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쓰니가 부모님한테 용돈 드린다 하니까 친구가 대뜸 저 말 했는데 괜히 기운 쭉 빠진다. 없는집 삼남매, 내가 중간이고 위에 언니 나 남동생 있는데, 언니도 없는 사람이랑 뭐가 좋았는지 결혼해서 애 둘 낳아 좁은 집에서 아득바득 살고, 난 언니 꼴 보고 결혼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일했고, 동생은 아직 대학생이야. 나 세후 월 240정도 찍히는거 부모님한테 50-60씩 꼬박 꼬박 드리는데, 솔직히 이거로도 부모님 허덕거리시거든. 그래도 두분 빚 없으시고, 지방이지만 그래도 1억 조금 넘는 아파트 한 채 자가 소유하고 계시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했는데. 친구가 내 말 듣더니, 월 50-60드리고 뭐 얼마나 남냐. 월세 빼고, 뭐 빼고, 한달에 50-60 저축하냐고, 연 600, 연봉인상 노려도 너 10년-15년 모아야 1억은 모으겠냐고 니인생이나 잘 챙기라고 부모 짐 벗고 너 혼자 모아야 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러고 싶지, 나도 여행도 다니고 싶고, 너처럼 비싼 귀금속, 배낭여행, 갔던데 또가고 또가고 안 하고 싶겠니. 나라고 돈 뺏기고 싶어서 뺏기냐. 부모 잘 만나 태어나자 마자 서울에 아파트 지거 하나 턱 있는애가, 인생 뭐 하나 걱정도 없는 애가 저 말 하는데 화도 나고 무력감도 느껴지고 그러네. 근데 친구 말 반박 하나도 못하겠는게 내가 평생 바득바득 모아도, 저렇게 즐겁게 인생 살아가는건 평생 못할거 알아서 그게 너무 비참해. 나도 여행 좋아하고, 예쁜 거 맛있는 음식 다 좋아하는데, 볕 잘 드는 아파트, 오피스텔 다 좋아하는데 현실은 서울 변두리 반지하나 아니면 더 변두리 볕도 잘 안드는 세네평 원룸신세네. 평생 모아도 결국 나이 40-50먹어 원룸 하나 사면 끝나겠지? 다들 이렇게 사는거 맞지 않나? 내가 잘못 사는건가. 나혼자 이렇게 비참함 느끼는걸까. 아침부터 멘탈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