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한테 쓰는 글이라고 생각하니까 한 문장 적기가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뭐하고 지내 밥은 꼬박꼬박 챙겨먹고 지내니 잠은 푹 자고 있니 내 생각은 가끔 해주니 나는 여전히 목욕 많이 하고 여전히 아이스크림 많이 먹고 여전히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 그리고 여전히 너 생각만 해 너랑 헤어지고 나면 너 생각 좀 덜 할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더 하게 됐다 하루종일 너 생각 날 때마다 카카오톡 프로필 찾아보고 내 인스타 차단 했을까 내 인스타 댓글 지웠을까 떨려하면서 들어가서 확인해 너도 그러니 너도 내 생각을 자주 하니 근데 신기하게 눈물은 별로 안 난다 참 이상하지 천하의 울보인 내가 눈물이 별로 안 난다 실감이 안 나서 그런 걸까 올해의 나는 전부가 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야 너가 나한테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실감이 하나도 안 나 그냥 내가 연락하면 보고싶었다고 해줄 것만 같은데 그치? 너와 함께 보낼 날들이 궁금했고 내 생일을 같이 보낼 우리가 궁금했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슬픈 일은 함께 슬퍼하고 기쁜 일은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그런 날들을 기대했는데 말이야 너도 그랬니 너도 나와 함께 꾸려나가는 우리의 미래를 기대했었어? 가을 겨울의 너도 내 눈으로 직접 담고 싶었는데 너와 나의 사계절이 아니라 우리의 사계절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그래도 너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이제 나만 잘 지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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