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아이를 찾고 있어요. 어렴풋이 7살 즈음, 결 좋은 갈색 생머리에 두 뺨은 선분홍빛이죠. 아마 그대를 처음 봤다면 한 여름날의 햇살처럼 웃으며 인사할 거예요. “안녕, 나랑 그네 타러 갈래?” 혹시 본 적 있나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애타게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잃어버린 아이를 찾고 있어요. 양갈래 머리는 삐죽삐죽 튀어나왔고, 옷은 모래투성이일 거에요. 힘은 세지 않지만 자신보다 약한 친구들을 지키려 훨씬 힘이 쎈 친구와 맞설 줄 아는 아이죠. 부르르 떨리는 다리를 들키지 않기 위해 두 손을 꽉 쥐지 않은 적이 없어요. 겁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아이는 용감했으니까. 잃어버린 아이를 찾고 있어요. 유니콘을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꿈은 여전할런지. 낮잠 자는 꽃을 깨울 정도로 크던 웃음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네요. 제 발보다 커다란 구두를 신고 신발자국을 찍어대다 끝에선 작은 발자국 하나를 남기고 쏙 사라지던 그 아이가 그리워요. 어딘가에서 길을 잃은 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그런데, 만약 소홀해진 사이 훌쩍 커버려 내가 되어버린 거면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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