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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엑소
짧은노래와글 전체글ll조회 1123l 1






분명 한시간 전만해도 맑은 햇살을 내리비추던 하늘이 언제 맑았냐는 듯 우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먹구름이 잔뜩 몰려와 하늘을 덮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장가나 다름 없는 문학 선생님의 목소리에 반 아이들 대부분 고개를 처박고 꾸벅거리며 졸기 바빴다.


나도 또한 고개를 꾸벅이며 졸았고, 그때마다 애꿎은 교과서 위로 손에 쥔 볼펜으로 인해 줄이 한두개씩 그어졌다.


한참을 졸다가 젖은 흙먼지 냄새같은게 코끝에 느껴져 잠결에 실눈을 떠 창밖을 바라보자


한 두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하늘이 눈에 보였다.


아, 망했다. 우산 안들고 왔는데.


제법 굵은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릴때마다 걱정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심장을 두드렸다.


사는 곳이 제법 멀어 버스를 타고 내려서 한참을 걸어가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던터라


마지막 수업인 지금 문학시간이 끝날때까지 빗줄기가 멈추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비를 다 맞아야 할 판이였다.


창 밖을 바라보며 걱정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교과서에 처박고 한숨을 내쉬자


제 옆에 앉은 짝꿍이 옆구리를 쿡쿡 찔러오면서 교과서 구석에 마구 휘갈겨쓴 글씨체로 질문을 해온다.



' 왜? '


' 비 오잖아. 나 우산 안들고 와서 꼼짝없이 맞게 생겼어. '


' 우산 빌려줄까? '


' 그럼 넌? '


' 그러게. 그럼 같이 가자. 데려다줄게. '



데려다준다는 글씨를 써내려가며 입꼬리를 씨익 올리는 네 모습에


이제는 비를 맞으며 집에 가야한다는 걱정보다는 짝꿍이 제 집을 보고서 어떻게 생각할지가 더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랬다. 내 집은 허름한 달동네였다. 사람이 겨우 다닐만한 길만 남긴 채 다닥다닥 빈틈을 남기지 않고 대충 판자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집들이 모인 달동네.


엄마는 어릴적 집을 나간지 오래고 아버지는 한번 집을 나가면 몇날 밤을 보내고 나서야 집에 들어와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웅크려


짐승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억눌린 울음소리를 내곤 했다.


그럴때마다 난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한껏 귀를 막고 달이 기울기만을 기다렸다.


제 앞에 있는 이 다정한 짝꿍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밀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냥 얼버무렸다.



' 됐어, 비 좀 맞는다고 죽는것도 아닌데. '


' 우산 씌워줄테니까 같이 가자니깐? '


' 집도 반대방향이잖아. '


' 아니야, 나 오늘 네가 가는 방향으로 일이 좀 있어. '



일은 무슨.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는 네 모습에 난감해졌다.


그 사이 수업종이 쳤고 종소리와 함께 언제 졸았냐는 듯 아이들은 시끌벅적하게 가방을 싸들고 하나 둘 씩 교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아직도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쩔수 없나. 한숨을 내쉬고는 가방을 싸기 시작했고 짝꿍 또한 따라서 가방을 대충 싸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렸다.



"  야, 됐다니깐. 그냥 가. 난 비 좀 멎을때까지 있다가 갈래. "


" 비 안그치면? 그럼 너 비 다 맞고 가야하는데, 감기 걸리잖아. 내가 데려다 준다니까 ? "


" 아, 안간다고! "



기어이 소리를 내지르게 만드는 너. 짜증난다는 식의 말투를 내뱉고 나서야 아차싶어 네 표정을 살핀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네 표정이 마치 하늘과 같다. 어둡고 먹구름이 가득한 표정이다.


네 표정에 마음이 무거워져 황급히 네 손목을 잡아채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아, 그래. 가자 가. "



내 말에 그제서야 입가에 미소를 띄며 반쯤 싸두었던 가방을 대신 싸주고는 친절히 지퍼까지 닫아 내 어깨에 걸쳐주고는 손목을 잡아끌었다.


건물 현관문 앞에서 너는 당당히 제법 큰 우산을 펼쳐보이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나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네 배를 가볍게 쳐냈다.


아프게 쳐내지도 않았는데도 배를 움켜쥐며 과민반응을 보이는 너를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집으로 향하면서 천천히 생각했다.


그냥 주변에 아무 아파트단지에 들어가서 집이라 말하고 너를 돌려보낼까, 아니면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돌려보낼까.


정류장에 도착할때까지 그 생각을 내내 했고 네가 얼굴 앞에 손바닥을 들이밀어 손뼉을 치기전까지 계속됐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 그냥, 내가 빨래를 걷어놨던가. 하는 그런 생각. "



너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비때문에 보이지 않는 시야 너머로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려고 정류장 바깥을 기웃거렸다.


손가락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곳을 가리키며 버스가 온다며 소리쳤고 우리는 비에 젖을새라 잽싸게 버스위에 올라탔다.


버스 안은 이미 만원이였다. 콩나물시루마냥 사람들 틈새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를 반복했다.


너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틈바구니가 생기자마자 내 손목을 끌어당겨 그 틈에 집어넣고는 그 앞에 버티고 섰다.


사람들의 체온으로 더운 열기와 앞에서 더운 숨을 내쉬며 묵묵히 사람들의 무게를 받아내는 네 모습이 눈에 들어와


괜히 얼굴에 열이 몰렸다. 겨우 손을 들어올려 손부채질을 하자 너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 더워? "


" 더워. "


" 좀만 참아. 곧 내린다. "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네 얼굴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가만히 눈을 감았다.


네 말따라 내려야 할 정류장에 금방 도착했다. 기사님의 격한 운전실력으로 한번 휘청거리고 나서야 우리는 콩나물 시루 같던 버스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갇혀있느라 갑갑했던 속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서로를 마주보며 킬킬거렸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깍지를 끼고는 우산 안으로 바짝 붙어섰다.


점점 집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너에게 단 일초라도 더 늦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꽤나 답답할 법한데도 너는 투정부리는 것 없이 내 발폭에 맞춰 나란히 걷는다.


제발, 지금 이순간 마법이 일어나 우리 집이 아파트이기를. 하다못해 원룸같은 곳이기를.


그러나 마법은 판타지나 동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였기에 간절한 바람이 무색하게 그토록 보이기 싫었던 판자촌 앞에 다다랐다.


괜히 너와 얼굴을 마주하기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우두커니 서있자 너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나를 끌어 판자촌에 들어섰다.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너는 너무나 익숙하게 집앞에 정확히 데려다주고는 아무말 없이 눈을 마주한다.


다 안다는 듯한 그 눈동자에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는지 너는 나를 바라보다 품에 끌어안고 한참을 다독거렸다.


그리고 입술 위로 가볍게 맞부딪치고는 내게 집에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네 말이 마치 주문이라도 되는 듯 곧바로 집에 들어섰고 너는 뒤돌아서서 판자촌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듬직한 뒷모습을 눈으로 쫓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너때문에 멈췄던 눈물이 너때문에 다시금 터져나왔다.


한쪽어깨가 흠뻑 젖어버린 네가 너무 고마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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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마지막말ㅠㅠㅠㅠㅠㅠㅠㅠ 한쪽어깨ㅠㅠㅠㅠㅠㅠㅠㅠ 여운이 길게 남을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9년 전
짧은노래와글
생각나는 걸 글로 표현해내려니 잘 안되네요. 뭔가 아련하고 여운을 남기고 싶었는데 ㅠㅠㅠㅠ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올게요. 헷.
9년 전
독자2
어깨 한쪽이 다 젖어버렸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는 얼마나 감동이였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환이가 켄줌마를 벗어던지는 순간..ㅠㅠㅠㅠㅠㅠ 감동이에요 저 지금 심장이 막 달리기 하구있어여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담담하게 지켜주는 그런 재환이가 보고싶었어요. 서스럼없이 장난쳐도 웃으면서 받아주고 막 ;ㅅ;
9년 전
독자3
으악 취저ㅠㅠㅠㅠ좋아요 진지한 재화니ㅠㅜ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으앙, 감사합니다. 멤버별로 찾아올거니까 많이 사랑해주세요.
9년 전
독자4
헐ㅠㅠ마지막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마지막을 쓰면서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재환이에 대한 마음을 담을 수 있을까 싶어서.
9년 전
독자5
한 쪽 어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분위기 짱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고맙습니다, 분위기있는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다행이예요.
9년 전
독자6
헐ㅠㅠㅠ재환아ㅠㅠㅠ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제 마음속 재환이는 항상 뭔가 지켜주는 든든한 느낌이 있어요. 글에 담고 싶었는데 잘 담아졌을지 잘 모르겠네요.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짧은노래와글
감사합니다, 분위기가 녹아있는 글이길 바랬는데. 다행이네요.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9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환아ㅏㅠ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깨젖은우리재환이ㅣㅠㅠㅠㅠㅠㅠ아 이런 분위기 정말 취향저겨규ㅠ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짧은노래와글
더 좋은 글로 찾아올게요. 헷. 기대 많이 해주세요.
9년 전
독자9
헐뭐야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환이뭐야ㅠㅠㅠㅠㅠㅠㅠ되게뭔가 찡하면서 그래요ㅠㅠㅠㅠ ㅠㅠㅠ
9년 전
독자10
헐ㄹ ㅜㅜㅜㅜㅜㅜㅜㅜㅜ이 글 너무 아련하고 설ㄹ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ㅠㅠㅠㅠ한쪽어깨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럼 저보다 몇십센치나 큰 재환이가 너대신 비를 다 맞아줬따는거 아니에요ㅠㅠㅠㅠㅠㅠ맨날 져주고살아 이 바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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