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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4년 전 (2020/3/15) 게시물이에요
그러니 다들 많은 이용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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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1
변기
4년 전
글쓴낭자
속에 있는 걸 개워냈다. 너와의 추억들도, 그때 먹은 음식들도, 나의 슬픔들도 다들 변기속에 담겼다. 내가 남긴 것은 그저 오물과 토사물들 뿐이었다. 그 시절의 우리는 고작 변기 속 오물이 되어 떠다닐 뿐이었다. 입에서 유난히 신 맛이 나던 하루였다.
4년 전
낭자7
🥺🥺🥺감동.. 고마워ㅠ___ㅜ 짱이다..
4년 전
낭자2
나무
4년 전
글쓴낭자
푸릇푸릇한 수풀도 좋지만 거대한 나무가 더 좋아. 생명과 대지의 어머니란 느낌도 들지만 굳건하게 한곳에 뿌리박혀 있으니까 뭔가 믿음직하더라고. 가끔은 나도 저 나무처럼 되고싶단 생각을 하게돼. 폭풍우와 비바람에도 지지않고 씩씩하게 뿌리를 뻗어내 버티는 사람 말이야.
4년 전
낭자3
바다
4년 전
글쓴낭자
내가 살던 곳에는 바다가 있었어. 쏴아아 쏴아아 파도가 몰려오면 아이들은 꺄르르 웃으며 도망갔지. 그러다 모래사장에서 성을 만들고 짜디짠 소금물에 몸을 담그면서 물장구치며 노는거야. 나는 그 애들에게서 내 어린시절을 봤어. 부모님이 온전히 나를 지지해줬던 그 시절의 나를.
4년 전
낭자4
구름
4년 전
글쓴낭자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마약을 한 몸은 날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그때만은 나도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가끔은 구름 위에서 쉬기도 했다. 몽글몽글한 구름을 한 입 떼어먹으면 바닐라맛이 나기도 했다. 이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건 안다. 그래도 나는 마약을 계속했다. 그 쾌락 하나에 나는 오늘도 내 양심을 판다.
4년 전
낭자10
우와 작가님👍
4년 전
낭자5
그릇
4년 전
글쓴낭자
달그락 달그락. 그릇이 씻기는 소리가 난다. 또 환청이었다. 지금 주방에는 아무도 없다. 며칠전에 어머니의 유골을 바다에 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계속해서 났다. 하, 이젠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아줌마들 특유의 파마머리와 토끼가 그려진 앞치마를 맨 모습이 내 심금을 울린다. 우리집은 1인가구이나 나는 오늘도 두 사람분의 인기척을 느끼며 산다.
4년 전
낭자6
행진
4년 전
글쓴낭자
척척척. 군인들이 팔다리를 맞춰 행진한다. 이곳에서 불가능이란 죽음을 의미했다. 오늘은 독재자의 생일이다. 그랬기에 나는 다리를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진에 동원된 것이다. 팔다리를 맞춰서 수직으로 걷자 찌르르 종아리에 통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괜찮았다. 오늘이면 이 아픔도 다 끝날테니까. 탕 총소리가 울렸다. 왕좌에 앉은 돼지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나는 실감했다.
나는 정부의 군인임과 동시에 레지스탕스의 리더였음을.

4년 전
낭자8
24°
4년 전
글쓴낭자
이곳의 온도가 24도인 건 알고있어? 그의 말에 나는 아무런 소리를 못하였다. 선선한 바람이 나의 긴 갈색 머리칼을 흐트러놓았다. 정자의 주변엔 강물이 둘러싸고 있었고, 이곳까지 오는 유일한 통로인 다리는 나무로 되어있었다. 집중해야지. 그가 고개를 자신 쪽으로 돌렸다. 나는 그의 갈색 눈망울을 보고 이것이 꿈인줄을 알았다. 왜냐하면 현실의 그는 죽었으니까. 내가 죽였으니까!
4년 전
낭자9

4년 전
글쓴낭자
남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 발자국을 내딛었다. 거대한 크레이터를 배경으로 별이 총총 박힌 우주는 아름답다기보단 장엄한 느낌을 주었다. 남자는 미국 국기가 박힌 땅을 쳐다보다가 이내 우주선의 문을 닫았다. 그리 무겁게 느껴지던 우주복이 이번엔 한없이 가볍게 느껴졌다. 놀라웠다. 자신이 달에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우주선 보이치 24호는 드디어 제 목적을 달성한 것이었다.
4년 전
낭자11
사랑해
4년 전
글쓴낭자
정말 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여자가 말했다. 나는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아 그저 그녀의 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내 말에 여자는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그 해 여름은 비가 내렸다. 나는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여자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힘든 하루였다.
4년 전
낭자12
회상
4년 전
글쓴낭자
과거를 회상한다. 물감으로 캠퍼스를 칠하듯 드넓은 과거가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 구름, 파란 하늘, 그리고 깔깔거리며 뛰어노는 어린이들과 어른들. 나는 그들의 한가운데에 서있다. 핑크색 풍선이 내 손에 쥐어져있었다. 나는 풍선의 끈을 놓았다. 풍선이 하늘높이 날아가버렸다. 그래. 너도 내 미련과 함께 날아가버려라. 나는 풍선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4년 전
낭자13
월급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부자가 될거야! 어린 나는 그렇게 말했다. 적어도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연명하는 샐러리맨은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내 꼴을 보라! 초라한 거지가 되어 신문지를 이불삼아 덮고자는 신세다. 사업이 망하고 나는 그 흔한 월급쟁이의 삶도 누리지 못하는 채로 몰락해버렸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런 선택따윈 하지 않을텐데. 내가 무시했던 월급쟁이의 길을 선택했을텐데.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버렸고 나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4년 전
낭자14
책장에 기대어,
4년 전
글쓴낭자
오래된 폐가, 공포체험을 하러온 4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폐가는 제법 규모가 컸다. 서재에 식당에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물론 이제는 세월에 풍화되어버려 낡은 모습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학생들의 대장격이던 주원은 책장에 기대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집도 부자였으니 이런 대저택은 별반 신기하지 않을테다. 이때, 갑자기 철컹! 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이들이 고개를 돌렸다. 주원이 기댄 서재가 드르륵 벽 한구석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주원에게로 다가왔다. 주원은 고개를 들려 방금 전 서재가 있던 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깜깜한 어둠과 함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비밀통로였다.
4년 전
낭자15
기억
4년 전
글쓴낭자
기억이 없어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아는가? 그는 자신이 기억을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아이큐 145에 영재소리를 듣던 그가 화장실이 아닌 거실에서 변을 지리리라는 것도 예측하지 못했다. 의사가 한 말은 지옥을 선포하는 수문장의 그것이었다.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라고도 불리는 그 병 하나때문에 그는 젊은 날의 자신도, 지금의 자아도 잃어버리게 생겼다.
4년 전
낭자16
죽음
4년 전
글쓴낭자
당신은 알고있나요? 한 사람의 호흡이 멈추는 순간을. 쭈글쭈글한 주름이 얽힌 눈꺼풀이 닿히고, 쿵쾅쿵쾅 뛰던 심장이 멈춰버리는 그 순간을. 나는 그때를 직접 목격했어요. 내 할아버지가 죽을 때를 목격했다구요. 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고싶어했는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하지만 그날 나를 보았던 그 눈빛이 너무 다정해서... 나는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못 잊겠어요.
4년 전
낭자17
하루
4년 전
글쓴낭자
아침 8시, 일어나서 커피를 탄다. 뉴스를 보다가 게임을 하고 어느새 정오가 되어있으면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대충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며 취업을 준비하는 척하다 한숨을 쉰다. 이력서에 써있는 변변찮은 스팩으로는 여기 들어가지도 못할거다. X버튼을 눌러 구인구직 사이트를 끄고 침대에 벌러덩 눕는다. 저녁은 챙겨먹지도 않고 바로 잠에 들어버린다. 5년차 어느 백수의 하루였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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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글쓴낭자
선풍기를 켜고 자면 죽는다는 괴담이 있다. 90년대에 한창 유행하던 괴담으로, 이걸 사실로 믿고 집단 자살시도를 하던 대학생들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말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죽음으로 가는 과정은 때론 허무하고 때론 거짓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당신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죽을 수 없으니까. 삶의 무게를 억지로 지고 살아나가야 하니까. 그냥 그렇게.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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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글쓴낭자
허망하다. 숨가쁘게 달려온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어버렸다. 그 교통사고 이후로 나는 장애인이 되었고, 열심히 하던 발레를 접어야만 했다. 내 발은 다시는 땅을 딛고 서지 못할 것이다. 나는 휠체어 신세에 누군가의 보조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몸이 되었지. 눈물이 나온다. 앞이 캄캄하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공허한 밤하늘에 답을 물어보았으나 돌아오는 건 없었다. 그래. 결국 모든 건 그 차에 타고있던 내 탓이지. 나는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낭자20

4년 전
글쓴낭자
팔을 둥글게 벌리고, 다리는 바닥에 딛고 서. 그렇지. 조금 더 우아하게. 나는 선생님의 강습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박자를 쪼개면서 추는 춤은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춤이 끝나면 구슬땀이 흘러내렸고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댄서의 길을 걷는 걸 후회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춤추는 것을 좋아하니까.
4년 전
낭자21
엄마
4년 전
글쓴낭자
그리운 엄마. 하늘에서는 잘 지내요? 나는 이제 결혼을 해요. 내일이 결혼식 날인데 너무 떨려요. 엄마도 그런 과정을 겪었겠죠? 결혼을 해서 유부녀로 사는 건 어떤 느낌이에요? 난 어떻게 살아야하죠? 전혀 모르겠어요. 지금 나는 무서움과 설렘을 반반 쪼개어 가지고 있는 느낌이에요. 속이 울렁거려요. 예비신랑은 좋은 사람이에요. 그이는 항상 나를 꼭 껴안아줘요. 그래서 나는 그이의 품이 좋아요. 하지만 어릴 때, 병상에 누운 엄마에게 안겼을 때 만큼은 못한 것 같아요. 엄마, 나 엄마가 보고싶어요. 다른집 엄마들처럼 딸 결혼식 전에 곁에서 다독여주는 풍경을 그려내고 싶었거든요. 그렇지만 그건 이제 불가능하겠죠. 그냥 이것만 말할게요. 고마워요, 엄마.
4년 전
낭자22
사과
4년 전
낭자23
하나 더 해도 돼? 토마토
4년 전
글쓴낭자
토마토에는 나방의 유전자가 섞여있대. 기존의 토마토는 너무 쉽게 물러지고 상하기 쉬워서 나방의 유전자를 넣고 개량한거지. 그는 웃으며 내가 한 입 베어문 토마토를 가리켰다. 그 말을 들으니 괜히 토마토를 먹기 싫어져 난 그것을 땅에 버렸다. 퉤! 가래침을 뱉어도 입 안에 나방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 같다. 기분 잡쳤네. 나는 꿍얼꿍얼 욕을 내뱉고는 자리를 떴다.
4년 전
글쓴낭자
미안하다는 그 말이 너무 어려워서 20년간 보지않고 지낸 사람이 있습니다. 첫사랑이었지요. 그녀는 지금 어떻게 지낼런지 모르겠군요. 어쩌면 결혼을 했을 수도 있고 자신과 남편을 반반씩 닮은 아이를 낳았을 수도 있겠죠. 그녀와 갈라서게 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사소한 오해가 쌓이고 쌓여 결국 봉숭아처럼 툭 터지게 된것이죠. 아마 내 미안하다는 말은 결코 전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임종 직전의 암환자거든요.
4년 전
낭자51
헐 두개 다 해줘서 고마워❣ 글도 너무 좋다 소설에 일부분을 적은 것 같아❤
4년 전
낭자24
짝사랑
4년 전
글쓴낭자
내 사랑은 영원히 짝사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백하려던 그 날, 그가 교통사고로 사망해버렸거든요.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말했다. 그녀의 사파이어가 박힌 귀걸이가 햇살에 파묻혀 반짝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을 맹세했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지요. 그의 말에 나는 차마 어떤 말도 내뱉지 못했다. 77세 할머니의 순정은 너무나도 비참한 것이었다.
4년 전
낭자50
그러게 짝사랑은 못놓으면 다 비참한가봐. 쓰니야 좋은 글 고마워❤️❤️
4년 전
낭자25
변화
4년 전
글쓴낭자
변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냥 사소한 선택 하나하나가 다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것 뿐이다. 예를 들자면 오늘 아침 조깅을 오른쪽 길로 갈지, 왼쪽 길로 갈지. 아침으로 베이컨을 먹을지 계란을 먹을지 같은 것일 뿐이다. 그러니까 너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길. 당신은 할 수 있으니까.
4년 전
낭자26

4년 전
글쓴낭자
그거 아세요? 문단에 오른 시인들의 나이는 대부분 나이들었어요. 가장 젊은 시인이 30대더라구요. 그런 거 보면 역시 시는 나이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아요. 연장자, 인생 선배의 관록! 뭐 그런거죠. 그래서 지금 제가 왜 이 말을 고 있냐구요? 시 쓰기 싫어요 선생님... 악! 악! 왜 이러세요? 수행평가로 시를 쓰라는 게 말이 돼요? 꺄아악! 하지마세요!
4년 전
낭자27
동경
4년 전
글쓴낭자
그거 알아? 나 너 동경했었어. 비록 난 너를 잘 알지 못했지만 너의 글을 사랑했고, 너의 그 감수성을 좋아했어. 어쩌면 너를 짝사랑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말이야. 왜 그랬어? 왜 나를 배신했어? 그게 나는 정말 이해가 안가. 나는 너를 사랑했는데 네게 돌아오는 양이 겨우 이정도였다면 차라리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걸 그랬어. 나만 상처받으니까!
4년 전
낭자53
첫부분 좋다 ㅠㅜㅜ 상처안줄랭 고마워 쓰니💓💓
4년 전
낭자28
영상
4년 전
글쓴낭자
영상을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심하면 하루에 10시간씩 의자에 앉아있기도 하죠. 영상편집자 A씨가 내게 해준 말이다. 나는 그들의 노고를 존경한다만 그들처럼 되고싶지는 않다. 나같이 활동적인 사람들은 하루 10시간 내내 의자에 앉아 컴퓨터만 들여다보면 돌아버릴지도 모르니까.
4년 전
낭자29

4년 전
글쓴낭자
꿈이란 게 두가지 뜻이 있잖아요. 하나는 밤에 자면서 뇌의 반응을 통해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뜻하잖아요? 저는 둘 다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내면에 관한 겨잖아요. 꿈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내면에 많은 관심을 투자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4년 전
낭자30
달빛
4년 전
글쓴낭자
쇠창살을 뚫고 한줄기의 달빛만이 나를 비추고 있네. 좋겠다. 너는 자유로워서.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에 잡혀들어온 나는 고문받아 퉁퉁 분 손발 부여잡고 널 바라보고 있는데 너는 여전히 빛나는구나. 좋겠다. 너는 휘영청 뜰 수 있어서. 나의 조국도 언젠가는 독립이 되리.
4년 전
낭자54
네가 보는 나는 그랬구나
다행이네

고마워 쓰니낭자
쓰니낭자 글을 나중에 언제 또 읽을수있을까 생각하게 되넴
이렇게 스쳐지나 보내기 싫은데ㅜ ㅜ

4년 전
낭자31
캐롤
4년 전
글쓴낭자
크리스마스가 진작에 지나갔다지만 때 지난 캐롤은 여전히 바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왜 하필 크리스마스 캐롤이죠? 지금은 봄이잖아요! 여자가 항의하자 바텐더는 피식 웃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직까지도 크리스마스일 수도 있지요. 그리고 손님, 너무 시간을 빠르게 쫓아가지 마세요. 발목을 접질릴수도 있거든요. 그 말에 여자는 입을 다물었다.
4년 전
낭자32
권태
4년 전
글쓴낭자
권태로움은 항상 나를 괴롭혔다. 나는 돈을 가졌고, 예쁜 여자친구도 있고, 충분히 많은 시간을 가졌지만 이것을 어디에 쓸지 몰랐다. 그래서 홀로 버티고 서있었다. 매일매일 파티를 열었고 술을 마셨으며, 때로는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태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 나는 박수를 쳤다. 드디어 이 권태로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나는 선반에서 권총을 찾아내 머리에 겨눴다. 탕! 총성이 들리고 나는 쓰러졌다.
4년 전
낭자33
미래
4년 전
글쓴낭자
미래라는 것은 내게 불안함을 상징했다. 스물 언저리의 나는 너무 어렸고, 변변찮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미래가 무서웠다. 먼 훗날의 나 또한 별볼일없는 사람일까봐. 더 이상 영광을 꿈꾸지 못할까봐. 그래서 나는 매일마다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정신과에서 불안장애 판정을 받고 약을 먹어야만 했다.
4년 전
낭자34
안개
4년 전
글쓴낭자
그날 안개가 끼지 않았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사냥용 엽총을 끼고 말을 타고 달리다가 노루로 착각되는 뭔가를 향해 총을 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감옥에는 오지 않았을까? 그것이 사람인줄로만 알았더라면 씻기지 않는 피를 내 손에 묻히지 않았을까?후회해도 소용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전과자니까.
4년 전
낭자35
마스크
4년 전
글쓴낭자
질병이 계속되고 우리는 마스크를 끼고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적고나서보니 무슨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이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사람들은 매일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고,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집 안에 강제로 감금되었다. 코로나가 우릴 죽이고 있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4년 전
낭자36

4년 전
글쓴낭자
사막을 거니는 젊은이 하나가 오아시스를 발견했다. 그는 목을 축이고는 물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보니 오아시스는 사라져있었다. 그럼 내가 마셨던 것은 무어지? 젊은이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해골바가지였다. 그것에 고여있는 시체썩은 물이 밤새 젊은이의 입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4년 전
낭자37
가장 좋아하는
4년 전
글쓴낭자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해? 내 대답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맞춰보라는 거야? 응! 내 말에 너는 잠시 생각하듯 하늘을 바라보다 중얼거렸다. 일단 김교수님은 아닐테고... 너 그 교수님 과제 많이 내주신다고 싫어했잖아. 게임? 아냐. 너 하루 두시간밖에 안하잖아. 나노블록 조립?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취미같아. 그럼 음식? 음식인가? 너의 말에 나는 껄껄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나를 노려본다. 그래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데? 너의 말에 나는 입을 맞추고는 귀에 속삭였다. 너.
4년 전
낭자38
운명
4년 전
글쓴낭자
우리는 태양이 맺어준 운명이야. 소년이 소녀에게 말했다. 해를 상징하는 부족의 소년과 달을 상징하는 부족의 소녀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거친 뙤약볕이 그들의 살을 태우고 있었지만 소년소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우리는 하나야. 소년이 말했다. 그와 동시에 둘은 입을 맞췄다.
4년 전
낭자39
나비
4년 전
글쓴낭자
차라리 너를 보내줄 걸 그랬다. 그렇게 좋아하던 자유 실컷 누리라고 할 걸 그랬다. 나비처럼 날갯짓하던 너의 아름다움 잔뜩 누릴 걸 그랬다. 그놈이 널 살해하기 전, 내가 너를 구해낼 걸 그랬다. 미안하다는 한마디, 고맙다는 한마디,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를 못해서 후회할 줄은 몰랐다. 미안해. 나는 꽃이 휘날리는 꽃밭을 보며 중얼거렸다. 듣는 이는 없었다.
4년 전
낭자71
👏🏻👏🏻👏🏻👏🏻👏🏻
4년 전
낭자40
그 사람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귀신을 볼 수 있다. 처음 내가 본 귀신은 사별한 전 남자친구였다. 그 사람은 내가 가장 그리워하던 때에 나타나 2년째 내 곁을 맴돌고있다. 너는 성불하지 않느냐고 물어도 내가 걱정된다며 계속 나에게 붙어다니고 있다. 솔직히 좀 부담스럽다. 처음에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아했지만 이젠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그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내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4년 전
낭자56
ㅇ오오오오 대박이당 이걸 이렇게 연결시키다니
4년 전
낭자41
카메라
4년 전
글쓴낭자
찰칵! 찰칵! 예쁜 풍경을 뒤로하고 사진이 찍힌다. 내 포즈 하나하나에 스텝들이 반응을 한다. 내가 그렇게 가치있는 인간일까 싶다가도 이런 반응을 보다보면 확실히 내가 얼굴 하나는 잘 타고났구나 싶다. 하루에도 몇번씩 의상을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서 웃는 낯을 하는 건 힘들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후회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난 연예인이니까.
4년 전
낭자42
여름
4년 전
글쓴낭자
뙤약볕이 내리쬐고 사람들이 피서를 많이 가는 여름이었어. 그날 나는 거실 배란다에서 내리쬐는 태양을 향해 손을 뻗었지.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그렇게 하면 태양이 내 소유가 될 것 같았지. 물론 아니었어. 나는 힘없이 손을 내리고 다시 흐린 눈으로 바깥을 바라보았어. 맑은 하늘과 크림색 구름... 정말 아름다웠어. 그때서야 깨달았어. 아, 세상은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농약을 들이켜도, 자살시도를 해도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있구나 하고 말이야. 그게 내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풍경이었어.
4년 전
낭자43
하늘
4년 전
글쓴낭자
새는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그에게는 멋진 한쌍의 날개가 있었고, 그는 그걸로 열심히 날갯짓을 해 하늘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새는 그것이 자랑스러웠다. 자신이 날 수 있다는 것, 멋진 날개가 있다는 것. 그 두 가지가 새가 자랑스러워하는 것들이었다.
4년 전
낭자44
기도
4년 전
글쓴낭자
하느님 아버지 부디 저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이 땅의 모든 만물이 자애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품속에서 잠들 수 있고 부디 눈물짓지 않도록 해주시옵소서. 이곳에서 기도하는 불쌍한 어린양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옵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시옵소서. 하느님 아버지. 아아! 하느님 아버지! 부디 바깥의 저 사악한 악의 무리를 없애주시옵소서. 그들은 저의 신념과 믿음을 져버리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저는 아무런 잘못도 안했습니다. 그저 영생을 위해 아홉명의 제물을 바쳤을 뿐입니다. 아아 하느님 아버지! 저는... 저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저 밖의 간악한 사탄의 무리에게 진실을 깨우쳐주소서!
4년 전
낭자45
초심
4년 전
글쓴낭자
흔히들 초심을 잃었다는 표현을 많이 쓰던데 그럼 초심이란 게 대체 무엇일까? 처음의 그 성실하고 열심히 하던, 풋풋한 나의 모습을 말하는걸까? 하지만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한데?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나보고 초심 운운하며 손가락질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방탕하게 사는 게 죈가? 나는 깔깔 웃다가 휠체어에 올라타고 마스크를 썼다. 기자회견에 나갈 시간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나는 마약사범이 아니라고 부정을 해야겠지. 자, 나가자.
4년 전
낭자59
와... 고마웡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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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글쓴낭자
하루정도는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지 않아? 이불을 둘러매고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해도 되잖아? 난 이해가 안가. 왜 우리가 바쁘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어. 사람이 매번 달려야 하는 건 아니잖아. 잠깐 쉴 수도 있지. 너무 너를 옥죄지 마.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냥 쉬어. 너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 있으니까.
4년 전
낭자47
시간
4년 전
글쓴낭자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던데 나는 이거 틀린 말이라고 생각해. 세상은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어. 이미 지나간 시간을 잡을 수 있어? 못잡잖아. 그러니까 시간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거야. 시간은 그냥 시간이야. 그러니까 순간순간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거지 뭐.
4년 전
낭자48

4년 전
글쓴낭자
"너는 나 어떻게 생각해?"
"아니 연애적인 의미 말고 그냥 순수하게."
"아무생각없는 한량으로 보인다고? 음... 그럴 수 있지. 내가 너한테 보인 모습은 그랬으니까."
"아니 뭐... 기분은 안나빠. 충분히 그렇게 느낄 만 했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사실 나..."
"자살시도한 적 있어."

4년 전
낭자49
샴페인
4년 전
글쓴낭자
축배를 들자. 마구 먹어치우자. 상 위의 음식들은 즐기기 위해 나온 것. 샴페인을 들자. 마시자. 음식이야말로 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즐거움이다. 도태되는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당신은 먹고, 마시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걱정하지 마라.
4년 전
낭자55
무지개
4년 전
글쓴낭자
하늘에 쌍무지개가 떴어요. 아이들은 무지개를 처음 봐서인지 신기함에 창가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답니다. 자 그만! 이제 공부해야지. 선생님의 불호령에 아이들은 다시 자리로 가서 교과서를 펼쳤어요.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다시 무지개를 관찰하고 싶었는지 힐끔힐끔 창가를 바라봤지요.
4년 전
낭자57
한강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한강을 무서워했다. 어릴 때 봤던 영화 '괴물'의 영향이 따른 게 아닌가 싶다. 한강을 보면 꼭 괴생물체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한번도 한강 근처에 가본 적이 없다. 그 원초적 공포 때문에.
4년 전
낭자58
왕관
4년 전
글쓴낭자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라. 이런 말이 있지요. 아무래도 저는 더 이상 무게를 견디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래도 독재자로서 해볼 수 있는것은 다 해봐서 미련은 없습니다. 내 입맛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아십니까? 나는 그 시절에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세상을 손아귀에 쥐었으니까요.
4년 전
낭자60
행복
4년 전
글쓴낭자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과연 얼마만큼 필요할까? 그 생각을 여러번 해봤으나 내게는 구매할 행복조차 없음을 깨닫고 그만두었다. 내 삶엔 우울이 가득찼기에 집어넣을 행복은 없겠노라고, 나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살거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4년 전
낭자61
원나잇
4년 전
글쓴낭자
한순간의 쾌락을 위한 원나잇은 과연 잘한 선택이었을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그게 첫경험이었다면 더더욱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지금의 내가 후회는 하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글쎄.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면 후회할지도.
4년 전
낭자62
발톱
4년 전
글쓴낭자
발톱을 일자로 자르지 않으면 내성발톱 때문에 염증이 생긴대요. 당신과 나의 관계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느끼지 않아요? 자르는 방법이 잘못되어서 결국 마음에 염증이 생겨버렸잖아요. 곪아버린 마음을 잘라낼 수도 없고 참 이를 어쩔지...
4년 전
낭자63
불안
4년 전
글쓴낭자
불안은 우리를 좀먹게한다. 살면서 불안장애와 종일 씨름을 한 내게 이것은 철칙과 마찬가지였다. 알약을 먹어도 먹어도 나를 죽이는 이것은 절대로 내게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하루종일 무서워했고, 괴로워했다. 불안은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죽어가는 나를 보며 좋아했다.
4년 전
낭자64
애정
4년 전
글쓴낭자
애정이란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애정없는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고, 애정없는 부모에게서 자란 자식은 큰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애정만으로 만사가 해결된다면 저렇게 망가진 사람들 또한 존재하지 않았겠지.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애정이란 것을 믿지 않으려 한다. 더 이상 내게 애정이란 건 없노라고,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한다.
4년 전
낭자65

4년 전
글쓴낭자
눈이 부셨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빛을 담기엔 너무나도 작아져버렸다. 분명 갑자기 불을 켜서 그렇겠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작은 크기의 원룸. 이리저리 엉망이 된 세간살이.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는 엄마. 나는 한숨을 쉰다. 언제쯤이면 저 악마같은 아빠가 사라지게 될까? 우리의 인생에도 빛이 들어왔으면. 그날 밤 나는 간절히 빛을 바랐다.
4년 전
낭자66
그리움
4년 전
글쓴낭자
있잖아, 나는 너희가 정말 그리웠어.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이라지만 너희한테 줬던 마음은 진심이었어.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젠 너희를 그리워하지 않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모르겠어. 내가 어째야 하는지.
4년 전
낭자67
다리
4년 전
글쓴낭자
튼튼하게 지어진 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무게를 지탱할 수가 있다. 하지만 기초공사가 잘못되면 다리는 붕괴되고 사람들은 다친다. 어쩌면 지금 내 상태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기초공사가 잘못되어 있었던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감당해낼 수 없었던거지. 눈을 감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 그제야 나는 내가 자살에 성공했음을 깨닫는다.
4년 전
낭자68
손바닥 위의 무지개
4년 전
글쓴낭자
손바닥 위에 무지개를 새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어릴 때부터 나는 줄곧 그것을 생각했다. 그래서 20살이 되자마자 성인이 된 기념으로 타투샵을 찾아갔다. 손바닥에 그려진 무지개는 꽤나 만족스러운 형태를 띄었다. 타투를 한 것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시선이 내 손바닥 위의 무지개를 혹사시키고 있음은 확실했다.
4년 전
낭자69
장염
4년 전
글쓴낭자
장염이라는 것은 걸리기 쉬우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배가 부글부글 끓고, 설사를 하고, 가끔은 토악질을 하기도 한다. 열이 나고 온몸이 아프다. 장염에 걸리면 나을 동안은 죽과 이온음료만 먹어야한다. 조금만 부주의해도 걸릴 수 있는 병이니 어쩌면 장염은 사람들의 실수가 병으로 형상화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4년 전
낭자70
희망
4년 전
글쓴낭자
희망이란 게 사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허상이지 않을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사람은 희망 하나만 보면서 살아오잖아. 나는 그런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갔거든. 어떻게 상황이 나아지리라고 확신할 수 있지? 이보다 더 떨어질 곳도 없으면서! 그래서 나는 결심했어. 세상 사람들의 희망을 다 빨아먹을거야. 그래서 전세계의 사람들이 다 나 때문에 죽게 만들거야.
4년 전
낭자72
호두
4년 전
글쓴낭자
호두와 뇌는 정말 닮았어. 호두를 먹으면 뇌 발달에 도움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걸지도 몰라. 나는 호두껍질을 탁탁 두들기며 생각했다. 어째서 호두 알맹이가 껍질을 뚫고 나오지 않는걸까? 어쩌면 이 호두도 남에게 먹히기 싫은 건 아닐까?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는다. 아, 열렸다. 벌어진 껍질 틈새로 호두 속알맹이가 빼꼼 보였다.
4년 전
낭자73
공주
4년 전
글쓴낭자
공주는 신분이 격하되어 평민으로 떨어졌다. 이제 이 세상에 더 이상 왕족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분제도는 무위로 돌아갔고 신으로 추앙받았던 지배자들은 아랫사람과 하등 다를 게 없는 존재로 격하되었다. 그래도 살아야했다. 공주라는 지위를 잃었다고 해서 삶이 끝나진 않으므로. 공주는 다짐했다. 반드시 그 옛날, 찬란했던 왕실의 지위를 되찾겠다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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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글쓴낭자
입속에 넣었다. 굴렸다. 달콤한 맛이 입 안에 퍼진다.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모양이 있다. 나는 사탕의 특징에 대해 적다가 지긋이 한쪽 턱을 괴었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있었네. 나는 펜을 들고 다시 종이에 사각거리며 무언가를 적는다. '사랑과 비슷하다.'
4년 전
낭자75
화인
4년 전
글쓴낭자
꽃이란 건 너무나도 화사하고 아름다운 존재였다. 그런 꽃을 온몸에 피우고 사는 화인들은 아마 신화속의 신과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다. 이제는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화인들은 아주 오래 전,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멸종해버렸기 때문이다.
4년 전
낭자76
불행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불행하다. 그것을 느낀 건 아주 먼, 어린 시절이었다.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와 둘이서 살았을 때, 학교폭력의 대상이 되어 따돌림을 당했을 때, 대학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못하고 곧바로 돈을 벌어야 했을 때, 직장 상사에게 뺨을 맞았을 때도 느꼈다. 하지만 진정 내가 불행한 것을 느꼈을 땐 내가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다.
4년 전
낭자77
두통
4년 전
글쓴낭자
머리가 너무 아파요. 갈증이 나서 물을 마셨죠. 그래도 계속 현기증이 나는 거예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게 흐릿하게 보였죠. 너무 아파요. 사위가 윙윙 울리는 것 같아요. 일어서서 비슬비슬 걸었죠. 병원에 갔더니 글쎄 의사가 뭐라는 줄 알아요? 뇌종양이래요. 어떻게 하늘이 이럴 수가 있을까요? 나는 아직 23살인데!
4년 전
낭자78
햇살
4년 전
글쓴낭자
햇살이 너무 따스하게 비치는 날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뭉개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에메랄드색 바다는 쏴아쏴아 흰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나는 썬베드에 누워 태닝을 하고 있었다. 휴가는 좋은 것이다. 역시 사람은 가끔 한번정도는 여행을 가줘야 한다니까. 나는 나른하게 몸을 뒤집으며 혼잣말을 했다.
4년 전
낭자86
고마워 !!
4년 전
낭자79
시나리오
4년 전
글쓴낭자
시나리오가 거절당한지 벌써 35번째다. 내가 적은 시나리오를 드라마화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없는 것이 아닐까? 나는 너덜너덜해진 원고뭉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드라마 작가라는 나의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한계다. 나는 원고뭉치를 불에 태워버렸다. 다시는 글을 집필하지 않으리.
4년 전
낭자80
윤슬
4년 전
글쓴낭자
나의 이름은 윤슬이다. 개명한 이름인데 윤슬이라는 단어의 뜻은 햇빛에 비치는 잔물결이란 뜻이라고 한다. 뜻이 예쁘고 마침 성도 윤씨라 얼른 개명해버렸다. 외자이름이 좋기도 하고 어감도 예쁘니 딱 나에게 알맞는 이름일 수 밖에 나는 싱긋 웃었다. 이제 새출발을 하면 된다. 과거의 내 이름은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4년 전
낭자81
원망
4년 전
글쓴낭자
원망이라 함은 남을 미워하는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갔지요. 원망도 어느정도의 애정과 관심이 기반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감정이었습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한 사람에게 오랫동안 집착을 했군요. 이제 나의 원망을 거둬들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랜시간동안 폐를 끼쳐서 미안했습니다. 부디 제가 없을 때에도 잘 사시길.
4년 전
낭자82
진주
4년 전
글쓴낭자
크림빛으로 빛나는 진주알을 한땀한땀 꿰매어 목걸이를 만듭니다. 나는 조개가 빚은 가장 아름다운 물건을 손에 쥐고있지만 이건 내 것이 아닙니다. 부잣집 사모님들의 것이죠. 나는 눈을 느리게 감아 뜹니다. 눈이 침침해서 진주알들의 구멍이 잘 보이지 않는군요. 때로는 이 목걸이를 걸어보면서 내가 저 사람들처럼 돈이 많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요즘은 그 생각을 접어둡니다. 어차피 이룰 수 없는 꿈이니까요.
4년 전
낭자83
글 정말 잘쓴다...단어 아닌데도 부탁해도 될까?
4년 전
글쓴낭자
늦게봐서 미안해 ㅠㅠ 글 잘쓴다고 칭찬해줘서 고맙고 단어 아니어도 되니까 뭐든 소재만 주면 써볼게!
4년 전
낭자84
위에 있지만...꿈 이라는 걸로 한 번 더 부탁해도 될까??! 뭔가 꿈이라는 의미가 당연한 거였지만...되게 와닿았거든
4년 전
글쓴낭자
꿈에서 너를 봤어. 너는 항상 그대로였는데 변한 건 나더라. 염색한 갈색 머리도, 레이스 달린 흰 원피스도, 아담한 체구도, 화장기 없는 얼굴도 모두 그대로였어. 너무 반가워서 너한테 인사하려고 달려갔는데 너는 그때와 다르게 웃으면서 나한테 인사하더라. 눈물이 나서 왈칵 껴안으려는 순간에 잠에서 깼어. 그래. 이래야 맞지. 우리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지. 그때만큼은 아침햇살이 정말 비참하게 느껴졌어.
4년 전
낭자85
와 너 대단하다...금방금방 나오는구나 부러워...나도 글 잘쓰거싶다 ㅜㅜ 고마웡 ㅜ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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