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듣기] Yuki Matsui - happy together (스페셜 베스트 앨범)

 

미발표 신곡 2곡과 1집, 2집 그리고 싱글음반에서 셀렉트한 한국 스페셜 베스트 컬렉션 음반!!
유키 마쓰이는 기타를 퍼커션 처럼 두드리면서 코타시브 랩 태핑, 하모닉스등의 주법을 현란하고도 정확하게 연주하며 화려한 테크닉과 로맨틱한 멜로디를 동시에 구사하는 젊고 뛰어난 기타리스트이다.
유튜브에 올린 연주가 100만건 이상의 큰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서 가장 각광받는 젊은 기타리스트가 되었다.

내한공연 확정 : 5월 17일(토) 6시 홍대 롤링홀

[앨범 해설지]

미소년의 모습을 한 마쓰이 유키Yuki Matsui松井 祐貴는 스물 아홉 살의 일본 기타리스트로 유튜브에 올린 연주 동영상을 통해 실력을 널리 알린 경우다. 국내를 넘어 세계에 기타 신동으로 유명한 소년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떠오르는 건 당연하지만 정성하가 주로 명곡 커버 연주를 주로 하는 플레이어라면 마쓰이 유키는 커버뿐 아니라 오리지널 자작곡을 다수 연주해왔다.
서정성과 다이내믹함, 정확함과 절제를 갖춘 기타리스트 마쓰이 유키가 빈번히 쓰는 주법은 이른바 랩 태핑(Rap Tapping)이다. 이 주법을 잘 응용한 기타리스트로는 오시오 코타로Kotaro Oshio를 꼽을 수 있는데 기타를 공부하던 수많은 학도 중 한 명에 불과했던 마쓰이 유키로 하여금 연주 스타일을 정립하도록 깊은 영향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오시오 코타로가 변형시킨 퍼커시브 주법을 ‘코타시브’라고 일컬으며 많은 핑거 스타일 기타 애호가나 입문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밖에 캐나다 출신의 에릭 몽그레인Erik Mongrain은 마치 양금처럼 기타를 눕혀놓고 두 손을 채처럼 두드리는 독특한 태핑으로 널리 알려진 삼 십대 중반의 젊은 기타리스트다. 물론 이들의 원형은 작고한 북미 최고의 자연주의자 기타리스트 마이클 헤지스Michael Hedges, 그리고 알제리의 향기를 담지한 낭만적 멜로디와 독특한 조율로 유명한 프랑스의 피에르 벵수산Pierre Bensusan, 한국에도 자주 공연차 왔던 토미 임마누엘Tommy Emanuel 등 핑거 스타일 기타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이들이다. 이십 대의 마쓰이 유키는 이 풍성한 자산과 진화중인 이 대세를 이어갈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을 만하다. 그는 깊은 감성과 감정의 표현을 극대화기보다는 코타시브 랩 태핑, 하모닉스 등의 주법을 현란하고도 정확하게 구사하는 테크니션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텔레비전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핑거 스타일 기타 연주를 더러 일종의 묘기나 기예처럼 다루는 것이 때론 민망할 때도 있기는 하나 이를 통해 핑거 스타일 연주의 매력을 접해보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이를 알리는 순기능 또한 있을 것이다. 정성하나 오시오 코타로 역시 국내에서는 이를 잘 활용하기도 했으니까. 그만큼 여전히 생소하다는 의미라고 본다면 일견 아이러니다. 속칭 통기타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십대 후반이나 이십 대 초반에 거치는 통과의례였던 시절도 있거니와 모든 악기 가운데 가장 친숙한 물건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기예라고까지 느끼는 건 무리이니까. 하지만 단순히 손가락으로 투 핑거니 쓰리 핑거니 하는 정형적인 ‘뜯기’에 머물렀던 연주가 아닌, 신공에 가까운 주법들을 개발하고 진화시켜가는 프론티어들이 등장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반주 악기에 불과했던 어쿠스틱 기타가 완전하게 압축된 작은 오케스트라의 하나라는 걸 새삼, 아니 꾸준히 방증하는 것이다. 독주 악기로 굳건한 지위를 지켜온 나일론 현 클래식 기타의 어떤 품격에 살짝 밀려 있던 어쿠스틱 기타가 ‘핑거 스타일’이라는 명칭의 대중화와 함께 동등한 독주 악기로서, 그리고 청중을 희노애락의 감정 속으로 이끌기에 충분한 다이내믹한 폭발력을 담지한 창조적 예술과 이야기의 전달도구로 재탄생하고 있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앨범은 차분하고도 의미 있게 진화중인 마쓰이 유키의 2014년 상반기 베스트 셀렉션이다. 이후로 발표될 정규앨범들에 대한 기대치만큼이나 이 베스트 앨범에 담긴 곡들만으로도 이른바 핑거 스타일 기타의 상큼한 재능이라고 불릴 만한 요소들은 충분하다. 그리고 차분한 서정성이 인상적인 곡들과 경쾌한 태핑이 춤추고 싶을 만큼 신나게 만드는 곡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자작곡인 ‘サクラノキセキ’(Sakura No Kiseki 벚꽃의 기적）과 하모니카 연주와의 조화가 아름다운 ‘With’ 등이 전자에 해당할 것이고 무엇보다 눈에 띠는 곡은 ‘ハナミズキ’(Hanamizuki 花水木)로 여가수 히토토 요우가 노래했던 2010년 영화 [하나미즈키] 주제가이다. 노련함마저 느껴지는 유려한 해석이 인상적인 이 곡은 1번 트랙 ‘Friend'와 더불어 가장 빈번히 선곡될 만한 곡이다.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자작곡들, 즉 현란한 랩 태핑 주법을 사용해 격렬한 밤의 열정 속 적막함을 표현한 ’Night Street‘과 청년 기타리스트의 아이덴티티가 싱그럽게 잘 담겨있는 ‘Friend’ 등도 흥미롭다. 그리고 재즈 어프로치가 가미된 상쾌한 곡 ‘Flying To The Future’는 전자와 후자가 통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잔잔하고 꾸준하게 애호가와 입문자를 늘리고 있는 핑거 스타일 기타의 매력과 깊이가 더 넓은 지평을 확보하게 되리라 기대하면서 작년의 조용했던 첫 내한공연에 이은 마쓰이 유키의 계속 성장하는 연주의 진면목을 이 앨범과 5월의 공연에서 음미하게 되기를 바란다.

글 : 음악평론가 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