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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앞으로도 보실 예정이시라면 맨 밑의 사담은 꼭 읽어주세요~
BGM : Stevie Hoang - LaLaLa Lov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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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부들.다른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자체였다.뭐가?물론 내 기분은 아니다.지금 내 기분은 최고니까.지금 내 품에 안겨 털을 부벼대는 이 녀석.갈색털이 부드러워서 부들부들.다른사람들은 보들보들 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기도 하고.사실 나도 이 사태의 자초지종을 다 모르겠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퇴근하며 집으로 걸어오던 길 상자 안에서 낑낑대던 녀석을 발견했고,동그란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는 녀석을 모른체 할 수 없었다.그래서 얼른 편의점으로 뛰어가 생수 한 병을 사고 종이컵을 얻어 물을 따라 주니 내 눈치를 보면서도 목이 말랐던지 잘 먹는 녀석을 쓰다듬고 손장난을 치고,뽀뽀도 하며 같이 놀았다.그리고 정신 차려보니 이 멍멍이가 내 침대를 떡하니 차지했단 말씀.
"...멍멍아 뭐하는 거야."
마냥 흐뭇한 미소로 혼자서 잘 노는 녀석을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오엠지.갈아놓은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침대시트가 멍멍이의 소변으로 물들었고,한숨을 폭폭내쉰 나는 대충 시트를 수습하고서는 멍멍이에게로 갔다.이번에는 각티슈가 흥미로워 보였는지 뽑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멍멍이에게 달려가 티슈를 빼았아 들고 유치원 선생님마냥 멍멍아 이거는 안돼요~.하자 알아들은 건지 어쩐건지 유유히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더니 침대시트 정리 하느라 내려놓은 배게 위로 안착하셨다.강아지 치고는 애교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멍멍이가 배고플까 봐 혼자있을 땐 귀찮아 꺼낼 생각도 안해서 저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참치캔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집에 강아지 사료가 있을리 없으니 일단 내일 사기로 하고 그릇에 담았다.사람이 먹는 건데 줘도 되려나.역시 안되겠지 싶어 차학연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려 핸드폰을 찾으려고 발을 돌리자 어느새 내 옆에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멍멍이가 보였다.
"그냥 먹자.언ㄴ..누ㄴ..그러고 보니 너 남자니 여자니?"
"너 만나고 혼잣말이 느는 것 같아.내가 내일 맛있는 밥 사올게.약속."
하고는 혼자 새끼손가락까지 흔들어 보였지만 멍멍이는 배가 고픈건지 그릇만 뚫어져라 쳐다봤다.그래 먹어라 먹어.하고는 발치에 그릇을 놓아주고 번쩍 들어올려 뽀뽀 한 번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차학연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야아아아아"
-왜
"우리집에 새식구 생겼다."
-뭐?너 설마.
"설마 뭐."
-애 가졌어?
"뭐?"
-어떤놈이야!어떤놈이야!
"무슨 헛소리야.자는 놈 깨운 내가 죄지."
-그럼 뭔데.누구.어떤 새끼야.
"개새끼다.개새끼."
-뭐?어떤 놈을 데리고 온거야!!
"너같은 놈만 아니면 되지 뭘.야 끊어.말이 안통한다."
생각을 해도 어째 머리가 그 쪽으로만 돌아가는 건지 뭔지 지같은 소리만 늘어놓는 차학연이 참 한심하다.애초에 그런 놈한테 도움을 받으려 했던 내가 더 한심하지.누구 주위에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 있나 주소록을 뒤적거리는데 어느새 다먹은건지 멍멍이가 내 종아리를 핥짝인다.
"멍멍아,다 먹고도 배고파?그러고 보니까 이름이 없네?"
기왕 키우기로 마음먹은 거 예쁜 이름을 지어주기로 마음먹었다.이 언니..누나...가 작명센스 한 번 끝내주거든ㅎㅎ.하지만 암만 머리를 굴려봐도 생각나는 이름은 없었다.부엌으로 나가 멍멍이에게 물을 주고 난 뒤 식탁의자에 앉아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고 검색도 하던 그 무렵.멍멍이가 제 앞발로 참치캔을 톡톡 차서 내 발치에 가져다 뒀다.
"캔?헐 그래 캔으로할까?아니아니 켄으로 하자 켄.어때?"
제 딴엔 더 먹고 싶단 의사표현이였을 지 몰라도 멍멍이 작명건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는 제 이름 제가 짓겠다는 요구로 보였다.캔도 아니고 왜 켄이냐고?그냥!
"켄 나 힘들어어.."
밥도 주고 물도 주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침대시트도 갈고 작명도 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겼고,내 눈은 자꾸 감겼다.켄도 마찬가지 인건지 큰 눈이 자꾸 감겼고,새로 간 침대시트위에 눕고서는 켄을 옆에 눕혔다.
"켄,잘 자"
**
이 놈의 알람소리는 언제 들어도 듣기 싫고 불쾌하고 막 그렇다.내일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주지만 눈은 아직뜨지 못했다.늘상 그렇듯 손으로 침대위를 더듬더듬 거리며 핸드폰을 찾다가 맨살이 만져졌다.맨살.맨살..맨살?!
그 감촉에 눈을 번쩍뜨고 상체를 급히 일으켜 옆을 보자 생전 듣도보도 못한 남자가 옷을 다 벗고서는 내 옆에 이불을 덮고는 누워있었다.그것도 아주 편안하게.너무 놀라면 비명도 안나온다고 하던가.내가 혹시 어제 클럽에 갔었나 기억도,내 몸도 더듬어보지만 옷을 아주 정상적으로 입고 있었고,중요한 건 난 어제 우리 멍멍이를 데리고 왔다고!켄!그러고보니 켄이 없어졌다.설마 저 남자가..그나저나 저 남자는 뭔가 싶고,혹시나 싶어 야구방망이를 들었다.여자 혼자 살 때 꼭 필요하다고 차학연이 웃으면서 건내준 야구방망이를,웃기고 있다며 욕했던 그 방망이를 이렇게 쓰게 될줄이야.방망이 끝으로 남자를 툭툭건드리자 알루미늄이 차가웠는지 살짝 진저리 치던 남자는 눈을 확 떴다.
"으아아아아아!!!!"
"주인 왜그래애.."
"누,누구세요?왜 여기계세요!"
"나?켄!"
"네?왜그러세요!"
"주인 일단 내 말 좀.."
"미쳤어 미쳤어!!빨리 안나가?으아!!!!"
내 말 좀..하고 이불을 걷은 남자는 나체였고,나는 경악해서 방망이를 이리저리 휘둘렀다.남자는 이불을 둘둘말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내 팔목을 잡아 방망이를 빼앗아 들고는 나를 침대위로 눕히고는 그 위로 올라탔다.
"주인,쉿.내가 설명할게."
남자가 너무 밀착해 있는 바람에 또 다시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그 상태로 남자가 한 말에 의하면,자신은 강아지이지만 사람이며,이름은 이재환이며,나이는 스물세살이란다.남자가 자기소개는 끝났다며 환하게 웃으며 주인 사랑해 하고 입술을 쪽 맞췄다.
"그러니까,그 쪽이 켄이고,켄이 그 쪽이라고?막 맘대로 변신하고?"
"응응!"
주인똑똑하다!하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고개를 끄덕거렸나.내가 그걸 믿을 것 같냐.하고는 남자의 등짝을 내려치며 너 빨리 나가!!신고하기 전에 나가라고!!!소리를 질렀다.그러자 펑소리가 나더니 켄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날올려다 봤다.
"헐..엄마아부지..이게 무슨일이야."
다시 펑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불을 뒤집어쓴 남자가 나타났다.이제 내 말 믿을거야 주인?하고는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얼빠진 내게 다가와 또 뽀뽀했다.주인 너무 예뻐.하고는 또 뽀뽀했다.아침부터 이러시면...코ㅎ맙습니다.
***
켄,아니 남자와 함께 지난 시간이 벌써 한달이 지났다.그 동안 옷도사고,식사예절이니 인사예절이니 하는 것들도 대충 배우고,켄으로 변신해서 산책도 나가고 나름대로 즐거운 생활을 이어갔다.난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거니까 제발 켄으로만 있어달라고 사정을 해 봐도 남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건지 나와 지낸 한달 동안 강아지의 모습으로 있었던 건 이틀도 채 되지 않았다.
미쳤다고 할 지 몰라도 난 나름 즐거웠다.늘 적막함만 감돌던 집에 일끝내고 들어가면 불켜놓고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것도(물론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정말 기다리기만 하는 거지만),남자라는 게 찜찜하긴 하지만 같이 자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모든 게 즐거웠다.그런데 요새 남자가 이상했다.가끔 기분좋은 날에는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린적도 있었는데 요즘은 집에 들어가도 옷방에만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잠도 옷방에서 불편하게 자고,어디 아픈 거냐며 열을 짚으면 손을 쳐내며 나가라고 경계했다.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기 보다는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주인으로서 걱정이 되었다.어쨌든 살아있는 생물인데 아프면 병원에 가봐야 할텐데..
여러 음식 가리지 않고 잘먹는 남자이지만 밥도 잘 먹지 않는 것을 보고,진짜 어디 아픈건가 싶어 남자가 잘 만한 시간에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덩치도 큰 남자가 행거밑에 웅크리고서 가끔 움찔거리며 낑낑거리는 걸 보니,열이 나나 싶어 같이 가지고 들어온 물수건으로 조심스레 남자의 이마를 꾹꾹 눌렀다.
"아프면 어떡해요.사람 속상하게 진짜."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물수건을 이마에 얹고,죽이라도 끓이려 몸을 일으키자 남자가 동시에 일어나 내 손목을 잡아 벽으로 밀었다.
"안잤어요?"
"못잤어요.너 때문에."
강아지일 때는 무뚝뚝하다가도 평소에 주인,주인하며 애교만 피워대던 남자가 호칭까지 바꿔가며 차가운 표정으로 나에게 더 밀착했다.그 와중에 웃긴 게 참 잘생겼다.
"나한테 서운한 거 있어요?말해봐요."
"말해주면."
"고쳐야죠."
"주인이면서 강아지 발정난 것도 몰라요?"
"네?"
놀란 내가 눈을 크게 뜨자 남자가 픽 웃으며 말했다.
"나 너랑 하고싶어요."
사담사담
안쓰겠다면서 돌아왔어요ㅠㅠㅠ민망민망
글도 쓰고 싶고,보고 싶고 그래서..허허헣ㅎ..
구독료는 죄송해요ㅠㅠㅠ정말죄송해요ㅠㅠ근데 저도 댓글이 안달려서 속상한마음에ㅠㅠㅠ
죄송해요ㅠㅠㅠㅠㅠ
확실하게 완벽하게 돌아온 거 맞구요,그래서 암호닉도 받을거구요.
열심히 하겠습니다.택운이 고등학생편 번외는 원하시면 가져오려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