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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3년 전 (2021/4/01) 게시물이에요

벌써 4년이 지났네.

워낙 넌 눈물이 많았어. 난 우는게 싫었고.

작은 감동에도 펑펑 눈물을 쏟아냈고, 말 실수 하나로 혼자 끙끙 앓다 울고, 슬픈 것을 봐도 불쌍한 것을 봐도 아름다운 것을 봐도 경외로운 것을 봐도 울고...

어느 순간은 혹시 너가 눈물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것은 아닌지 불편하기도 했고, 

이성보다는 감성만을 고집한다고 생각했기에 내가 너에게 그만 울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지.


참 웃겼지. 그랬던 내가 너의 두 번째 생일날, 카페 한 가운데서 우리 서로 껴안고 울었잖아.

그렇게 흔한 명품 가방도 아니고 20만원도 안하는 작은 가방을 받고 

내가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겠냐며 펑펑 울던 너.

더 좋은 선물을 주지 못해, 혹여 너가 실망할까봐 마음을 졸이던 나도 눈물을 흘렸지.

정말 행복했거든. 너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의 무게와 그 청량한 눈물의 따뜻함이 너무나 황홀해서.


긴 연애 끝 서로의 긴 이야기 끝에 이별을 결심했을 때도

마지막 배웅길 너의 집 앞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보자며 너는 날 꼭 안아줬고 넌 또 눈물을 흘렸지. 

분명 넌 나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을 것이기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잠깐 뒤돌아서 손을 흔들며 안녕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혹여 눈물을 보일까봐 그렇게 애써 뒤돌아 가는 나에게 

고마웠다며 소리치는 너의 목소리를 듣고 결국 왈칵 울어버렸어.

우스꽝스럽게도 역까지 걸어가며 엉엉 울더라고 내가.



아니 내가 고마웠다.

넌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웠다.

너가 흘려준 눈물들은 나에게 고여 잔잔한 호수가 되었고 

그 맑고 투명한 호수가 더럽혀지지 않기 위해서 난 노력할거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 더 이상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아.

다만 언젠가 꿈을 이룬 너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래 당연히 해냈구나, 당당하게 아름답게 이뤄냈구나. 혼잣말과 함께 먼발치에서 작은 미소만 지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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