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