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학중인데 재작년에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애랑 첫 연애하고 작년에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너무 힘들어했었어
그래서 오히려 더 다른 동아리나 세미나 활동 열심히하면서 겨우겨우 살아갔는데 타지인 것도 있어서 계속 외롭고 너무 힘들었거든
그러다가 학교 친구가 자기 남친 사실 데이팅앱으로 만났다고 슬쩍 고백해와서 처음으로 어플에 관심이 생겼어
찾아보니까 일본은 이제 데이팅앱 너도나도 쓰는 분위기고 실제로 유명 유튜버가 자기 태플이라는 어플에서 만난 남자랑 결혼한다는 영상도 떡상하고 그래서 허들도 낮아진 듯
그래도 아직 어플에 대한 편견은 조금 남아있어서 정말 누군가를 만나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도 얘기를 들으니까 궁금해져서 태플 깔아봤거든
솔직히 여성 유저면 걍 좋아요 눌러주는 사람 리스트가 넘겨도넘겨도 끝나지 않을 정도로 하루에 수백개가 넘게 쌓이거든
오는 메세지들이 너무 뻔하니깐 너무 질리더라 내 취향인 사람도 있긴했는데 그냥 현타와서 삭제하려다가
가고싶은 데랑 날짜 올리면 가고싶은 사람들이 입후보하는 그런 기능이 있거든? 마지막으로 그거나 해보자하고 올렸는데, 다들 막 장황하게 나랑 가고싶다 잘 안내해주겠다 이런 쓸데없이 길고 뻔한 메세지 남겼는데 그 100명도 넘는 사람들 중에 딱 👍이 따봉 이모티콘 하나만 남긴 사람이 있는 거야
궁금해서 프로필 들어갔는데 자기 사진 딱하나 있고 나머지는 고양이나 여행지 갬성 넘치는 사진들로 채웠는데 뭔가 사람 분위기도 같이 올린 사진들도 내 취향이라 그 사람 골라서 바로 매칭해봤어
그리고 전화 몇번 했는데 목소리도 너무 좋고 얘기하면 할 수록 진중하고 좋은 사람이라 결국 만나고 너무 내 취향이라 사귀게 됐어
근데 사실 사귀면서도 계속 어플에서 만난 사람이랑 좋은 만남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불신도 남아있고해서 솔직히 지금은 이런 생각 남친한테 미안하지만, 그 때는 어차피 아무도 안만나기엔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외로워했으니까 그거 달랠 정도로 가볍게 만나자는 마음으로 만났거든
근데 알면 알 수록 너무 좋은 사람이고 진국이라 전남친은 걍 나랑 안맞고 별로였던 사람이었구나하고 깨닫게되더라
눈깜짝할 새에 엊그제 사귄지 반년됐어
